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메이저리그(MLB)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간판 올스타 2루수 케텔 마르테(33)가 경기 직전 돌연 행방을 감추며 팀을 무단이탈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구단은 마르테를 즉각 '제한선수 명단'에 올리며 자체 징계를 내렸지만, 토리 로불로(61) 애리조나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 도중 마르테에 대한 질문에 끝내 눈물을 쏟아냈다.
사건은 18일(한국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 위치한 펜웨이 파크에서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보스턴 레드삭스와 원정에 앞서 벌어졌다. 미국 ESPN과 뉴욕 포스트 등 복수 매체에 따르면 마르테는 선수단과 함께 보스턴 원정길에 올랐으나, 정작 경기 당일인 18일 경기에 라커룸과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러자 애리조나 구단은 즉각 마르테를 연봉이 지급되지 않는 제한선수 명단에 등재시켰고, 내야수 호세 페르난데스를 마이너리그에서 급하게 콜업했다.
마르테의 결장 속에서 애리조나는 보스턴에 1-11 완패를 당했다. 경기 종료 후 공식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로불로 감독은 충격과 혼란을 감추지 못했다. 로불로 감독은 "정말 정신없는 하루였다. 마르테가 개인적인 문제를 겪고 있다는 것 외에는 아는 바가 없다. 우리 역시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파악하려 애쓰는 중"이라며 "그가 경기장에 나타나지 않아 결국 제한선수 명단에 올렸다. 지금 내가 아는 것은 이것이 전부이며, 시간이 지나면 상황이 밝혀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로불로 감독은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경기 당일 오전과 오후 내내 마르테와 직접 연락을 시도했다. 하지만 마르테로부터 돌아온 반응은 없었다. 로불로 감독은 "마르테와 대화를 시도했지만, 답변은 돌아오지 않았다"며 답답한 상황을 전했다. 마르테가 현재 보스턴에 머물고 있는지조차 구단 측은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단순한 태업이나 징계성 이탈로 치부하기엔 로불로 감독의 반응은 충격적이었다. 로불로 감독은 취재진 앞에서 마르테의 공백을 설명하던 중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눈물을 글썽였다.
로불로 감독은 "나는 그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많이 걱정하고 있다. 그는 괜찮아질 것이고, 지금도 무사하다고 믿고 싶다"며 "라커룸에 있는 모든 선수와 코칭스태프가 그를 얼마나 아끼고 있는지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애틋한 메시지를 전했다. 이어 "오늘 클럽하우스 안에서도 하루 종일 수많은 대화와 궁금증이 오갔다. 하지만 마르테가 일단 무사하다는 것을 확인한 뒤 선수들도 안도하고 경기에 집중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구단 안팎에서는 단순한 팀 내 불화나 부상이 아니라, 선수가 극심한 심리적 충격을 받을 만한 사생활 문제가 터진 것 아니냐는 추측이 지배적이다. 신변에 중대한 변화까지 있을 수 있다는 추측까지 더해지고 있다.
사실 마르테의 이 같은 돌연 이탈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시즌에도 올스타 휴식기 도중 애리조나 자택에 도둑이 들자, 구단에 알리지 않고 돌연 고국인 도미니카 공화국으로 출국해 3경기를 결장한 바 있다. 당시에도 제한선수 명단에 올랐던 마르테는 이후 팀에 복귀해 공식 사과했으나, 2년 연속으로 시즌 도중 팀을 무단이탈하는 사태가 반복되면서 구단의 고심은 깊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올스타 3회 선정에 빛나는 마르테는 이번 시즌 118경기에 출전해 타율 0.249(469타수 117안타), 21홈런, 67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60을 기록하며 애리조나 중심 타선에 주로 배치됐다.
18일 경기 결과를 포함해 66승 60패(승률 0.524)로 치열한 포스트시즌 진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애리조나에게 핵심 타자의 갑작스러운 이탈은 치명적인 악재다. 마르테의 향후 복귀 시점과 구단 내 입지에 대한 질문에 로불로 감독은 "아직 거기까지는 생각하지 못했다. 지금은 푹 자고 와인 한 잔을 마신 뒤 앞으로의 일을 고민해 보겠다"며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가을야구 진출의 운명이 걸린 중요한 시기에 터져 나온 팀 내 최고 스타의 기묘한 잠적 사태. 단순한 부상이나 징계를 넘어 사령탑마저 눈물짓게 만든 마르테의 숨겨진 사연과 그가 언제 다시 다이아몬드백스의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에 서게 될지 향후 행보에 메이저리그 업계 전체가 자못 궁금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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