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SG 랜더스 종신을 외치는 팬들의 성원에 노경은(41)이 화답했다.
노경은은 23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2025 이마트 노브랜드배 CHAMPIONSHIP' 기념 팬사인회에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왕중왕전 성격의 이번 대회에서 노경은의 모교 성남고가 황금사자기 우승 자격으로 참가했기 때문.
성남고 홍보대사를 맡아달라는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의 요청에 노경은이 선뜻 응하면서 이번 만남이 이뤄졌다. 노경은은 스타뉴스와 인터뷰에서 "협회에서 성남고가 출전하는데 졸업생인 내가 앰버서더 역할을 해줄 수 있냐고 연락이 왔다. 내 모교가 출전하기도 하고 야구 발전을 위해서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면 뭐든 해야 한다 생각해서 바로 수락했다"라고 미소 지었다.
협회가 성남고 출신 중 노경은을 바로 떠올릴 만큼, 그는 올해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불혹을 넘긴 나이에도 정규시즌 77경기 3승 6패 35홀드 3세이브, 평균자책점 2.14, 80이닝 68탈삼진을 기록하며, 2년 연속 홀드왕과 KBO 최초 3년 연속 홀드왕에 성공했다.
노경은은 "올해 잘했다고 해서 크게 달라진 건 없다. 오히려 올해처럼 타이틀을 하나 달성하면 일이 많아진다. 그냥 예년처럼 바쁘게 사는 것 같다"라며 "올해도 홀드왕은 크게 욕심은 없었다. 30홀드가 제일 값지고 기분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나이를 잊은 비결을 묻는 말에 비시즌 운동의 중요성을 이야기했다. 노경은은 "한 시즌을 잘 치르기 위해선 오프시즌을 어떻게 보내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농사랑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시즌 때 쓸 근육량을 비시즌에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다 채워놓아야 한다. 그래야 시즌 끝까지 힘이 달리지 않고 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나는 매 시즌이 끝나면 내년 시즌에는 어떤 걸 더 잘해야 할지를 생각한다. 틀이 크게 바뀌진 않겠지만, 올해는 가동성 운동을 추가할 생각이다. 유연해지려고 하기보단 나이를 먹을수록 몸이 굳어지는 게 느껴져서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경은의 인생을 SSG로 와서 180도 달라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21시즌 종료 후 37세의 나이로 롯데 자이언츠에서 방출됐을 때만 해도 모두가 그의 커리어가 끝났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2022년 SSG 입단 후 4시즌 연속 79이닝 이상 소화하면서 최고의 불펜 투수로 거듭났다. SSG에서 성적만 놓고 보면 271경기 32승 21패 110홀드 6세이브 평균자책점 2.92, 326⅓이닝 259탈삼진이다. 통산 홀드(121개)의 91%를 SSG에서 쌓았고 이적 첫해 한국시리즈 우승(2022년), 생애 첫 올스타(2023년), 데뷔 첫 개인 타이틀(2024~2025년) 등 많은 것을 이뤄냈다.
노경은은 "내년에도 30홀드를 목표로 매 경기 최선을 다할 뿐이다. 나이가 들었다고 기량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여드리기 싫다. 그러기 위해 내 구위가 아직 살아있다는 걸 계속 증명해 나갈 생각이다"라고 담담히 말했다.


그러면서 "모든 구단 모든 선수가 한국시리즈 직행을 원할 것이다. 올해는 아쉬웠지만, 내년에도 한국시리즈 직행(정규시즌 1위)을 목표로 하려 한다. 나는 불펜에서 최대한 블론 없이 이기는 경기를 계속 지키는 중간 다리로서 열심히 하다 보면 어떻게든 팀 성적에 보탬이 되지 않을까 한다"라고 밝혔다.
SSG도 노경은 영입 후 3번의 가을야구 진출과 1번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뤄내면서 최고의 영입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당연하게도 SSG 팬들은 그의 계약이 2년이나 남았음에도 '노경은 종신'을 외친다. 이러한 팬들의 사랑에 노경은은 "계속 성적이 유지되다 보니 기대치가 많이 올라간 것 같다. 솔직히 올라가는 기대치에 부담스러운 점도 있다"고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그러면서도 "오히려 그런 만큼 더 열심히 던지게 된다. 내가 나오면 팬들이 응원과 환호를 많이 해주시는 걸 잘 알고 있다. 그 응원이 내겐 동기 부여고 원동력이다. 그리고 그 환호에 내가 보답할 수 있는 건 경기마다 잘 던지는 것뿐이다. 팬들에게도 계속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전해주시면 좋겠다"고 진심을 전했다.
함께 팬 사인회에 참석한 SSG 후배 이로운(21)은 "(노)경은 선배는 우리의 정신적 지주다. 나도 올해 경은 선배 도움을 많이 받았다. 후배들 모두 경은 선배가 잘하시는 게 절대 운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만큼 노력하시고 그걸 우리가 직접 옆에서 보고 배우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 멋있는 선배다. 마음 같아서는 누가 기록을 깨지 못하게 5년 연속 30홀드하고 또 계약하셨으면 좋겠다"라고 힘줘 말했다.
팬들과 후배들의 마음을 알고 있냐는 기자의 말에 노경은은 환한 미소와 함께 "제가 어디 가겠습니까. 여기서 은퇴해야죠"라고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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