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 잡았어요."
SSG 랜더스 포수 조형우(24)가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AG)을 앞두고 물오른 타격감을 과시하고 있다. 단순히 방망이만 살아난 것이 아니다. 투수 리드와 볼 배합에 대한 고민이 하나둘 풀리면서 수비에서 얻은 자신감이 타격까지 이어지고 있다.
조형우는 12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정규시즌 롯데 자이언츠와 홈경기에 8번 타자 겸 포수로 선발 출장해 3타수 1안타 2타점 1득점으로 SSG의 9-1 대승을 이끌었다.
5경기 연속 안타다. 8월 들어 4경기 만에 벌써 5타점을 올렸다. 조형우는 2회 첫 타석에서 1사 1, 3루 기회를 맞아 땅볼로 타점을 올렸다. 5회에는 중전 안타를 때려낸 뒤 홈까지 밟았고, 6회 1사 1, 3루에서는 큼지막한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타점을 추가했다.
후반기 들어 타격 지표는 확연히 달라졌다. 조형우는 후반기 17경기에서 타율 0.345(55타수 19안타), 4홈런 12타점을 기록했다. 시즌 타율도 0.251까지 끌어올렸다. 61경기 타율 0.223(188타수 42안타)과 비교하면 수직으로 상승한 수치
조형우는 반등의 계기로 타격 준비 동작의 작은 변화를 꼽았다. 경기 후 스타뉴스와 만난 그는 "후반기 첫 경기부터 조금 괜찮아진 것 같다. 특별히 큰 변화를 준 것은 아니지만 시즌 내내 준비했던 것 중 조금 어긋나고 있던 부분에서 포인트 하나를 잡았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손의 위치였다. 조형우는 "손을 조금 뒤로 빼면서 바로 출발할 수 있도록 미리 준비해 놓는 게 포인트가 됐다"며 "그러고 나니 투수 성향에 따라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도 더 잘 보였다. 타석에 들어갈 때 어떻게 대결할지 확신을 가지고 들어가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사령탑의 생각은 또 달랐다. 경기 전 만난 이숭용 SSG 감독은 포수로서 갖고 있던 부담이 줄어든 것이 타석에서의 편안함으로 이어졌다고 바라봤다.
이 감독은 "타격 메커니즘이 특별히 바뀌었다기보다는 심리적인 부분이 중요하다고 본다. 선발들이 잘 던져주는 영향도 있다"라며 "(조)형우가 전반기 내내 투수 리드와 볼 배합을 고민하고 공부했다. 후반기 들어 퀄리티스타트가 많이 나오고 형우가 고민했던 부분들이 해결되면서 타석에도 편하게 들어가는 것 같다"고 개인적인 견해를 드러냈다.
실제로 SSG 마운드는 후반기 들어 안정을 찾았다. 리그 평균자책점 3위(4.21)로, 선발 평균자책점은 3.53(리그 3위)에 불과하다. 새 외국인 투수 페드로 아빌라(30)가 합류했고, 신예 김민준(20)도 선발진에서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그 중심에서 조형우는 투수들의 장점을 끌어내고 있다.
조형우 역시 수비와 타격이 서로 영향을 주고 있다고 느낀다. 그는 "야구라는 게 한 가지가 잘되면 다른 부분도 조금 더 마음 편하게 할 수 있다"라고 사령탑의 의견에 공감하며 "반대로 타석에서 결과가 나오니까 수비에서도 자신감을 가지고 편하게 할 수 있다. 여러 가지 면에서 플러스 요인이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감독이 특히 강조하는 부분도 포수로서의 성장이다. 그는 "포수에게는 공격도 중요하지만, 수비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타격은 늘 보너스라고 생각한다"라며 "올해 경험이 (조)형우에게 더 성장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그 과정에는 꾸준한 공부와 토론도 있었다. SSG는 경기 중간에도 조형우와 볼 배합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 경기 후에는 선수들이 직접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하고 있다.
이 감독은 "경기가 끝나면 한 시간 정도 훈련하는데 (조)형우에게 배터리 코치, 선수들과 이야기를 많이 하라고 했다"라며 "그중 30분 정도는 코치들이 떨어져 있고 선수들끼리 이야기하도록 한다. 다음 날에는 전력 분석팀, 코치들과 다시 고민하고 이야기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볼 배합이나 야구에는 정답이 없다. 하지만 계속 그런 과정을 거치다 보니 성장하는 게 보인다"고 덧붙였다.
올해가 풀타임 2년 차인 조형우에게 전반기는 쉽지 않았다. 팀이 시즌 초반 흔들리면서 주전 포수인 조형우가 짊어져야 할 부담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시행착오 속에서 포수로서 한 단계씩 성장했고, 후반기 들어서는 그 안정감이 타격 성적으로까지 연결되고 있다.
이 감독은 그래서 SSG의 후반기 반등 과정에서 조형우의 존재감을 높게 평가했다. 그는 "시즌 초반 우리 팀이 너무 망가져서 (조)형우도 많이 힘들었을 것이다. 우리가 후반기에 반등할 수 있었던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그 뒤에 숨은 MVP는 형우라고 생각한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올해 9월 열릴 아시안게임에서 김건희(22·키움 히어로즈)와 둘뿐인 포수로 낙점된 조형우의 성장은 한국 대표팀에도 고무적인 일이다. 조형우는 "확실히 요새 타격감이 좋은 것도 있지만, 타격에서 한 단계 올라선 느낌도 있는 것 같다 후반기 첫 경기부터 느낌이 괜찮았는데 꾸준히 이어가겠다"고 힘줘 말했다.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