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접 보시면 압니다."
백문이 불여일견. 수도권 고등학교를 돌기 전 몇몇 KBO 스카우트들에게 덕수고 황성현(18)을 추천받았을 때 들은 말이다.
황성현은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 기준 키 186㎝ 몸무게 115㎏으로 신체 조건이 뛰어난 외야수다. 실제로 만나본 황성현도 컨테이너 한켠이 꽉 차 보일 정도의 위압적인 체구를 가지고 있었다. 보통 이 정도 덩치면 코너 외야수나 1루수를 뛸 법하지만, 정윤진(55) 덕수고 감독은 스타뉴스에 "황성현은 올해 우리 중견수다. 중견수로 뛸 수 있는 능력을 갖췄고 중심 타선에 넣을 것이다. KT 안현민처럼 성장하길 기대하고 있다"라고 소개했다.
지난해 KBO 신인왕을 차지한 안현민(23) 역시 키 183㎝ 몸무게 90㎏의 다부진 체격을 가졌다. 여기에 두 자릿수 도루도 충분히 가능한 스피드와 유연성을 갖춰 폭발적인 시너지 효과를 냈다. 황성현 역시 그런 잠재력을 지녔다는 평가다. 한 KBO 구단 스카우트는 "황성현을 처음 보면 상체가 엄청 두껍고 고등학생 몸이 아니다. 그 몸에서 나오는 파워 툴이 굉장히 매력적이다"라며 "재미있는 건 처음 그런 외형을 봤을 땐 야구할 수 있나 싶을 거다. 하지만 그 덩치에 정말 잘 뛴다. 그만큼 운동 능력이 좋다"라고 칭찬했다.
충남중 시절부터 알만한 사람은 아는 유망주였다. 졸업반이었던 3학년 때는 '2023 미디어펜 배 전국유소년야구대회'에서 투수와 타자로 모두 활약하며 충남중의 대회 6연승과 우승을 이끌었다. 투수로 2승, 타자로 타율 0.563을 기록하며 대회 MVP를 수상했고 충청 지역 명문 천안 북일고로 진학했다.
다만 북일고는 황성현과 인연이 아니었다. 1년 6개월간 14경기 출전에 그쳤고 타율 0.091(22타수 2안타)을 기록했다. 결국 더 넓은 곳에서 야구를 하고 싶은 마음에 6개월 출장 정지(시즌 중 전학으로 인한 징계)를 감수하고 지난해 덕수고로 학교를 옮겼다.

그런 만큼 아직 보여줄 것도, 증명할 것도 많다. KBO 스카우트는 "아직 황성현은 정교함이 떨어진다. 가다듬을 부분이 분명히 있다. 하지만 짧은 시간 보여준 것을 보면 확실히 기대되는 부분이 있다. 밀어서도 멀리 칠 수 있는 파워를 갖췄다. 경기 경험이 적어 자신의 실력을 다 보여주지 못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가장 답답한 건 선수 본인일 터. 한화 이글스 야구를 보며 자란 충청 소년은 묵묵히 웨이트 트레이닝에 매진하며 KBO 리그의 애런 저지(34·뉴욕 양키스)가 될 날을 꿈꾼다.
황성현은 "어릴 때부터 한화와 양키스 팬이었다. 롤모델도 저지다. 홈런을 잘 치는데 타율도 잘 나오는 부분이 정말 멋있었다. 나도 파워에서 다른 친구들보다 강점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여기에 타율까지 챙기려 한다"라고 힘줘 말했다. 이어 "타격 훈련 때도 배트 중심에 맞추는 걸 신경 쓰면서 콘택트와 파워 모두를 갖춘 선수가 되려 노력 중이다. 또 저지는 외야 수비도 잘하는 선수다. 수비에서는 타구 판단을 잘하는 박해민 선배님 영상을 참고한다"라고 덧붙였다.
지난 8일 경기도 이천시의 LG챔피언스파크에서 열린 메이저리그-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공동 주최 유소년 클리닉도 큰 도움이 됐다. 청룡기 우승팀 자격으로 다녀온 황성현은 "수비적인 부분에서 정말 많은 걸 배웠다. 어떻게 하면 포구를 더 잘하는지, 운동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알려주셔서 도움 됐다"라고 미소 지었다.
그렇게 성장해 KBO 최고 투수 안우진(27·키움 히어로즈)이 메이저리그에 가기 전 타자로서 상대하는 것이 소망이다. 황성현은 "올해 후회 없이 내 모든 걸 보여주고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상위 라운드에 지명되는 것이 목표다. 어느 팀이든 상관없다. (내가 1군에 갔을 때쯤) 안우진 선배님이 메이저리그에 계실지도 모르지만, 우리나라 최고 투수인 선배님의 빠른 공과 한번 붙어보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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