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가대표 우완 문동주(23·한화 이글스) 모교 광주진흥고에서 모처럼 1라운드 지명도 예상되는 대형 유망주가 나왔다. 우완 투수 김민훈(18)이 그 주인공이다.
5년 전 문동주는 광주동성고 김도영(23·KIA 타이거즈)과 광주 지역을 대표하던 초고교급 유망주였다. 그들이 3학년이던 2022 KBO 신인드래프트는 1차 지명 제도가 존속한 마지막 해였다. 연고 구단 KIA는 제2의 이종범이라 불리던 김도영과 시속 160㎞ 강속구도 기대되던 문동주 중 하나만 선택할 수 있었고, 이를 두고 문·김 대전이라는 말이 생겨났다.
결국 KIA는 초고교급 야수는 좀처럼 나오지 않는다는 판단하에 막판까지 고민하다 결국 김도영을 선택했다. 다행히 김도영이 2024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고 KBO MVP까지 수상하며 틀리지 않은 선택임을 입증했다. 하지만 문동주 역시 한화의 19년 만의 한국시리즈를 이끄는 국가대표 에이스로 성장해 일부 KIA 팬에는 아쉬움으로 남았다.
김민훈은 그때의 아쉬움을 조금은 달래줄 수 있는 선수로 여겨진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 기준 키 187㎝ 몸무게 100㎏ 다부진 체격을 갖춘 김민훈은 최고 시속 148㎞로 직구가 빠른 편은 아니다. 하지만 타자들을 혼란스럽게 하는 슬라이더와 킥 체인지업을 갖춰 선발 투수로 자질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 1라운드 후보로까지 급부상하면서 5년 선배 문동주의 이름도 소환하고 있다. 문동주와 또 다른 강점을 가진 '선발 투수' 유형이다. KBO 구단 스카우트 A는 "김민훈은 선발 투수로서 긴 이닝을 던질 수 있는 스태미나와 좋은 경기 운영을 갖췄다. 선발로 던질 땐 완급 조절을 해 시속 140㎞ 초반을 던지는데 짧은 이닝을 던질 땐 140㎞ 후반도 나온다. 체인지업, 커브, 슬라이더 다 던지는데 좌타자에게 던지는 킥 체인지업이 매력적"이라고 평가했다.
또 다른 KBO 구단 스카우트 B 역시 "개인적으로 브레이킹볼 계열이 약해서 결정구가 어떨지 더 지켜보고 싶다. 하지만 직구 제구와 체인지업 계열은 준수해서 선발 자원으로 분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민훈의 변화구는 스카우트뿐 아니라 고교 타자들에게도 관심 대상이다. 현재 직구,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던지는데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이 요주의 관찰 대상이다. 김민훈과 몇 차례 상대해본 한 고교 타자는 "스플리터가 치기 어려운 투수다. 김민훈의 스플리터에 타자들이 계속 헛스윙하곤 했다"고 밝혔다.
이에 김민훈은 "내가 가장 자신 있는 건 슬라이더고 체인지업도 요즘 많이 좋아졌다. 상대 타자들이 내 슬라이더를 스플리터로 헷갈릴 법도 하다. 각이 꽤 커서 후배들도 슬라이더나 각이 큰 변화구로 오해할 때가 많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체인지업도 구속 자체가 빠르다(시속 130㎞ 초반). 재활이 끝난 직후부터 많이 연습했는데 처음에는 서클체인지업 그립으로 잡았다. 하지만 나한테 맞지 않아 킥 체인지업 그립으로 바꿨고 잘 맞았다. 내가 손목을 비트는 형식이 아니라 그립 자체를 스플리터 느낌으로 때리는 느낌이라 각이 크다"고 설명했다.
아직 나오지 않은 직구 구속도 전력 피칭이 아니어서 향후 구속이 늘어날 가능성은 충분하다. 김민훈은 1학년 6월 오른쪽 팔꿈치 MCL(Medial Collateral Ligament·팔꿈치 내측측부인대) 수술 후 지난해 봉황대기에서 첫 전국대회 데뷔를 이뤄냈다.
김민훈은 "중학교 때 투수와 타자를 같이 했는데 2학년 때부터 계속 아팠다. 1학년 때 MCL 수술을 하고 지난해 11월부터는 개인 트레이닝 센터에서 주 4회 고강도 트레이닝을 하면서 몸을 만들었다. 1월 해남 전지훈련 때는 안 아프게 던지기 위한 투구 메커니즘을 많이 만들려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겨울에 잘 만든 덕분에 올해 최고 직구 구속은 시속 148㎞까지 던졌다. 평균 시속은 145㎞, 안 나올 때도 143㎞ 이상은 꾸준히 나온다. 구속은 여기서 더 크게 올리기보단 올해 딱 시속 150㎞만 찍고 프로에서 더 구속을 올리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좋은 변화구 덕분에 빠른 공이 아님에도 올해 12경기 4승 1패 평균자책점 1.21, 52이닝 10사사구(8볼넷 2몸에 맞는 공) 74탈삼진,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0.88로 정상급 활약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더 보완할 점이 많다고 스스로 느끼고 있다. 김민훈은 "일단 주변에서 제구가 좋다고 해주시는데, 난 좀 더 세밀한 피칭을 하고 싶다. 아직 내가 던지고자 하는 방향이나 아웃코스 그리고 위닝샷이 한 번씩 몰릴 때가 있어서 더 연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힘줘 말했다.
요즘 메이저리그를 많이 보는 어린 선수들답지 않게 김민훈의 시선은 한국 KBO 리그, 그리고 연고 지역팀 KIA를 향해 있다. 김민훈은 "메이저리그는 우리랑 피지컬 자체가 다르다고 생각해서 KBO 리그를 많이 본다. 물론 몸을 만드는 방법이나 트레이닝 쪽은 미국 것도 많이 챙겨본다.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야구를 시작했는데, 아무래도 KIA를 응원했다. 그땐 치는 걸 더 좋아해서 김주찬 선수를 좋아했다"고 웃었다.
이어 "약간 조심스럽긴 하지만, 아무래도 내 친정팀이기 때문에 KIA를 가장 가고 싶다. 문동주 선배님이 계신 한화도 가고 싶고, 사실 어느 팀이든 날 불러만 주신다면 어느 팀이든 열심히 할 생각이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그러기 위해선 남은 3개월 동안 자신의 가치를 올리는 것이 급선무다. 팔꿈치 수술로 보여준 것이 적은 만큼 남은 3개월 동안 꾸준함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김민훈은 "올해는 일단 안 아픈 게 가장 큰 목표고 그다음은 청소년 대표팀에 선발되는 것이다. 그다음엔 좋은 순번으로 프로에 가서 김도영 선배님을 상대해 보고 싶다. 아무리 공이 빨라도 쉽게 공을 치는 것 같다. 김도영 선배님껜 어디로 던지든 맞을 것 같은데, 그렇게 홈런을 맞더라도 한 번 상대해 보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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