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드민턴 여제' 안세영(23·삼성생명, 세계랭킹 1위)이 일본 여자 배드민턴의 강자인 미야자키 도모카(세계랭킹 9위)를 가볍게 33분 만에 완파하고 조기 4강 진출에 성공했다. 그야말로 일본 선수들에게 있어서 공포 그 자체인 안세영이다.
안세영은 18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에서 펼쳐진 2025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파이널 여자 단식 A조 2차전에서 미야자키를 2-0(21-9 21-6)으로 제압했다.
이로써 전날(17일) 인도네시아의 푸트리 쿠수마 와르다니(세계랭킹 7위)를 2-1(21-16 8-21 21-8)로 물리쳤던 안세영은 대회 2연승에 성공했다. 이미 4강 진출을 확정한 가운데, 안세영은 오는 19일 야마구치 아카네(일본)와 조별리그 최종전을 치른다. 만약 야마구치마저 꺾을 경우, 안세영은 조 1위로 4강에 진출한다.
안세영은 그야말로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여줬다. 1게임 초반부터 공격적으로 나선 안세영은 미야자키의 왼쪽을 집중 공략하며 점수 차를 크게 벌려 나갔다. 결국 19-9를 만든 안세영은 두 차례 하프 스매싱 공격을 성공시키며 21-9로 승리했다. 1게임 승리까지 단 16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이어진 2게임. 기세를 탄 안세영은 미야자키를 더욱 거세게 몰아붙였다. 노련한 경험을 바탕으로 좌우 스매싱 공격을 성공시키며 미야자키를 지치게 만들었다. 결국 미야자키는 서서히 지쳐가기 시작했다. 2게임 점수도 어느덧 14-4, 10점 차로 벌어지고 말았다. 게임 중반 챌린지에 성공한 안세영은 결국 19-6으로 리드를 잡은 뒤 2점을 추가하며 경기를 승리로 이끌었다. 단 33분 만에 거둔 압권의 승리였다.


이미 안세영은 '배드민턴 여제'로서 감히 넘볼 수 없는 벽을 구축하고 있다.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총 14개 대호에 출전, 무려 10개의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BWF 슈퍼 1000 대회 3승(말레이시아 오픈, 전영 오픈, 인도네시아 오픈), 슈퍼 750 대회 5승(인도 오픈, 일본 오픈, 중국 마스터스, 덴마크 오픈, 프랑스 오픈), 슈퍼 500 대회 1승(호주 오픈), 슈퍼 300 대회 1승(오를레앙 마스터스)을 각각 챙기며 두 자릿수 우승을 달성했따.
여자 단식 선수가 한해 두 자릿수 우승을 달성한 건 안세영이 최초였다. 종전 기록은 본인이 2023년 직접 작성한 9회 우승이었다.
이런 맹활약을 바탕으로 안세영은 3년 연속 BWF 올해의 여자 선수로 뽑히는 영광을 안았다. 그는 지난 15일 중국 항저우에서 열린 BWF 갈라 어워즈에서 왕즈이(2위), 천위페이(5위·이상 중국), 야마구치 아카네(3위·일본) 등 쟁쟁한 경쟁자들을 꺾고 최정상의 위치에 올랐다.
이제 안세영은 4년 만에 월드투어 파이널 우승에 도전한다. 만약 이번 대회에서 우승할 경우, 지난 2019년 일본 남자 선수 모모타 겐토의 단일시즌 최다승(11승)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한편 이번 월드 투어 파이널 대회는 올해 BWF 주관 대회 5개 종목(남자단식, 남자복식, 여자단식, 여자복식, 혼합복식)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올린 8명이 우승을 다투는 '왕중왕전' 격의 대회다. 각 종목별로 월드 투어 포인트를 합산해 가장 높은 8명(조)이 출전했다. 4명씩 A조와 B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른 뒤 각 조 1위와 2위가 4강 토너먼트에 진출, 최종 우승자를 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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