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그 최고의 선수들만 모여 있는 대표팀. 그러나 여기에 더 쟁쟁한 선수들이 추가적으로 합류할 예정이다. 누군가는 아쉽게 낙마할 수밖에 없다. 류지현(55) 야구 대표팀 감독은 그 기준으로 '100% 컨디션'을 강조했다.
10일 사이판 올레아이 스포츠 콤플렉스에서 오전 일찍부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차 캠프 첫 훈련이 진행됐다. 투수조와 야수조를 나눠 체계적인 훈련이 진행됐고 섭씨 30도를 웃도는 더위에도 선수들은 바쁘게 움직이며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데 여념이 없었다.
누구하나 나무랄 데 없을 정도로 최고의 기량을 가진 선수들만 모여 있는 곳. 그러나 얄궂게도 WBC 본선 무대로 향하지 못하는 선수는 나올 수밖에 없다. 이번 캠프로 향한 인원이 31명인데 이정후(샌프란시스코)와 김하성(애틀랜타)를 비롯해 한국계 외국인 선수인 라일리 오브라이언(세인트루이스)와 저마이 존슨(디트로이트) 등도 합류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WBC는 KBO리그나 메이저리그 정규시즌에 앞서 열리는 대회로 보다 컨디션을 빠르게 끌어올려야만 한다. 이를 위해 따뜻한 지역에서 몸을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명목으로 선수들을 소집하게 됐다.
그러나 반대로 실전 훈련 중 상당 부분이 진행되지 않을 예정이기에 어떻게 옥석을 가릴 수 있을지가 불분명했다. 류지현 감독은 국제대회 성적 혹은 이름값 등보다도 가장 중요한 건 컨디션이라고 힘줘 말했다.
류 감독은 "야수도 있겠지만 투수 쪽에서 뽑히지 못하는 선수가 조금 생길 것 같다"면서도 "그런데 그걸 선수들도 알고 있어서 인터뷰 할 때 '최종적으로 갈진 모르지만 저는 이렇게 하겠다'고 하는데 그 표현이 감독 입장에서는 너무 고맙다"고 전했다.

누군가는 탈락해야 하는 상황에 대해 선수들 스스로도 잘 알고 받아들일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에 대한 고마움의 표현이다.
무리해서는 안 되겠지만 분명한 건 본 대회를 치를 때 최고의 기량을 펼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앞서 3연속 조별리그 탈락의 멍에를 썼고 KBO리그가 한국 프로스포츠 사상 최초로 1200만 관중을 불러모으며 흥행 대박을 써냈기에 더욱 그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류 감독은 "여기서 우리가 돌려보낼 때 그 스케일이 나올 것이다. 이런 속도면 선수들이 팀에 갔다가 2월 15일에 모일 때 어느 단계까지 하고 올지 보일 것"이라며 "불펜은 30구, 1이닝 정도만 던지면 되니 크게 고민을 안 하지만 선발들은 투구수를 올려야 하고 그 과정이 필요하다. (2차 캠프 때) 경기 스케줄도 다 나와 있다. 그때 어느 정도는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팀에 돌아가도 그런 부분에 대해 언제든지 얘기하고 교감을 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딜레마가 있다. 몸을 만드는 단계인 만큼 자칫 급해지면 부상 등 탈이 날 수 있지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빠르게 컨디션을 끌어올려야만 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류 감독은 고개를 저었다. "자기들이 알아서 할 것이다. '이렇게 훈련을 하라, 저렇게 하라' 할 문제는 아니다. 본인들이 스스로의 몸에 대한 생각이 있을 것이고 우리는 옆에서 보고 정확하게 진단만 내리면 된다"며 "훈련 후 돌려보내더라도 최종 명단 제출까지 열흘 정도 시간이 있다. 여기서 딱 정리를 하는 게 아니고 돌아가서도 열흘 정도 동안 어떻게 하고 있는지 구단 쪽과 소통해서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몸이 됐다', '30구 정도 던질 수 있다'가 아니라 3월 5일에 30구를 100%로 던질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그래서 여기 와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는 21일까지 사이판에서 몸을 만들고 선수들이 각 팀으로 돌아간 뒤 최종 엔트리 제출 기한인 다음달 3일까진 본 대회에 나설 선수가 결정된다. 그리고는 15일부터 28일까지 일본 오키나와에서 다시 모여 연습경기 위주로 실전 훈련에 나서고 3월 5일 체코와 WBC 조별리그 첫 경기를 준비한다.
이후로는 명단 교체가 어렵기 때문에 앞서 훈련 과정 등을 보며 대회 첫 경기에 100%의 컨디션을 갖출 것으로 보이는 선수들을 택하겠다는 생각이다.
입지가 확실하다고 생각하는 선수들로서도 더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이유도 있다. 예비 엔트리 35인 외에서도 선발할 가능성도 열려 있기 때문이다.
류 감독은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은 일찍부터 조직위원회에 명단을 내야하고 교체를 하려면 부상과 같은 어떤 명분이 있어야 한다"며 "WBC도 마찬가지이긴 하지만 조금 더 유연하다. (예비엔트리) 35명 안에서만 정해야 한다 이런 건 아니다. 나름대로 조직위원회에 35명을 제출했지만 그 안에서 무조건 한다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명분이 좀 있어야겠지만 그 안에서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는 또 다른 대안을 찾아야 한다"며 "35명을 정할 때 굉장히 고민을 많이 했다. 처음에 120명, 80명, 50명, 35명까지 이제 돌아가면 마지막 30명까지 이런 과정들이 있었다. 쉽게 결정한 게 아니다. 그런 절차를 1년 내내 밟아왔다. 그래서 더 좋은 선택을 해야 된다. 그래야 싸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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