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직도 꿈인가 싶다. 롯데 자이언츠 선발 투수들이 2경기 연속 도미넌트 스타트(선발 8이닝 이상 1자책점 이하)를 해냈다.
롯데는 1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정규시즌 방문경기에서 키움 히어로즈에 3-1로 승리했다. 이로써 롯데는 2연승을 달리며 4승 7패로 탈꼴찌했다. 반면 키움은 2연패에 빠지며 3승 8패로 최하위로 처졌다.
승리의 주역은 단연 선발 투수 엘빈 로드리게스였다. 로드리게스는 최고 시속 154㎞ 강속구를 앞세워 8이닝 동안 4피안타(1피홈런) 무사사구 11탈삼진 1실점으로 시즌 2승째를 챙겼다.
순탄치만은 않았다. 1회만 해도 이주형에게 중견수 방면 2루타에 맞고 안치홍의 외야 뜬공 타구에 2사 3루 위기에 놓였다. 2회에도 박찬혁에게 스트라이크 낫아웃 폭투로 출루를 허용한 데 이어, 박한결에게 우전 안타를 맞아 2사 1, 3루를 경험했다. 하지만 그때마다 강속구를 앞세운 구위로 삼진과 범타를 끌어내며 위기에서 탈출했다.
특히 11개의 삼진을 솎아내면서도 104구밖에 던지지 않은 것이 놀라웠다. 1회말 최주환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낸 것을 시작으로, 5회를 제외한 매 이닝 삼진을 기록했다. 5회에는 공 5개로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며 효율적인 피칭을 보여주기도 했다. 유일한 옥에 티였던 4회말 피홈런 역시 최주환이 기술적으로 우측 담장을 넘긴 솔로포여서 아쉬움이 덜했다.
로드리게스가 마운드에서 기선을 제압하는 사이, 타선도 힘을 냈다. 1회초 선두타자 황성빈이 좌중간 외야를 가르는 3루타로 출루했다. 뒤이어 노진혁은 초구를 공략해 중전 안타로 황성빈을 홈까지 불러들였다. 4회초에는 한태양과 전민재의 연속 안타에 이은 폭투로 1사 2, 3루 찬스를 잡았다. 황성빈이 유격수 방면 깊숙한 안타로 3루 주자를 홈에 불러들여 2-0을 만들었다.

외국인 타자 빅터 레이예스는 5회초 초구를 공략해 중앙 담장을 크게 넘기면서 상대 에이스 라울 알칸타라를 무너트렸다. 마무리 최준용은 9회를 공 10개로 퍼펙트로 막아내면서 2경기 연속 팀 승리를 지켰다. 시즌 첫 세이브.
그러면서 로드리게스는 롯데에서 좀처럼 볼 수 없던 대기록을 11년 만에 소화했다. 앞선 8일 부산 KT 위즈전에서 선발 김진욱이 8이닝 1실점 호투를 보여줬다. 롯데 선발 투수가 2경기 연속 8이닝 이상 소화하고 1실점 이하를 기록하는 도미넌트 스타트를 달성한 건 2015년 7월 이후 처음이다. 2015년 7월 8일 송승준이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8이닝 무실점, 다음 날인 7월 9일에는 같은 곳에서 조시 린드블럼이 8이닝 1실점을 기록한 바 있다.
롯데가 원했던 모습이 마침내 드러나는 모양새다. 로드리게스는 최고 시속 157㎞ 빠른 직구를 던지면서도 커터, 스위퍼, 커브, 체인지업 등 다양한 변화구 구사 능력과 제구력을 함께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개막 2경기에서 삼성 라이온즈에 5이닝 2피안타 5볼넷 4탈삼진 무실점, SSG 랜더스에 4이닝 동안 삼진 없이 9피안타(2피홈런) 6사사구(5볼넷 1몸에 맞는 공) 8실점으로 크게 무너지면서 걱정을 샀다.
우려는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외국인 투수들이 적응에 가장 어려워하는 고척스카이돔에서 첫 등판임에도 완벽한 제구와 뛰어난 구위를 입증하면서 미래를 기대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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