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적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뜻일까, 아니면 몸값을 더 받아내기 위한 '꼼수'일까. KBO리그 구단들과 꾸준히 연결되던 우완 투수 트로이 왓슨(29·디트로이트 타이거즈)이 전격적으로 빅리그 40인 로스터에 등록되면서, 그를 노리던 한국 구단들의 셈법도 복잡해지게 됐다.
디트로이트 구단은 20일(한국시간) "트리플A 톨레도 머드헨스에서 뛰던 트로이 왓슨을 40인 로스터에 전격 승격시켰다"고 공식 발표했다. 구단은 왓슨의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기존 빅리그 불펜 자원인 윌 베스트를 60일 부상자명단(IL)으로 이동시키는 결단까지 내렸다. 왓슨은 40인 등록과 동시에 다시 트리플A 톨레도로 옵션됐다. 다시 말해 40인 로스터에만 등록한 뒤 마이너리그로 재배치시킨 것이다.
이번 로스터 등록의 결정적 계기는 '해외 구단의 구체적인 오퍼'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 현지 매체 '디트로이트 뉴스'의 크리스 맥코스키 기자는 자신의 SNS에 "왓슨에게 해외 리그로 이적할 수 있는 실제적인 기회(오퍼)가 찾아왔고, 이에 디트로이트 구단이 왓슨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그를 40인 로스터에 즉각 추가했다"고 전했다.
미국 야구 이적 시장 전문 매체 '메이저리그 트레이드 루머스(MLBTR)' 역시 맥코스키 기자의 보도를 인용하며 "왓슨이 해외 팀들의 강력한 관심을 받자, 디트로이트가 주도권을 쥐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였다"고 분석했다.
현지 언론이 가리킨 '해외 구단'의 유력한 후보 중 하나로는 단연 KBO리그가 꼽힌다. 왓슨은 그간 KBO 구단들의 공식 SNS 계정을 직접 팔로우하는 등 한국행에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왔다. 야구계에 따르면 최근 외인 외국인 투수 교체 가능성이 거론되는 한화 이글스, LG 트윈스 등 복수 구단의 유력한 영입 후보로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문제는 이번 40인 로스터 등록으로 인해 KBO 구단들의 영입 난이도가 대폭 상승했다는 점이다. 40인 로스터 외 신분일 때는 소정의 이적료나 바이아웃 협상으로 비교적 쉽게 영입이 가능했지만, 메이저리그 40인 로스터에 포함된 이상 이야기가 달라진다. 디트로이트가 이적을 허용하더라도 높은 바이아웃(이적료)을 요구할 명분이 생겼기 때문이다. 디트로이트가 왓슨을 실제로 빅리그에 활용하겠다기보다는, 해외 구단으로부터 몸값(이적료)을 극대화하여 받아내기 위한 지렛대로 활용하려는 의도가 짙게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2018년 드래프트 15라운드(전체 446순위)로 토론토 블루제이스에 입단한 왓슨은 아직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치르지 못한 미완의 대기다. 그럼에도 한국 등 해외 리그에서 탐을 내는 이유는 확실한 구위와 땅볼 유도 능력 때문이다.
마이너리그 통산 176경기(71선발)에 등판해 26승 27패 평균자책점 3.88을 기록 중인 왓슨은 이번 시즌15경기(12선발)에서 3승 3패 평균자책점 2.88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트리플A에서도 올 시즌 11경기(8선발) 동안 46이닝을 소화하며 3승 3패 평균자책점 3.33을 마크하고 있다. 7월 11일 등판이 마지막이다.
'MLBTR'은 "왓슨은 탈삼진 수치가 압도적인 편은 아니지만, 통산 47.4%에 달하는 높은 땅볼 비율을 바탕으로 인플레이 타구를 효과적으로 억제한다. 올 시즌 트리플A에서도 훌륭한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안정감을 입증했다"고 평가했다.
40인 로스터 진입으로 왓슨은 향후 디트로이트에서 콜업될 경우 꿈에 그리던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치를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동시에 KBO리그를 비롯해 그를 노리던 해외 구단들에게는 '높은 이적료 장벽'이라는 거대한 걸림돌이 놓이게 됐다. 디트로이트의 이번 조치가 단순한 자원 보호를 넘어 KBO 구단들을 상대로 이적료 협상의 수단으로 이어질지 외국인 투수 교체 시계가 급하게 돌아가는 KBO 마운드 이적 시장에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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