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 홈구장 개장과 함께 19년 만에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다시는 없을 수 있는 최강의 원투펀치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너무 잘한 게 문제였다. 사상 최초로 두 명의 외국인 투수가 나란히 메이저리그(MLB) 진출에 성공했다.
코디 폰세(31)는 12일(한국시간) 공식적으로 토론토 블루제이스 입단이 확정됐다. 3년 3000만 달러(약 442억원) 규모. 올 시즌 한화에서 받은 100만 달러의 30배다.
지난 10일엔 라이언 와이스(29)도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1+1년 총액 1000만 달러(약 147억원)에 계약을 맺었다.
폰세는 다승(17승 1패)과 평균자책점(1.89), 승률(0.944), 탈삼진(252) 네 부문 1위를 석권했다. 투수 4관왕과 함께 폰세는 시즌 최우수선수(MVP)까지 따냈고 높은 가치를 인정받아 토론토의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독립리그 출신인 와이스 또한 지난해 일시 대체 외국인 선수로 한화에 합류해 정식 계약을 체결했고 재계약을 통해 16승 5패 ERA 2.87, 207탈삼진으로 역수출 신화까지 이뤄냈다.
둘 모두 한국에 언젠가 다시 돌아오겠다는 뜻을 밝혔다. 실제로 돌아올지는 미지수지만 그만큼 팬들의 열정과 동료들과 각별했던 사이 등 한국에서의 시간을 소중히 생각하고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다.

좋았던 기억은 지난 일이 됐다. 당장 다음 시즌 외국인 구성을 마무리해야 한다. 한 차례 교체를 하면서도 완전히 만족스럽지 않았던 외국인 타자는 2024년 한화에서 뛰었던 요나단 페라자(27)로 메웠다. 폰세와 와이스 모두 계약이 어려울 것이라고 대비를 하고 일찌감치 움직여 지난달 29일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 뛰던 윌켈 에르난데스(26) 영입도 확정했다.
그러나 아직 한 자리는 공석이다. 현실적으로 폰세와 와이스급의 선수를 데려오는 게 쉽지 않은 상황이다. 좀처럼 대어급 선수들이 풀리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한화 구단 관계자는 "유망한 선수들이 풀리기를 기다렸는데 시장 상황이 썩 좋지 않더라"며 "다른 팀들 상황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더 이상 기다리기는 어려울 것 같고 이 안에서 괜찮은 후보들로 좁혀서 근접해가려고 한다"고 전했다.
현재 미국에선 윈터미팅이 진행되고 있다. 이 기간 많은 선수들이 새로운 팀을 찾아간다. 폰세와 와이스 또한 마찬가지였다. 스토브리그에선 대형 매물들이 먼저 자리를 잡은 뒤에야 그보다 아래 수준의 선수들의 거취도 차차 결정이 되는 게 일반적이다. 인내한다면 더 좋은 매물이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다만 한화는 더 이상의 모험은 위험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최고의 카드들이 풀릴 가능성이 높지는 않다고 판단해 현재 시장에서 즉각적으
로 영입이 가능한 선수들을 대상으로 협상을 진행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는 게 외국인 투수지만 어느 정도는 눈높이를 내려놓을 필요가 있다. 2006년 이후 다시 한국시리즈에 오르기 위해 수많은 선수들을 영입하며 많은 돈을 투자했고 갖은 노력을 다해봤지만 무려 19년이 지나서야 다시 최고의 무대에 오를 수 있었던 한화다.
외국인 투수도 마찬가지다. 폰세와 와이스 같은 역대급 원투펀치를 구한다는 건 앞으로 얼마나 더 오랜 세월을 보내야 가능할지 장담할 수 없다. 현재 시장 상황에 맞게 최고에만 집착하기보다는 최선의 선택을 하는 게 유일한 해답인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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