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아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잇단 논란으로 유럽 축구계의 반발이 거세진 가운데, 인판티노 회장은 재선을 앞두고 '64개국 월드컵'이라는 파격적인 카드를 꺼내 들었다.
영국 더선은 13일(한국시간) "인판티노 FIFA 회장이 2030년 월드컵을 64개국 체제로 확대할 가능성을 열어뒀다"고 전했다.
이어 "내년 FIFA 회장으로서 마지막 임기 재선을 노리는 인판티노 회장은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요구를 받아들여 미국 축구대표팀 공격수 폴라린 발로건(AS모나코)의 퇴장에 따른 징계를 면제해줬다는 논란에 휩싸였다"며 "이를 두고 전 세계 축구계에서 비판이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2016년부터 FIFA를 이끌어온 인판티노 회장의 현재 임기는 내년까지다. 차기 회장 선거에서도 재선에 성공하면 2031년까지 FIFA 회장직을 맡을 수 있다.
하지만 인판티노 회장은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도중 불거진 발로건 징계 철회 논란으로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를 받아들여 징계를 없앴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유럽 축구계를 중심으로 반발이 커졌다.
이로 인해 인판티노 회장이 꺼내든 카드가 바로 '64개국 월드컵'이다. 더선은 "유럽 축구협회들이 인판티노 회장을 향해 강하게 반발하는 가운데, 유럽뿐 아니라 다른 대륙 연맹들도 인판티노 회장의 4년 임기에 도전할 새로운 후보를 찾을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고 전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48개국 월드컵을 64개국으로 더 확대할 수 있다는 인판티노 회장의 발언이 나왔다"며 "흔들리는 지지층을 다시 끌어들이려는 행보라는 해석도 뒤따랐다"고 설명했다.
1930년 우루과이에서 처음 개최된 월드컵은 1998년부터 2022년까지 32개국 체제로 진행됐다. 2026 북중미 월드컵부터는 참가국이 48개국으로 늘어났다. 여러 우려도 있었지만, 기대 이상의 흥행과 경쟁력을 보여줬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인판티노 회장 역시 북중미 월드컵을 "엄청난 성공"이라고 자평했다.
48개국 체제의 성과를 확인한 인판티노 회장은 이제 2030년 월드컵을 64개국으로 확대하는 방안까지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참가국과 경기 수가 늘어나면 FIFA는 더 많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고, 인판티노 회장은 월드컵 출전권 확대를 원하는 대륙들의 지지도 끌어낼 수 있다.


그동안 인판티노 회장은 64개국 월드컵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가능성을 닫지 않는 쪽으로 태도가 달라졌다.
인판티노 회장은 최근 스위스 언론과 인터뷰에서 "북중미 월드컵에서 아프리카 참가국 10개 팀 가운데 9개 팀이 토너먼트에 진출했다. 지난 월드컵에서 아프리카 참가국은 5개 팀뿐이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는 더 많은 팀을 포함하고 월드컵 참가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인판티노 회장은 "64개국으로 확대하는 방안은 이번 월드컵이 끝난 뒤 관련 위원회에서 분명히 검토하고 논의할 사안"이라고 밝혔다.
그는 "월드컵을 개최할 때는 전 세계를 위한 대회를 여는 것이 중요하다. 유럽과 남미만이 아니라 말 그대로 전 세계를 위한 대회여야 한다"며 "모든 나라는 월드컵 참가를 꿈꿀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전 세계적으로 대표팀의 수준이 계속 향상되고 있다"며 "작은 나라들에 월드컵 출전 기회를 주지 않는다면 이들이 계속 발전하려는 동기를 잃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64개국 확대는 남미 축구계의 요구를 들어주는 방안이 될 수도 있다. 2030년 월드컵은 대회 100주년을 기념해 우루과이와 아르헨티나, 파라과이에서 각각 한 경기씩 치른 뒤 나머지 일정을 모로코와 포르투갈, 스페인에서 진행한다.
그러나 남미 축구 관계자들은 우루과이와 아르헨티나, 파라과이에 각각 한 개 조 전체 일정을 배정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참가국을 64개국으로 늘려 16개 조 체제가 만들어지면 남미 3개국에 한 조씩을 배정하는 운영도 가능해진다.
더선은 "현재 2030년 월드컵은 우루과이와 아르헨티나, 파라과이에서 개막 경기 세 경기를 치른 뒤 나머지 경기를 스페인과 포르투갈, 모로코에서 진행하는 방식으로 계획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남미 축구 관계자들은 우루과이와 아르헨티나, 파라과이에 각각 한 개 조 전체 일정을 배정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며 "참가국을 64개국으로 늘리면 이러한 운영 방식도 가능해진다"고 전했다.
아프리카 대륙 역시 64개국 월드컵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이지리아 매체 펀치는 "64개국 체제가 도입되면 현재 48개국 체제에서 10장인 아프리카의 출전권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아프리카 국가들 입장에서는 유럽과 남미 중심이었던 월드컵을 더욱 세계적인 대회로 확대하고, 더 많은 국가가 세계 무대를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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