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페인 축구 국가대표팀이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정상에 우뚝 섰다. 2년 전 유럽축구연맹(UEFA)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우승에 이은 메이저대회 2연패다.
루이스 데 라 푸엔테(스페인) 감독이 이끄는 스페인 축구 대표팀은 20일(한국시간) 미국 뉴욕 뉴저지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결승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연장 후반 1분에 터진 페란 토레스(바르셀로나)의 선제 결승골을 앞세워 아르헨티나를 1-0으로 제압했다. FIFA 랭킹은 스페인이 2위, 아르헨티나는 1위다.
연장전 끝에 거둔 신승처럼 보이지만, 사실 경기 내용은 스페인이 '압도'한 경기였다. 이날 스페인은 65%의 볼 점유율 속 슈팅 수에서 무려 20-2의 압도적인 우위를 점했다.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막혀 좀처럼 균형을 깨트리지 못해 연장 승부까지 펼치긴 했으나, 반대로 90분 정규시간 포함 무려 116분 간 상대에 단 1개의 슈팅도 허용하지 않는 압도적인 경기력을 펼쳤다.
이로써 스페인은 지난 2010 FIFA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이후 16년 만이자 통산 두 번째 월드컵 우승에 성공했다. 남아공 대회 우승 이후 조별리그 탈락과 2회 연속 16강 연속 탈락 등 자존심을 구겼던 스페인은 16년 만에 다시 세계 최정상의 자리에 우뚝 섰다.
정상까지 오르는 과정 역시도 인상적이었다. 조별리그 1차전에서 카보베르데와 무승부를 거두며 자존심에 생채기가 나긴 했지만, 곧바로 사우디아라비아와 우루과이를 연파하면서 조별리그 H조 1위로 32강에 진출했다. 토너먼트에선 오스트리아와 포르투갈, 벨기에, 프랑스를 차례로 꺾고 결승에 진출한 데 이어, 디펜딩 챔피언 아르헨티나까지 제압하며 정상에 섰다. 8경기를 치르는 동안 단 1실점은 역대 최소 실점 기록이다.
스페인의 이번 월드컵 우승은 2년 전 유로 2024 우승의 연장선이라는 점에서 특히 의미가 크다. 메이저대회 2연패를 통해 한때 유럽과 세계를 호령했던 스페인 축구의 화려한 귀환을 확인한 무대가 됐기 때문이다. 스페인은 앞서 유로 2008과 2010 남아공 월드컵, 유로 2012 등 메이저대회 3연패를 달성한 바 있는데, 이번에도 또 한 번 메이저대회 연패 결실을 맺었다.


실제 스페인은 지난 유로 2024 당시 이탈리아와 독일, 프랑스, 잉글랜드 등을 꺾으며 12년 만에 대회 정상을 탈환했다. 그리고 당시 유로 2024 우승 주축 멤버들은 고스란히 월드컵 멤버로 성장했고, 그 조직력은 이번 월드컵의 압도적인 우승 성과로도 이어졌다. 2010 남아공 월드컵 우승 이후 3개 대회에서 16강 탈락 2회, 조별리그 탈락 1회 등 부진한 성적에 그치고도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던 것 역시 같은 이유에서다.
그리고 이번 월드컵 내내 스페인 대표팀의 조직력은 그야말로 물 샐 틈이 없었고, 이는 8경기에서 단 1골 실점이라는 단단한 수비 안정으로 이어졌다. 특유의 높은 볼 점유율을 통해 상대 수비 빈틈을 찾는 방식 외에도, 강한 압박과 빠른 공격 전환 등으로 상대 수비를 흔들며 승리를 따냈다. 결승에선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가 버틴 아르헨티나마저 압도한 끝에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스페인 축구가 더 무서운 건, 이번 대회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한 2007년생 파우 쿠바르시나 라민 야말처럼 10대 선수들은 물론 가비, 페드리(이상 바르셀로나), 니코 윌리엄스(아틀레틱 클루브) 등 20대 초반 선수들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여기에 최전성기를 앞둔 선수들도 적지 않아 메이저대회 2연패 전력이 연속성을 가지고 스페인 축구 대표팀 주축을 이룰 가능성이 크다. 당분간 스페인 축구 천하가 이어질 수도 있는 것이다.
데라푸엔테 감독은 우승 직후 FIFA를 통해 "선수들이 우리의 축구 철학과 함께 성장해 이를 더욱 발전시키고, 하나의 팀이자 가족이 무엇인지 몸소 보여준 세대라는 점이 특히 자랑스럽다"며 "우리 선수들은 특별한 재능을 지닌 선수들이다. 이들과 여정을 함께할 수 있었던 것을 큰 영광으로 생각한다. 지난 시간들을 돌아보니 감회가 매우 새롭다. 우리 선수들은 스페인의 자부심이 되는 세대다. 우리는 함께할 때 더 강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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