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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손으로 타구 잡는 연습해라" 강정호-김하성 성공 이유, 이정후 동료가 직접 밝혔다

"한 손으로 타구 잡는 연습해라" 강정호-김하성 성공 이유, 이정후 동료가 직접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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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메이저리그 프로야구(MLB)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7일 경기도 이천 LG 챔피언스파크에서 휘문고 및 덕수고 선수 60여 명을 초청해 야구 클리닉을 열었다. 덕수고 엄준상이 아다메스의 지도하에 수비 훈련을 받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래리 베어 회장, 버스터 포지 사장, 토니 바이텔로 감독, 이정후, 윌리 아다메스, 황재균 등이 참석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강정호(39·은퇴)와 김하성(31·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미국 메이저리그(ML)에서 풀타임 내야수를 소화한 둘뿐인 한국인 빅리거라는 점이다. 이들의 성공 전까지 메이저리그에서 아시아 내야수는 성공하지 못한다는 부정적인 인식이 있었다. 강정호와 김하성은 미국 진출 전까지 공격형 유격수로 불렸다. 강한 어깨로 가끔 메이저리그에서 볼 수 있는 묘기 같은 플레이를 보여줬으나, 전반적으로 수비가 안정적이라는 평가는 받지 못했다. 그 탓에 메이저리그 진출 당시 이들이 내야수로 풀타임을 뛸 수 있을 거라고는 많은 이가 쉽게 예상하지 못했다.


그러나 2015년 강정호가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서 유격수와 3루수를 훌륭히 소화하며 선입견에 균열이 생겼다. 2021년 미국에 진출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시절 김하성은 그 편견을 깨부순 주인공이었다. 김하성은 2022년 풀타임 유격수로 내셔널리그(NL) 골드글러브 유격수 부문 최종 후보 3인에 들었다. 2023년에는 골드글러브 유격수, 유틸리티 부문 최종 후보에 모두 자신의 이름을 올렸고, 유틸리티 부문 수상자가 됐다. 아시아 내야수 최초 골드글러브였다.


김하성과 강정호는 강한 어깨를 무기로 적극적인 수비를 펼친 내야수였다. 닿을 수 있겠다 싶으면 어떤 타구든 주저하지 않고 도전했고 그 과정에서 많은 실책이 나왔다. 김하성은 빠른 발로 수비 범위를 조금 더 넓게 가져갔다면, 강정호는 빠른 핸들링으로 느린 발을 커버하는 유형이었다.


두 사람의 공격적인 수비는 몸의 중심에 타구를 정면에서 오게 하는 기존의 가르침과 궤를 달리했다. 몇몇 현장 지도자들은 다수의 선수들이 김하성, 강정호처럼 어깨가 강한 건 아니기에 실책을 줄이고 수비를 안정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것이라 피력하기도 했다.


김하성이 한 손 캐치를 시도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피츠버그 시절 강정호. /AFPBBNews=뉴스1

한국과 미국 양쪽의 의견 모두 일리가 있다고 지적한 지도자 중 하나가 래리 서튼(56) 전 롯데 자이언츠 감독이다. 서튼 전 감독은 한국과 미국 야구를 모두 경험했고, KBO 리그 감독까지 역임했던 지도자다. 그는 3년 전 김하성의 골드글러브 수상을 앞두고 스타뉴스와 인터뷰에서 "한국 야구는 확실히 수비 기본기가 탄탄하다. 아마추어 선수들이 프로에 막 왔을 때 타구를 두 손으로 정면에서 잡는 것이 익숙하다"라고 밝혔다.


이어 "메이저리그는 내야 수비를 할 때 타구 판단과 각도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어느 각도에서 접근해야 송구할 때 가장 편할지 생각하고 들어가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백핸드 캐치나 한 손 캐치 등 전후좌우로 자유롭게 움직이며 잡는 것이 익숙한 선수들이 많다"고 덧붙이면서도 "물론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어깨가 좋아 가능한 것도 있다"라고 다른 방침을 이해했다.


김하성의 골드글러브 수상 후 국내 지도자들의 방침도 조금씩 변화는 있었다. 그러나 정답은 없기에 여전히 궁금증을 가진 지도자들이 존재한다. 그중 한 명이 LG 트윈스 출신 덕수고 양종민(35) 코치다. 양종민 코치는 최근 국내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메이저리그 공동 주관 야구 클리닉에 덕수고 제자들을 이끌고 참여했다. 그러면서 메이저리그 코치들에게 물어볼 것들도 적어갔다.


양 코치는 "나도 나름 공부는 하지만, 궁금한 걸 직접 물어보지 못한다는 점이 항상 답답했다. 그래서 이번에 묻고 싶은 걸 적어갔고 내야 수비 시 한 손 캐치가 그중 하나였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선수할 때까지만 해도 타구는 무조건 정면으로 오게 한 뒤 두 손으로 잡아 가슴에 오게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요즘 메이저리그 선수들은 전부 몸이 먼저 가서 한 손으로 잡는 경우가 많다"라고 덧붙였다.


이정후(28)의 샌프란시스코 동료이자 윌리 아다메스(31)의 조언이 큰 도움이 됐다. 아다메스는 지난 시즌을 앞두고 샌프란시스코와 7년 1억 8200만 달러(약 2682억 원) FA 계약을 체결한 대형 유격수다. 아다메스는 어깨 강도가 메이저리그 상위 30%로 강한 편이 아닌데도, 지난해 수비 지표 OAA(타구의 난이도를 바탕으로 평가한 수비 지표 중 하나·Outs Above Average) 메이저리그 상위 11%에 들 정도로 좋은 수비를 보여주는 유격수이기도 하다.


샌프란시스코의 아다메스가 송구를 시도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미국 메이저리그 프로야구(MLB)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7일 경기도 이천 LG 챔피언스파크에서 휘문고 및 덕수고 선수 60여 명을 초청해 야구 클리닉을 열었다. 덕수고 엄준상이 아다메스의 지도하에 수비 훈련을 받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래리 베어 회장, 버스터 포지 사장, 토니 바이텔로 감독, 이정후, 윌리 아다메스, 황재균 등이 참석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양 코치는 "메이저리그 선수들은 왜 그렇게 하냐고 아다메스에게 물으니, 한 손으로 움직이는 건 다리를 편안하게 하기 위함이라고 했다. 두 손을 같이 움직이고 몸 전체를 타구 중앙에 가져다 놓으려다 보면 다리가 굳는다고 했다. 강견 등 운동능력이 갖춰진 선수나 할 수 있는 움직임이 아닌지 물어봤다. 그런데 그건 아니었다"라고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어 "꼭 타구를 한 손으로 잡으라는 건 아니었다. 모든 타구를 한 손으로 잡을 수 있도록 몸의 루틴을 만들면 다리가 편안해지고 수비에서도 더 효과적이라고 했다. 실제로 나를 비롯해 제자들도 해보니 그 습관이 안 돼 있어서 타구를 잡을 수가 없었다"라고 덧붙였다.


아다메스의 설명은 평소 타구에 먼저 몸이 반응하도록 가르치는 양 코치의 지론과 맞닿아 있었다. 강정호, 김하성이 메이저리그에서 수비를 인정받고 성공한 이유이기도 했다. 또한 코로나19 시절을 거치며 수비 훈련을 힘들어하는 제자들을 위해 대신 나서주기도 했다. 양 코치는 "최근 몇 년간 내 고민이 요즘 선수들이 수비의 중요성을 간과하고 배팅만 집중하는 거였다. 수비가 실력이 빠르게 늘어나는 것도 아니고 많은 훈련을 해야 하기 때문에 별로 하고 싶지 않아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이야기를 아다메스에 하니 단번에 하는 말이 '정말 공감한다'는 거였다. 본인만 해도 탬파베이 마이너리그 팀에서 하루에 수백, 수천 개씩 펑고를 받았다고 했다. 당연히 처음에는 너무 힘들고 재미가 없었는데 오기가 생겼다고 하더라"라고 웃었다.


또 "내가 이 훈련을 이겨야겠다는 생각으로 매진하다 보니 수비가 늘기 시작했단다. 수비는 무조건 많이 해야 하고, 펑고도 많이 받아봐야 는다고 했다. 미국에서는 삼진 4개보다 수비 실책을 더 안 좋게 생각한다고 하더라. 삼진보다 실책이 더 팀 흐름을 끊는 데 치명적이라는 것이다. 나도 항상 선수들에게 강조하는 부분인데 마침 그 이야기를 하길래 선수들에게도 해달라고 부탁했다"고 뒷이야기를 풀었다.


그날 아다메스는 직접 시범을 보이는 등 열정적인 지도로 덕수고, 휘문고 선수들에게 많은 호응을 얻었다. 클리닉에 참가한 덕수고 유격수 엄준상(18)은 "수비 강의가 정말 재미있는 분위기에서도 필요한 조언을 들을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코치님들이 말해주셨을 때 어떤 느낌인지 헷갈리는 부분이 몇 개 있었는데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었다"라고 고마워했다.


미국 메이저리그 프로야구(MLB)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7일 경기도 이천 LG 챔피언스파크에서 휘문고 및 덕수고 선수 60여 명을 초청해 야구 클리닉을 열었다. 아다메스가 덕수고 엄준상에게 유니폼을 전달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래리 베어 회장, 버스터 포지 사장, 토니 바이텔로 감독, 이정후, 윌리 아다메스, 황재균 등이 참석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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