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에 170타석 밖에 안 나와서, 저보다 더 잘하지 않을까요?"
월드시리즈 우승, 빅리그 첫 시즌에 타율 0.280을 기록했으나 김혜성(27·LA 다저스)은 자세를 낮췄다. 그럼에도 한일전에서 격돌할 팀 동료 일본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32)와 야마모토 요시노부(28)와 맞대결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김혜성은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비 1차 캠프를 위해 대표팀 선수들과 함께 9일 인천국제공항을 떠나 사이판으로 향했다.
이미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다저스 진출 소식을 알렸을 때까지만 해도 제대로 출전 기회를 얻을 수 있을지 우려가 컸지만 김혜성은 71경기에서 타율 0.280, 13도루(1실패), 출루율 0.314, 장타율 0.385, OPS(출루율+장타율) 0.699, 득점권 타율 0.382로 맹활약했다.
수비에서는 익숙한 2루와 유격수는 물론이고 중견수로도 변신해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한 다저스에서 핵심 유틸리티맨으로서 입지를 다졌다.
적응을 마친 김혜성은 WBC 출전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김하성(애틀랜타), 이정후(샌프란시스코)와 달리 대표팀 1차 캠프에도 합류할 정도로 의지가 강하다.
신예급 선수들과 베테랑들의 중간에서 가교 역할을 해야 할 나이. WBC에서 격돌할 선수들에 대한 데이터도 쌓였고 최고 수준의 투수들을 상대하며 이에 대한 노하우도 쌓였을 법하다. 그럼에도 김혜성은 "아직 저도 노하우를 쌓기에는 부족한 시간이다. 작년에 170타석밖에 안 나왔다"며 "(후배들이) 타석에 더 많이 나갔으니까 저보다 잘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메이저리그에 먼저 진출한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해줄 말이 많을 수밖에 없다. 김혜성은 "국제대회라는 게 저도 메이저리그라는 꿈을 초등학교, 중고등학교 때나 프로에 처음 들어왔을 때조차 꾸지 않았다. 그냥 야구를 열심히 하고 성실하게 해오면서 자연스럽게 국가대표를 많이 하면서 '나도 더 큰 무대에 가고 싶다'라는 꿈이 생긴 것"이라며 "지금 목표가 있는 친구들이 있다면 국제대회를 통해 야구를 보는 눈이 넓어졌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어 "선수들은 메이저리걸 대하는 게 아닌 똑같이 '사람 김혜성'으로 잘 대해주며 잘 어울리고 있다"며 "아직 같이 훈련을 안해서 모르겠지만 물어보는 게 있으면 알려주려고 한다. 다들 국가대표니까 제가 먼저 말할 친구들은 아닌 것 같다. 만약에 궁금한 게 있어서 사소한 거라도 질문이 들어왔을 때 성실히 답해 줄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월드시리즈 우승을 함께 한 동료들이지만 WBC에선 적으로 만난다. 월드시리즈 영웅 야마모토를 상대해야 하고 오타니도 투수로 나서게 된다면 맞대결을 펼칠 흔치 않은 기회다. 야마모토와 최근까지 연락을 하며 안부를 주고 받았다는 김혜성은 "다 만나보고 싶다. 진짜 재밌을 것 같다"며 "경기를 하고 난 후에 팀에서 다시 만났을 때 그 느낌이 굉장히 기대된다. 제가 놀릴 수도 있고, 놀림 받을 수도 있을텐데 그냥 그런 얘기들을 하는 게 기대된다"고 말했다.
국가대표로 나선 대회에서 개인 성적은 매우 뛰어났다. 2020 도쿄 올림픽에선 타율 0.615 맹타를 휘둘렀고 2023 WBC에서도 3경기 2타수 1안타 3타점 3득점 3볼넷, OPS 1.167로 선전했다. 그럼에도 2023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우승)을 제외하면 그가 나선 대회에서 대표팀은 크게 좋았던 기억이 없었다.
김혜성은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기대를 해주신다면 더 열심히 해야 되고 한일전은 이기면 너무 좋고 굉장히 중요한 경기"라면서도 "WBC 조별 리그 특성상 일본만 이긴다고 올라가는 게 아니기 때문에 모든 팀들과의 경기를 잘 준비해서 잘 하고 싶다"는 뜻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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