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팀이 3-0으로 앞선 9회초. 선발 투수 라클란 웰스(29·LG 트윈스)의 투구수는 단 84구. 그러나 경기를 마무리짓기 위해 마운드에 오른 건 웰스가 아닌 유영찬이었다.
염경엽(58) LG 트윈스 감독은 23일 서울시 송파구 잠실구장에서 한화 이글스와 2026 신한 SOL KBO리그 홈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감독과 단장을 10년 가량 하면서 꼭 매뉴얼을 안 지켰을 때 어려운 시즌을 보냈다"며 "쉬는 기간에 매뉴얼 정리도 다시 했고 2023년부터는 매뉴얼을 80% 정도는 지켜야 된다고 머리에 새겨놓고 월요일에 매주 많은 양을 읽는다"고 말했다.
전날 경기 후 염 감독은 "본인은 던지고 싶어했으나 무리시키지 않기 위해 교체했다"며 "완봉 기록보다 아직 시즌은 길고 많이 남아 있다고 했다. 80구를 던졌지만 100구와 같은 데미지를 받은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설득했다"고 전했다.
그 말 그대로였다. 매주 월요일 직접 작성한 매뉴얼을 루틴처럼 복습한다는 염 감독은 "다음주 2회 등판을 해야하기 때문에 더 무리시켜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하나는 "웰스를 처음 뽑았을 때 전력분석팀하고 스카우트한테 들은 게 80구 이후에 실점률이 굉장히 높으니까 그것에 대한 보완을 해야할 것 같다는 것이었다"며 "그래서 웰스에게도 얘기했고 (박)동원이와도 미팅을 통해서 80구 이후에 볼배합을 바꿔야 된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제 같은 상황에서는 웰스가 나가도 흐름상 80%를 막을 수 있는 확률이 있다. 내보내도 된다"면서도 "그런데 첫 번째 조건을 넘어섰고 가장 중요한 건 영찬이가 나갔을 때 막을 확률은 95% 이상이다. 과부하도 하나도 안 걸린 상태였다"고 전했다.
최악의 상황을 피하는 게 최우선이었다. 염 감독은 "경기를 가장 깔끔하게 정리를 하는 게 첫 번째였다. 그러니까 감독의 입장에서는 항상 최악을 생각해야 된다. 만약 웰스를 올렸는데 2사 만루가 됐다. 그러면 바꿀 수 있겠나"라며 "완봉 때문에 올린 것이지 않나. 그렇다면 2사 만루에도 놔둬야 되는 것이다. 거기서 안타를 맞고 그 뒤에 영찬이를 올려서 안타를 맞아서 동점이 되면 누가 책임지냐"라고 말했다.
염 감독이 원칙을 세우고 매뉴얼을 만들게 된 하나의 이유이기도 했다. 염 감독은 "한 경기를 잘못해서 한 시즌을 망치는 경우도 엄청 봤다. 그 한 경기로 인해서 한 시즌이 망가지는 경우가 제 매뉴얼에도 엄청 적혀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웰스만 생각할 수 없다는 것이다. 웰스도 좋고 팀에도 좋은 선택을 하는 건 내가 선택을 하고 감독이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선택을 했고 전혀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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