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한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봉쇄 시위가 일주일째 이어지면서, 경기장 내 입주 체육단체들이 "생업과 안전을 위협받고 있다"고 호소했다.
핸드볼경기장 입주 체육단체들은 11일 경기장 앞에서 "우리들의 일터로 돌아가고 싶다"는 플래카드를 들고 업무 정상화를 촉구하는 호소문을 발표했다.
체육단체 임직원들은 빨간색과 파란색 바탕에 "우리도 같은 시민", "최소한의 일이라도 하게 해달라", "체육단체 직원들은 여러분의 적이 아닙니다. 출입과 업무만은 보장해달라"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한핸드볼협회를 비롯해 12개 체육단체는 핸드볼경기장에 입주해 있다. 하지만 6·3 지방선거 이후 핸드볼경기장 일대에서 봉쇄 시위가 이어지면서 정상적인 업무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기장 내부에는 단체들의 사무공간은 물론 회계·행정 필수 물품인 법인카드, OTP, 인감, 공동인증서와 대회·자격검정 운영 물품 등이 보관돼 있으나, 현재는 접근이 어려운 상태다.
체육단체 측은 "국가자격시험인 스포츠지도자 자격검정 준비를 비롯해 국제대회 출전, 국내 대회 운영, 세금 납부, 선수·지도자·심판 수당 지급, 일반 법인 행정 업무 등 단체 운영 전반이 마비됐다"고 밝혔다.
입주 체육단체들은 전날인 10일 임직원 약 100명을 비롯해 다른 체육단체 관계자들까지 동참해 호소문을 발표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체육단체 측은 "시민들의 시위 행동은 존중하며, 어떠한 정치적 입장도 표명하지 않는다"면서도 "다만 사무공간은 시위 장소가 아닌 직원들의 일터다. 출근과 물품 반출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직원들이 신원 검사, 소지품 수색, 욕설 등에 노출돼 안전을 위협받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어 "우리는 시위대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해, 우리 일터에 들어가는 데 조건이 붙는 상황에서도 많은 부분을 양보하며 협의에 임했다. 그러나 지금은 일터에 들어가는 것조차 막혀 직원들의 생업과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은행 업무에 필요한 최소 물품 반출이라는 최소한의 요청마저 거부된 상태라 단체 자체적으로는 해결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체육단체 측은 ▲일터 정상화 ▲정부·문화체육관광부의 실질적 해결 방안 마련 ▲대한체육회의 행정적 협조 ▲송파구선거관리위원회의 책임 있는 해결 방안 제시를 요청했다.


그동안 양측은 이견을 좁히려 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체육단체 측에 따르면 양측은 지난 9일부터 10일까지 이틀간 총 세 차례 출입 협의를 진행했으나 모두 결렬됐다. 체육단체별 일부 인원 출입, 경찰 입회, 시위 참가자 동행 등 여러 방안이 논의됐지만, 안전 문제와 사무실 내부 촬영, 물품 반출 범위 등을 두고 끝내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체육단체들은 최종적으로 시위 참가자가 입회한 가운데 OTP, 법인카드, 인감 등 은행 업무에 필요한 최소 물품만 반출하겠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이마저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봉쇄 시위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알 수 없다는 점이다. 입주 체육단체들의 업무 마비가 더 길어질 수 있다. 현재 이들 단체는 재택근무로 업무를 이어가고 있으나, 사무공간에서만 처리할 수 있는 일부 업무는 사실상 손을 대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선수들에게까지 2차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은행 업무를 볼 수 없어 선수 수당 지급에 차질이 생겼고, 선수 커리어와 직결되는 국제대회 참가 업무에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다.
핸드볼경기장 인근에 위치한 한 체육단체 관계자는 이날 스타뉴스에 "사무공간에서만 할 수 있는 업무가 있다. 국제연맹 사이트에 접속하려면 사전에 등록한 IP가 있는 PC를 이용해야 하는데, 현재는 그런 업무를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봉쇄 시위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알 수 없다는 점 때문에 해당 체육단체들이 더 답답해하는 것 같다. 말 그대로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체육단체 관계자도 스타뉴스에 "체육단체마다 직원 수는 많지 않지만, 처리해야 할 업무는 상당히 많다. 세금 납부부터 국가대표 선수 수당 지급, 6월 말까지 마쳐야 하는 스포츠지도자 자격검정 업무까지 있다. 여기에 국제대회 준비도 이어지고 있다"며 "봉쇄 시위로 사무실에 들어가지 못하는 해당 체육단체들은 정말 큰일이 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단체가 입주 단체였다면 당장 다음 달 열리는 국제대회 관련 업무도 처리하지 못했을 것이다. 국제대회 참가에도 차질이 생겼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입주 체육단체들뿐 아니라 체육계 주변에서도 관계기관의 조속한 중재와 해결이 필요하다는 시선이 나온다. 한 체육단체 관계자는 "정부 차원에서라도 빨리 해결해줘야 한다"며 "체육단체 측과 시위대 측이 만나 협의할 수 있도록 중재하고, 상황이 정리됐으면 한다"고 바랐다.

대한체육회는 지난 10일 "최근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일대의 집회·시위로 인해 경기장 내 입주한 회원종목단체들의 사무실 출입이 제한되면서 일부 업무 수행에 어려움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입장문을 발표했다.
체육회는 "집회·시위의 자유가 헌법상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임을 존중하며, 관련 사안에 대한 어떠한 정치적 입장도 갖고 있지 않다"면서도 "다만, 체육단체의 정상적인 업무수행과 다가오는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대비 국가대표 훈련지원과 70여 종목 이상의 체육지도자 실기구술 자격검정 시행 등 각종 체육행정 서비스 제공이 차질 없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최소한의 행정 물품들을 반출할 수 있는 여건이 확보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체육회는 문화체육관광부, 국민체육진흥공단, 경찰 등 관계기관과 긴밀히 협력해 회원종목단체의 업무 연속성 확보 방안을 모색하고 있으며, 상황을 지속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라며 "체육회는 앞으로도 국민의 기본권 존중과 체육행정의 안정적 운영이 조화롭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관계기관과 함께 적극 노력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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