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트윈스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주장이자 없어서는 안 될 중견수 박해민(36)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준비하는 대표팀에서도 야수 조장을 맡았다. 이정후(샌프란시스코)라는 걸출한 중견수가 있음에도 베테랑이자 최고의 수비력을 자랑하는 박해민은 대표팀에서 쉽게 빼놓을 수 없는 이름이다.
류현진(39·한화)과 노경은(42·SSG)이 합류했음에도 여전히 야수조에선 가장 고참급이다. 팀 우승을 경험했고 두 차례나 KBO 중견수 수비상을 수상할 정도로 누구보다 빼어난 수비력을 갖췄기에 상대적 약체로 나서는 국제대회에선 그의 가치가 진가를 발휘할 수 있다.
10일 사이판 올레아이 스포츠 콤플렉스에선 오전부터 선수들이 모여 구슬땀을 흘리기 시작했다. 박해민은 누구보다 솔선수범하며 야수조의 분위기를 이끌었고 유쾌하면서도 진지한 분위기 속에서 첫날 훈련은 막을 내렸다.
누구보다 바쁜 시즌을 마친 박해민이지만 몸 상태엔 전혀 이상이 없다. 훈련 후 취재진과 만난 박해민은 "이번 비시즌을 준비하면서 가장 짧다고 느끼긴 했다"면서도 "휴식을 잘했고 김용일 코치님과 같이 K-베이스볼 시리즈부터 해왔기 때문에 잘 회복하고 준비한 것 같다"고 말했다.
야수진을 통솔하는 역할을 맡은 만큼 책임감도 무겁다. 3연속 WBC 조별리그 탈락했고 이번엔 무조건 8강에 진출해 미국으로 향한다는 각오다. 젊은 선수들의 괄목할 성장은 기대감을 자아내는 요소다. 열정도 불타오른다.

박해민은 "몇 대회 동안 WBC의 성적이 안 좋았기 때문에 이번 K-시리즈 갔을 때도 (원)태인이나 (문)동주, (손)주영이 같이 못 던진 선수들이 엄청 출전하고 싶어 했고 불타오르더라"며 "'내가 차라리 던지고 싶다' 이런 모습들을 많이 보여줬다. 그 선수들이 WBC에서 잘 던져주면 충분히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했다.
미국으로 향하는 게 최우선 목표다. 박해민은 "간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물론 제가 엔트리에 들지 안 들지는 모르겠지만 준비하는 동안은 '갈 수 있을까'가 아니라 '무조건 미국에 간다'고 확신하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31명이 사이판 캠프에 합류했고 최종 30인이 WBC로 향한다. 그러나 이번에 합류하지 않은 해외파 선수들과 한국계 외국인 선수들 등을 포함하면 4,5명 가량이 여기서 탈락한다고 봐야 한다.
그럼에도 박해민은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런 게 또 보이지 않는 경쟁이 되면서 팀이 더 강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여기 있는 선수들도 좋은 선수들이지만 더 좋은 선수가 들어온다는 것이기에 팀이 더 강해지는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야수 조장이지만 박해민 또한 자리가 보장된 것은 아니다. 많은 걸 경험한 베테랑이지만 그에게도 WBC는 욕심나는 무대다. "(MLB 스타들과) 맞붙어 보고 싶다. 결국 1라운드 통과를 해야 가능한 것"이라며 "일본에서도 좋은 선수들이 많이 나오고 대만도 그렇다고 한다. 그걸 생각하기보다는 1라운드를 어떻게 해야 통과할 수 있을지가 더 중요한 것 같다"고 전했다.

2023년 신설된 KBO 수비상에서 3번 중 두 번이나 최고 중견수로 인정을 받았다. 가을야구에서도 연신 상대 타자들의 타구를 낚아채며 악몽을 선사하기도 했다. 이를 세계 무대에서도 통하는지 확인하고픈 마음이다.
박해민도 한 번씩 상상했던 그림이다. "시즌 중에는 한 번씩 '저 선수들의 타구를 잡으면 어떤 기분일까'라는 생각은 해봤다"면서도 "대회에 들어가면 그런 생각보다는 팀에 어떻게든 보탬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고 움직이려고 한다"고 말했다.
최고의 수비력을 갖췄지만 같은 포지션에 이정후가 있다. 박해민은 "WBC를 가면 일단은 (이)정후가 센터에 있으니까 선발로 내보내주시면 최선을 다하겠지만 못 나간다고 하더라도 뒤에서 제가 할 역할을 해야 된다. 그런 걸 생각할 겨를은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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