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세영(23·삼성생명)이 2025 호주오픈에서 시즌 10번째 우승과 함께 배드민턴 역사에 남을 대기록에 도전한다.
배드민턴 여자 단식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은 22일(한국시간)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슈퍼500 호주오픈 여자 단식 준결승에서 세계 8위 라차녹 인타논(태국)을 세트 스코어 2-0(21-8, 21-6)으로 제압했다.
초반 3점을 내준 안세영은 이내 경기 흐름을 완전히 장악해 인타논의 발을 묶었고, 1게임을 21-8로 가볍게 가져온 뒤 2게임에서도 한 번도 우위를 내주지 않은 채 21-6으로 끝내며 40분 만에 승부를 마무리했다.
이번 승리로 안세영은 올 시즌 13개 국제 대회에서 9차례 우승을 차지한 데 이어 시즌 10승을 눈앞에 두게 됐다. 지난해 단일 시즌 9승을 거두며 여자 단식 새 역사를 쓴 안세영은 불과 1년 만에 자신의 기록 경신까지 단 1승을 남겨두게 됐다.
심지어 안세영은 이번 대회 우승 후 12월 중국 항저우에서 열리는 BWF 월드투어 파이널즈(왕중왕전)까지 제패한다면, 2019년 모모타 겐토(일본)가 수립한 '단일 시즌 국제대회 11회 우승' 기네스 세계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안세영의 폭발적인 상승세는 2023년부터 이어져 왔다. 당시 안세영은 18개 대회에서 9승을 챙기며 여자 단식 최강자로 자리 잡았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결승에서는 점프조차 어려울 정도의 무릎 부상을 안고도 천적으로 불리던 천위페이(중국)를 제압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그해 BWF 올해의 선수상까지 수상했다.

이듬해에는 파리 올림픽에서 꿈에 그리던 금메달을 따냈지만, 부상과 협회와의 갈등 등으로 많은 대회에 출전하지 못했고 우승 5회에 그치면서 스스로에게는 아쉬움이 남는 시즌이었다.
올 시즌 들어 안세영은 다시 완전한 반등에 성공했다. 1월 말레이시아 오픈, 인도 오픈에서 2주 연속 우승을 차지했고 3월 오를레앙 마스터스와 전영오픈에서도 다시 2주 연속 정상에 오르며 한때 4연속 우승 행진을 이어갔다. 다만 싱가포르 오픈 8강에서 천위페이, 중국 오픈과 BWF 월드챔피언십 4강에서 한웨와 천위페이에게 잇따라 덜미를 잡히며 잠시 주춤하기도 했다.
국내 대회에서도 희비가 엇갈렸다. 9월 수원에서 열린 빅터 코리아오픈 결승에서는 야마구치 아카네(일본·세계 3위)에게 완패하며 고개를 숙였지만, 10월 덴마크오픈 4강에서 야마구치를 꺾고 결승에 올라 왕즈이(중국)를 제압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프랑스오픈에서는 중국 선수 3명을 연달아 물리치고 정상에 오르며 다시 한 번 세계 1위 다운 위용을 드러냈다.
이번 호주오픈은 BWF 월드투어 중 슈퍼500급 대회로 슈퍼1000·750 시리즈에 비해 규모와 상금이 작다. 세계랭킹 1~5위 가운데 이번 대회에 출전한 선수는 안세영이 유일하다. 안세영은 BWF가 지정한 톱 커미티드 선수로, 시즌 중 슈퍼500 대회에도 최소 2개 이상 출전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그럼에도 안세영은 의무 출전 차원을 넘어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보이고 있다. 32강부터 4강까지 단 한 게임도 내주지 않으며 무실세트로 결승에 올랐다.
마지막 상대는 세계랭킹 7위 푸트리 쿠수마 와르다니(인도네시아)다. 안세영은 이번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면 3년 만에 호주오픈을 다시 제패하게 된다.
이미 안세영은 와르다니와 세 번의 맞대결에서 모두 승리한 바 있다. 와르다니는 준결승에서 17위 미셸 리(캐나다)에게 게임 스코어 2-1 역전승을 거뒀다.
이미 세계 1위 자리에서 '압도적 여제'로 군림하고 있는 안세영은 호주 시드니에서 또 한 번 새로운 이정표를 세울 준비를 마쳤다. 이제 남은 건 결승전 단 1경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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