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하영(본명 안하영)이 증조부의 친일 행적 논란과 관련해 고개를 숙인 가운데, 대중의 반응은 여전히 냉담하다.
하영은 12일 자신의 SNS를 통해 증조부 안상호의 과거 행적과 관련 자필 사과문을 올려 "그동안 저는 가족을 통해 전해들은 이야기로 증조부의 삶을 단편적으로만 알고 있었다. 부끄럽게도 그런 무지한 상태로 여러 자리에서 증조부에 대한 이야기를 가족의 자랑처럼 꺼내 왔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일을 계기로 관련 자료를 직접 찾아보는 과정에서 증조부의 친일적 행적을 알게 됐다"고 전했다.
그는 "일제강점기라는 뼈아픈 역사를 제대로 알지 못한 채 가족사를 가볍게 언급했던 것을 반성한다"며 논란 초기 소속사가 사실무근이라고 밝힌 데 대해서도 "충분한 확인 없이 잘못된 입장이 전달되도록 한 점 또한 저의 부족함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가 미처 알지 못했다는 사실이 그 역사를 외면하거나 가볍게 여길 이유가 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그 과오를 무겁게 받아들이며 후손으로서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했다.
광복절을 앞두고 논란이 불거진 데 대해서도 "저의 부족함으로 물의를 일으켜 더욱 송구스러운 마음"이라고 밝혔다.

앞서 하영은 KBS 2TV '옥탑방의 문제아들'을 비롯한 여러 예능에서 '4대째 의사 집안'이라는 내력을 소개했다.
방송에서 하영은 "내 기억으로는 증조할아버지가 당시 한양에서 서양 의학 전문 의원을 가장 먼저 여신 분 중 한 분"이라면서 "일본에서 의학을 공부하신 후 한양에서 최초로 양의원을 개원하셨고, 고종 황제를 진료하셨다"고 밝혔다.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하영의 증조부가 안상호(1872~1927)라는 추측이 이어졌고, 그의 과거 행적이 재조명되면서 친일 논란으로 번졌다.
논란의 핵심은 안상호가 1916년 대정친목회 평의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는 기록이었다. 대정친목회는 조선인과 일본인의 '내선융화'를 표방하며 일제의 식민통치에 협력한 단체로, 학계에서는 대표적인 친일 단체 가운데 하나로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논란이 처음 불거졌을 당시 하영의 소속사 관계자는 스타뉴스에 "하영의 증조부가 안상호는 맞다"면서도 온라인상에서 제기된 안상호의 친일 행적에 대해서는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이후 소속사 측은 사실관계를 재확인한 뒤 하루 만에 입장을 정정했다. 소속사는 "추가 확인 결과, 증조부 안상호 선생이 1916년 대정친목회의 평의원 명단에 이름이 올라 있는 기록이 실제로 존재함을 확인했다"며 "충분한 검증 없이 '사실무근'이라 성급히 답변해 혼란을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한편 하영의 사과에도 논란을 둘러싼 대중의 비판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최근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이런 엿같은 사랑'은 작품 자체의 완성도보다는 하영의 논란에 시선이 쏠리며 작품 자체가 논란 속에 삼켜지고 말았다.
하영은 당초 오는 14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취재진과 만나 작품 관련 인터뷰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증조부 안상호의 친일 행적 논란이 확산되면서 인터뷰 일정을 취소했고, 또 다른 주연 배우인 정해인도 예정됐던 인터뷰를 취소했다.
하영이 주연을 맡은 차기작 SBS 새 드라마 '승산 있습니다' 역시 예상치 못한 부담을 안게 됐다.
특히 '승산 있습니다'는 이미 상당 부분 촬영이 진행된 상태로 알려졌다. 하영이 여자 주인공을 맡은 만큼 극 중 비중도 상당해, 제작진 입장에서는 출연 분량을 대폭 조정하거나 재촬영하는 것 역시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날 SBS 관계자는 스타뉴스에 "'승산 있습니다'는 이미 상당 부분 촬영이 진행된 상태"라고 밝혔다. 현재로서는 논란의 추이와 여론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편 하영은 "가족의 역사와 그 시대를 제대로 들여다보고, 앞으로 역사를 대하는 데에 있어 더욱 신중한 태도를 갖도록 하겠다. 또한 우리의 역사를 깊이 있게 공부해 나가며 독립유공자분들과 우리나라의 광복과 안녕에 힘써 주신 모든 분들을 존경하는 마음으로 섬기는 데에도 최선을 다하겠다. 말뿐이 아닌 행동으로 실천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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