
비록 부상으로 오랜 기간 대표팀에서 빠졌지만, 여전히 특유의 투지와 해결사 능력은 날이 서 있었다. 복귀전에서 짜릿한 복귀골을 터트린 조규성(27·미트윌란)이 모처럼 웃어 보였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2위 대한민국은 14일 오후 8시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볼리비아(76위)와 친선경기에서 손흥민(로스앤젤레스FC)의 선제 결승골과 조규성의 추가골에 힘입어 2-0으로 이겼다.
588일 만에 대표팀에 소집된 조규성은 볼리비아와 경기에서 후보 명단에 포함됐다.
경기 후 조규성은 믹스드존에서 취재진을 만나 "많은 팬 앞에서 득점할 수 있어 너무 기쁘다"라며 "국가대표에 오랜만에 와서 경기까지 뛸 줄 몰랐다. 감독님께서 기회를 주셔서 끝까지 올 수 있었다"고 밝혔다.
앞서 11월 A매치 소집 첫날 홍명보(56) 감독은 "아직 조규성의 경기 감각은 완전하지 않다. 이번 소집에는 많은 기대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선수에게는 많은 부담이 될 것이다. 많은 기대를 하지 않았으면 하다"고 조심스레 말했지만, 조규성은 우려를 깨고 특유의 저돌적인 움직임으로 득점포를 터트리며 부활 신호탄을 쐈다.
집념의 골이었다. 조규성은 문전 혼전 상황에서 넘어졌지만, 끝까지 왼발을 밀어 넣으며 쐐기골을 완성했다. 상대 수비가 뒤엉킨 순간에도 집중력을 발휘한 투혼이었다.
득점 순간에 대해 조규성은 "집념이었던 것 같다"며 "몸싸움을 이겨낸 뒤 밸런스가 무너졌는데, 골을 넣고 싶다는 집념 하나로 넣었다"고 말했다.

조규성은 2022 FIFA 카타르월드컵 가나전에서 멀티골을 작렬한 영웅이 됐다. 하지만 2023~2024시즌을 앞두고 악재가 드리웠다. 조규성은 무릎 수술 합병증으로 1년 넘게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회복 직후 조규성은 "세상이 무너지는 줄 알았다. 다시 축구를 하지 못할까 두려웠다"고 밝히며 고통스러웠던 시간을 회상한 바 있다.
복귀 후 몸 상태에 대해 조규성은 "솔직히 부상 전 100% 몸 상태를 회복했다고 말씀드리기는 어렵다"면서도 "멘탈적으로는 더 강해진 것 같다. 오늘도 경기 전부터 긴장보다는 재밌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자리에 설 수 있다는 그 자체를 즐긴 것 같다"며 미소지었다.
2026 FIFA 북중미월드컵까지 약 7개월이 남았다. 한국은 오는 1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가나전을 끝으로 올해 공식 일정을 마무리한다. 조규성은 "스트라이커는 골로 보여줘야 한다"며 "가나전도 있지만, 팀에서 더 많은 골을 넣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더 많이 뛰며 몸 상태를 올리면서 득점에 집중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앞으로 치열한 국가대표 원톱 경쟁에 대해서는 담담한 각오를 전했다. 현 대표팀 체제에서는 손흥민과 오현규(KRC헹크)가 주전 스트라이커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었다. 조규성은 "오현규가 너무 멋있더라. 소속팀에서도 많은 골을 넣는 걸 봤다. 나도 오현규를 보고 배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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