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디어 삼성 라이온즈의 새로운 외국인 투수 크리스 페덱(30)의 데뷔전 날이 밝았다. 직구 평균 구속이 시속 92.9마일(약 150km)에 달하는 데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최상급 '익스텐션'을 보유한 투수라 어떤 모습을 보일지도 초미의 관심사다. 다만 대구에 내려진 비 예보가 변수로 떠오른다.
삼성은 18일 오후 6시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롯데 자이언츠와 '2026 신한 SOL KBO리그' 홈 경기를 치른다. 이날 삼성의 선발 투수는 후반기 시작부터 예정됐던 페덱이다. 전날(17일) 경기가 우천 취소되면서 17일 선발 예정이었던 원태인의 등판은 뒤로 밀렸고, 페덱이 스케줄대로 18일 마운드를 지킨다. 반면 롯데는 17일 선발로 나설 예정이었던 나균안을 그대로 18일 선발 투수로 예고하며 맞불을 놓는다.
아직 KBO 리그 데뷔전을 치르지 않은 페덱이지만, 이미 마운드 위에 서 있는 존재감만으로도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지난 16일 롯데전 종료 직후에는 마운드에 올라 가볍게 피칭 동작을 취하며 적응에 나서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단순한 섀도우 피칭과 마운드 점검 수준이었지만, 경기장을 찾은 삼성 팬들의 시선은 온통 그에게 쏠렸다. 팬들은 그의 투구 동작 하나하나에 환호성을 지르며 열광적인 반응을 보였다.
페덱의 몸 상태도 합격점이다. 페덱은 지난 16일 경기 전 총 22구의 불펜 피칭을 소화하며 막바지 담금질을 마쳤다. 당시 페덱은 직구 6개(최고 시속 141.3km)와 투심 2개(최고 시속 141.4km), 커터 3개(최고 시속 137km)를 던지며 직구 계열의 손가락 감각을 조율했다. 여기에 주무기인 체인지업 7개(평균 시속 128.9km)와 최근 트렌드인 스위퍼 1개(시속 121.7km), 낙차 큰 커브 4개(평균 시속 117.1km)까지 고루 섞어 던지며 컨디션을 점검했다.
특히 메이저리그가 운영하는 야구 통계 사이트 베이스볼 서번트에 따르면, 이번 시즌 페덱의 익스텐션은 상위 13% 수준의 최상급으로 평가받는다. 익스텐션은 투수가 공을 놓는 릴리스 포인트가 마운드로부터 얼마나 앞쪽에 위치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이 거리가 길수록상대 타자가 느끼는 체감 구속은 전광판에 찍히는 수치보다 훨씬 더 빠르게 느껴지는 효과가 있다. 페덱의 직구 평균 구속이 KBO 무대에서 더 위력적으로 다가올 수 있는 이유로 풀이된다.
여기에 타자의 방망이를 끌어내는 능력도 탁월하다. 페덱은 스트라이크 존을 벗어난 공에 타자가 스윙한 비율을 뜻하는 유인구 추격 비율 역시 이번 시즌 메이저리그 상위 22%라는 우수한 지표를 남겼다. 이 수치가 높을수록 타자를 속여내는 능력이 좋다는 뜻이다. 앞서 나가는 최상급 익스텐션으로 타자의 타이밍을 뺏은 뒤, 날카로운 유인구로 헛스윙을 유도하는 페덱의 스타일이 KBO 리그 타자들에게도 통할지가 관전 포인트다.
박진만(50) 삼성 감독 역시 새 외국인 투수의 빠른 적응을 자신하고 있다. 박 감독은 지난 16일 현장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페덱에 대해 "성격이 아주 활달하고 쾌활하다. 텍사스 스타일로 출퇴근할 때 카우보이 모자를 쓰고 다닐 정도의 유쾌함을 가졌다"고 웃어 보였다.
이어 박 감독은 "불펜 피칭을 지켜봤는데 유연하고 신장이 큰데도 밸런스가 아주 좋았다"고 칭찬하며 "외국인 선수의 성공 여부는 미국에서의 커리어보다 한국 야구와 타자들에 대한 '적응력'에 달렸다. 성격이 워낙 활발한 만큼 팀 분위기와 리그에 아주 빠르게 적응할 것"이라고 신뢰를 보냈다. 첫 등판 투구 수에 대해서는 "본인이 계속해서 체크하며 요청하겠다고 하더라. 아마 90구 전후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볍게 마운드를 밟은 것만으로도 야구장을 들썩이게 만든 페덱이 과연 궂은 날씨의 변수를 뚫고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우승청부사'다운 완벽한 피칭을 선보일 수 있을지, 야구팬들의 이목이 대구 마운드로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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