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과론이지만 번트를 대지 않은 게 상대 팀을 도와준 꼴이 됐다.
한화 이글스는 18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펼쳐진 KIA 타이거즈와 2026 신한 SOL KBO 리그 정규시즌 홈 경기에서 3-4, 한 점 차의 아쉬운 패배를 당했다.
이날 패배로 한화는 4연패에 빠진 채 48승 54패 3무를 기록했다. 리그 순위는 단독 6위를 유지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김경문 한화 감독은 "어느 타이밍에 투수와 타선의 궁합이 좀 맞아 한 번 폭발해서 연승의 타이밍을 한 번 잡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승부처는 8회였다.
한화가 3-4, 한 점 차로 뒤진 가운데 맞이한 8회말 공격.
KIA가 투수를 전상현에서 조상우로 교체했다. 그런데 조상우가 흔들렸다. 선두타자 김태연을 상대로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은 뒤 볼 4개를 연거푸 던졌다. 후속 허인서한테 4구째 좌중간 안타를 내주며 무사 1, 2루 위기에 몰렸다.
반면 한화는 절호의 기회였다. 한화는 1루 주자 허인서를 뺴고 대주자 박정현을 투입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다음 타자는 8번 타자 이도윤. 타순은 상위 타선으로 연결되고 있었다.
분명 한화의 희생 번트 작전을 떠올릴 수 있는 상황이었다. 아웃카운트 1개가 생기더라도, 주자 2명을 득점권에 갖다 놓을 경우, 동점 내지 역전을 도모할 수 있었다.

그런데 번트 작전이 아닌 강공이었다. 한화 벤치의 과감한 선택. 그렇지만 운이 따르지 않았다. 이도윤이 조상우의 낮은 속구(149km)를 공략했지만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다음 타자는 심우준. 심우준 역시 조상우의 낮은 존 안으로 들어온 초구 속구(147km)를 지체없이 받아쳤지만, 중견수 뜬공으로 고개를 숙였다.
다음 타자는 이날 1회말 선두타자 홈런을 터트렸던 좌타자 최인호. KIA는 조상우를 내리고 최근 마무리 투수로 변신해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 이의리를 올렸다.
그러자 한화 벤치도 움직였다. 우타 대타 한지윤의 투입. 지난 시즌 한화에 입단한 그의 개인 통산 10번째 경기이자, 21번째 타석이었다. 한지윤은 이의리의 바깥쪽 낮은 속구(153km)에 배트를 헛돌린 뒤 2구째 꽉 차게 존 안으로 들어온 속구(153km)를 그냥 지켜봤다. 순식간에 불리한 볼카운트에 몰린 한지윤. 3구째 포크볼이 낮게 빠진 가운데, 결국 4구째 커브(125km)를 뿌리며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올 시즌 내내 뒷문이 불안했던 한화이기에, 번트보다 강공으로 점수 차를 더욱 벌리려 했던 것일까. 결과적으로 강공으로 밀어붙였던 게 흔들렸던 조상우, 그리고 KIA를 도와준 셈이 됐다.
물론 결과론이다. 만약 이도윤이 적시타를 쳐내고, 대타 작전까지 성공했다면 한화는 이 경기는 물론, 이번 시리즈 전체의 기운을 가져올 수도 있었다. 또 희생번트를 성공시켰다고 하더라도, 후속 타자들이 점수를 뽑지 못할 수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8회말에 한 점도 뽑지 못했던 건 너무나 뼈아플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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