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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할 때도 미소천사' 김아랑 "작은 위로 줬던 선수로 기억됐으면... 23년 선수 생활 안녕" 고별전서 환한 웃음 [현장 일문일답]

'은퇴할 때도 미소천사' 김아랑 "작은 위로 줬던 선수로 기억됐으면... 23년 선수 생활 안녕" 고별전서 환한 웃음 [현장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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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랑이 20일 오후 경기 고양시 덕양구 고양어울림누리 얼음마루에서 열린 은퇴식에서 기념 촬영하고 있다./사진=박재호 기자
김아랑. /사진=뉴시스

'미소천사' 김아랑(30)이 23년간 신은 스케이트화를 벗는다. 인생 2장을 앞둔 그녀는 "여러분의 삶에서 작은 위로를 줬던 선수로 기억됐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20일 오후 경기 고양시 덕양구 고양어울림누리 얼음마루에서 열린 '제41회 회장배 전국남녀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선수권대회'에서 김아랑의 은퇴식이 진행됐다.


김아랑은 오후 7시 여자 3000m에 대회에 출전한다. 그녀가 스케이트를 신고 달리는 현역 마지막 경기다. 이날 고별전을 치르기 전 진행된 은퇴식에서 김아랑은 특유의 밝은 미소로 빙상장에 나와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혼자만의 힘으로 이곳까지 왔다고 절대 생각하지 않는다. 많은 분이 제가 힘들 때마다 손 내밀어 제 손을 잡아 주셨다"며 "쇼트트랙은 제게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마음을 선물했다. 저도 여러분의 삶에서 작은 희망과 위로를 줬던 선수로 기억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김아랑은 팬클럽 '몰랑이'와 함께 기념촬영 후 팬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20일 오후 경기 고양시 덕양구 고양어울림누리 얼음마루에서 열린 '제41회 회장배 전국남녀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선수권대회'에서 김아랑의 은퇴식이 진행됐다. 김아랑이 고양시청 선수들과 함께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브리온 컴퍼니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김아랑은 "선수 생활을 무려 23년 동안 했다. 아직 실감이 안 나고 이따 저녁에 경기에 남아 있어서 '빙판을 떠났다'라는 느낌은 아직 잘 모르겠다. 싱숭생숭하고 시원섭섭하기도 하다. 여러 감정이 뒤섞여있다"고 은퇴 소감을 전했다.


은퇴의 가장 큰 이유는 부상이다. 김아랑은 "제일 큰 이유는 부상이다. 개인적으로 생각을 더 해봤을 때 언제부턴가 경기에 대한 아쉬움보단 무대에 다시 섰다는 고마움이 더 커지는 순간이 왔다. (은퇴를) 조금씩 준비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선수 생활 중 가장 기쁘고 힘들었을 때를 각각 꼽아달라 하자 "사실 올림픽에 나가 금메달을 딴 기쁨보다 부상에서 회복해 스케이트장에 다시 섰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슬펐을 때는, 딱히 없었다"고 웃었다.


특유의 밝은 미소로 '미소 천사' 등 별명들이 붙은 것에 대해 "저의 밝은 모습이나 미소를 보고 여러 별명을 지어주셔서 기분이 좋았다. 선수마다 국민께 드리는 영향력이 다르다고 생각한다. 밝고 긍정적이고 편안한 에너지를 받았다고 하시는 분들께 도움이 됐다면 좋은 일이다"라고 말했다.


현역 은퇴 후 계획을 묻자 "선수 생활을 하며 선수들이 좋은 환경에서 즐겁게 수업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늘 해왔다. 이런 환경을 바꿀 수 있게 공부도 많이 하고 싶다. 코치나 지도자보단 대회를 좀 재미있게 운영해보고 싶다. 여러 가지 꿈이 있는데 쉬면서 천천히 생각하겠다"고 전했다.


김아랑은 2014 소치, 2018 평창 동계 올림픽에서 여자 3000m 계주 금메달을,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선 여자 3000m 계주 은메달까지 올림픽 3회 연속 금메달을 따내는 업적을 남겼다.


현역 시절 172cm 큰 키의 시원시원한 스케이팅과 '미소 천사'라는 별명답게 밝은 미소로 주목을 받았다. 특히 지난 베이징 올림픽에서 여자대표팀 분위기가 어수선한 가운데 맏언니로서 분위기를 밝게 이끌었다.


김아랑은 내년 2월 열리는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했다. 고질적인 무릎 부상과 국대 탈락이 현역 은퇴를 결심한 주된 이유다. 소속팀 고양시청과도 계약을 끝낸 김아랑은 선수 은퇴 후 인생 2장 시작을 앞뒀다.


팬들에게 사인해주는 김아랑의 모습. /사진=박재호 기자

다음은 김아랑 선수와 일문일답

-긴 선수 생활을 마치고 은퇴했는데 어떤 기분.

▶선수 생활을 무려 23년 동안 했다. 아직 실감이 안 나고 이따 저녁에 경기에 남아 있어서 '빙판을 떠났다'라는 느낌은 아직 잘 모르겠다. 싱숭생숭하고 시원섭섭하기도 하다. 여러 감정이 뒤섞여있다"


-은퇴를 결심한 이유는.

▶제일 큰 이유는 부상이다. 개인적으로 생각을 더 해봤을 때 언제부턴가 경기에 대한 아쉬움보단 무대에 다시 섰다는 고마움이 더 커지는 순간이 왔다. (은퇴를) 조금씩 준비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선수 생활 중 가장 기쁘고 힘들었을 때.

▶사실 올림픽을 나가서 금메달을 딴 기쁨보다 부상에서 회복해 스케이트장에 다시 섰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슬펐을 때는... 딱히 없었다


-특유의 밝은 미소 때문에 '미소 천사' 등 별명들이 많다.

▶저의 밝은 모습이나 미소를 보고 여러 별명을 지어주셔서 기분이 좋았다. 선수마다 국민께 드리는 영향력이 다르다고 생각한다. 밝고 긍정적이고 편안한 에너지를 받았다고 하시는 분들께 도움이 됐다면 좋은 일이다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서 김아랑(오른쪽)의 모습. /사진=뉴시스

-평소 눈물이 많은데 오늘 눈물을 안 흘렸다.

▶오늘도 일어나서 오전에 많은 분께 축하도 받고 위로도 받았다. 저보다 더 많은 분이 아쉬워하는 모습을 보니, 누군가 절 위해 아쉬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선수 생활을 잘 마무리한 것 같아 기쁘다


-은퇴 후 활동과 계획은?

▶선수 생활을 하면서 선수들이 좋은 환경에서 즐겁게 수업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늘 해왔다. 이런 환경을 바꿀 수 있게 공부도 많이 하고 싶다. 코치나 지도자보단 대회를 좀 재미있게 운영해보고 싶다. 여러 가지 꿈이 있는데 쉬면서 천천히 생각하겠다


-올림픽 3연속 메달을 땄지만 올림픽 개인전 메달을 따지 못한 아쉬움은 없나.

▶처음에는 엄청 속상하고 아쉬움도 있었다. 하지만 올림픽에 참가하고 새로운 무대를 경험하는 것만으로도 조직 안에서 똑같은 기쁨을 느낀다고 생각이 들었다. 그 순간에 제가 준비한 것 후회 없이 다 보여드렸다


-밀라노·코르티나 동계 올림픽을 앞둔 후배들에게.

▶올림픽이라고 하면 선수 모두가 메달을 따야 할 것 같아 부담이 클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제일 잘 하는 선수들이고 그 자리에 있을 만한 충분한 자격이 있는 선수들이기 때문에 자신감을 갖고 자신 있는 플레이를 보여줬으면 좋겠다. 파이팅.


김아랑.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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