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은 이제 경기가 끝난 뒤 숫자를 정리하는 기술에 머물지 않는다. 상대의 움직임을 읽고 다음 장면을 예측하며, 원하는 결과를 만들기 위해 선수의 위치를 어떻게 조정해야 하는지까지 제안한다. 수많은 선택지를 인간보다 빠르게 비교한 뒤 더 효과적인 전술 대안도 내놓는다. 어느새 감독과 코치의 판단 영역으로 들어온 것이다. 그야말로 축구는 이 거대한 변화의 한복판에 서 있다.
현재 축구에서 AI가 가장 폭넓게 활용되는 분야는 선수 평가다. 고상기 서울시립대 인공지능학과 교수는 최근 스타뉴스와 인터뷰에서 "가장 기초적인 사례가 기대득점인 'xG'다. 특정 상황에서 슈팅이 득점으로 이어질 확률을 기계학습 모델로 계산한다"며 "최근에는 패스와 슈팅, 드리블 등 선수가 경기장에서 수행하는 모든 액션의 가치를 평가하고, 공을 갖고 있지 않을 때의 오프 더 볼 움직임까지 분석하는 모델들이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AI는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이전에는 이미 발생한 기록을 정리하는 데 집중했다면, 현재는 아직 일어나지 않은 상황을 예측하기도 한다.
고 교수는 "패스 성공률은 실제로 몇 차례 패스를 시도했고, 그중 몇 번 성공했는지를 집계하면 계산할 수 있다. 기존 데이터 분석은 이처럼 실제 데이터가 가진 통계적 특성을 분석하는 것"이라며 "반면 AI 기반 모델은 발생하지 않은 상황까지 예측하고, 이를 바탕으로 특정 상황과 플레이의 가치를 판단한다"고 말했다.
AI의 예측 능력은 선수 평가를 넘어 전술 설계로도 확장되고 있다. 대표적인 최신 사례가 브라질 명문 팔메이라스다. 구글 딥마인드는 지난 6월 팔메이라스를 자사의 축구 전술 보조 시스템인 '택틱AI(TacticAI)'를 일상적인 오픈플레이 분석으로 본격 확장한 최초의 축구클럽이라고 소개했다.
초기 택틱AI는 코너킥이라는 제한된 세트피스 상황에 집중했다. 팔메이라스는 이를 세트피스를 제외하고 공이 계속 움직이는 일반적인 경기 상황인 오픈플레이로 넓혔다.
AI는 경기장 위 22명의 선수를 각각 하나의 점으로 표시하고, 선수 사이의 위치와 거리, 속도, 움직임을 하나의 관계망으로 연결해 분석한다. 이를 토대로 특정 선수의 위치를 바꿨을 때 전체 전술 구조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시뮬레이션한다. 구글 딥마인드에 따르면 공의 위치를 최대 8초 앞까지 예측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팔메이라스 데이터분석팀이 화면에서 왼쪽 측면 수비수를 몇 미터 전진시키면 AI는 나머지 21명이 어떻게 반응하고, 어느 공간이 새로 열리거나 닫히는지를 계산해 보여준다. 실제 그라운드에서 전술을 시험하기 전에 가상공간에서 여러 배치를 비교할 수 있는 셈이다. 구글 딥마인드는 이를 "스포츠 기술 분야의 엄청난 도약"이라고 평가했다.
택틱AI의 출발점에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명문 리버풀이 있었다. 구글 딥마인드는 리버풀과 수년간 축구 분석을 위한 AI 연구를 진행한 끝에 2024년 코너킥에 특화된 택틱AI를 공개했다.
당시 택틱AI는 코너킥 상황에서 세 가지 핵심 질문에 답하도록 설계됐다. 첫 번째는 '현재 선수 배치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가'였다. AI는 키커가 공을 처리했을 때 누가 가장 먼저 공을 받을 가능성이 높은지, 이후 슈팅이 발생할 가능성은 얼마나 되는지를 예측했다.
두 번째는 '이미 벌어진 일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였다. 현재 상황과 유사한 과거 코너킥 장면을 찾아내고, 비슷한 전술이 어떤 결과로 이어졌는지를 분석했다.
세 번째는 '원하는 결과를 만들려면 무엇을 바꿔야 하는가'였다. 수비 상황이라면 상대의 슈팅 가능성을 낮추기 위해 어느 수비수의 위치와 움직임을 조정해야 하는지 제안했다.
택틱AI는 하나의 정답만 내놓지 않았다. 여러 개의 대안 시나리오를 생성하고, 코칭스태프가 각각의 장단점을 비교할 수 있도록 했다.
성과도 눈에 띄었다. 구글 딥마인드는 택틱AI가 코너킥에서 최초로 공을 받을 선수와 슈팅 발생 여부를 높은 수준으로 예측했고, AI가 제안한 선수 위치 조정도 실제 경기에서 나타난 움직임과 유사한 형태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리버풀 소속 축구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블라인드 평가도 진행했다. 어떤 전술이 실제 경기에서 나온 것이고, 어떤 전술이 택틱AI가 수정한 것인지 알려주지 않은 채 두 전술을 비교하도록 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리버풀 전문가들은 택틱AI가 만든 코너킥 배치를 실제 경기에서 나온 전술과 쉽게 구분하지 못했다. 더 나아가 평가의 90%에서 기존 배치보다 AI가 수정해 제안한 전술을 선호했다.
AI의 활용 범위는 전술에만 머물지 않는다. 스페인 세비야는 IBM과 함께 생성형 AI 기반의 '스카우트 어드바이저'를 개발했다. 구단이 축적한 20만건 이상의 스카우팅 보고서와 선수 데이터를 AI가 검색하고 요약해 조건에 맞는 영입 후보를 추리는 시스템이다.
'한국 유망주' 김민수가 이적한 스코틀랜드 명문 레인저스와 한국 대표팀 '주장' 손흥민이 뛰는 미국프로축구 메이저리그사커(MLS) LAFC 등도 훈련 부하 관리와 부상 위험 탐지 등 선수 관리 분야에서 AI를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AI가 감독이나 코치의 역할까지 대신할 수 있을까. 선발 명단과 포메이션을 정하고, 상대 공략법을 설계하며, 득점이나 실점 이후의 전술 변화와 교체 계획까지 맡긴다면 인간 감독과 다른 답을 내놓을까. 더 많은 정보를 더 빠르게 처리하는 AI가 인간보다 합리적인 결정을 내릴까. 아니면 수많은 변수가 얽혀 있는 축구 앞에서 분명한 한계를 드러낼까.
포메이션 설정과 상대 전술에 대한 공략법을 추천하는 일은 기술적으로 충분히 가능하다는 평가다. 고 교수는 "특정 경기 국면에서 어떤 플레이를 해야 우리 팀의 득점 확률을 가장 높일 수 있는지 추천하는 것은 AI가 할 수 있다"며 "주어진 선수들을 어느 위치에 기용해야 최적의 결과를 얻을 수 있는지를 판단하는 것도 AI가 잘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축구는 인간이 하는 스포츠이기 때문에 인간이 개입해야 하는 부분은 상당히 많이 남을 것"이라면서도 "효율적인 의사결정이나 성공 확률을 높이는 선택의 측면에서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데이터가 충분히 주어진다면 이런 분석 영역에서 인간이 AI를 이길 가능성은 낮다고 생각한다. 해당 영역들은 AI가 빠르게, 조금씩 대체해나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해외 연구 중에는 상대가 스리백으로 빌드업할 때 압박하는 팀이 어떤 대형을 갖춰야 가장 높은 압박 성공률을 만들 수 있는지를 분석한 사례도 있다.
고 교수는 "AI를 활용하면 상대의 대형에 맞춰 우리 팀의 최적 대형을 추천하거나, 해당 상황에서 어떤 액션을 선택하는 것이 좋은지도 제안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술적으로는 지금도 가능하다. 다만 현장에서 AI의 결과를 얼마나 신뢰하고 실제로 활용하느냐는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한 문제"라고 전망했다.
축구만을 위해 만들어진 전문 AI가 아닌 챗GPT와 클로드, 제미나이 같은 범용 생성형 AI도 충분한 데이터를 제공받는다면 일정 수준의 전술 추천이 가능하다는 설명도 건넸다.
고 교수는 "축구 전용 AI는 경기 데이터를 바탕으로 다음 상황을 예측하거나 최적의 판단을 추천하는 방식"이라며 "챗GPT나 클로드, 제미나이 같은 생성형 AI에도 충분한 데이터를 제공한다면 이를 분석해 일정한 결론을 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단순히 AI에 "어떤 전술이 좋으냐"고 질문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그는 "데이터 없이 질문만 한다고 해서 AI가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판단에 활용할 정보 자체가 없기 때문"이라며 "중요한 것은 복잡한 축구 경기에서 발생하는 데이터와 선수 정보를 얼마나 빠르고 정확하게 데이터화해 AI에 입력할 수 있느냐"라고 강조했다.
이어 "선수들이 소속팀에서 어떤 경기력을 보여줬는지, 현재 몸 상태와 피지컬 상태는 어떤지에 관한 데이터까지 충분하다면 선수 기용과 전술 추천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스타뉴스는 챗GPT와 클로드, 제미나이 등 3개의 생성형 AI에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A조 조별리그 3차전 한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전의 경기 전 핵심 결정을 맡겼다. 한국은 당시 무승부만 거둬도 32강에 진출할 수 있었지만 남아공에 0-1로 패하며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실험에서는 AI가 학습 과정에서 실제 경기와 결과를 접했을 가능성을 최대한 낮추는 데 초점을 맞췄다. 한국과 남아공이라는 팀명은 각각 A팀과 B팀으로 바꿨다. 선수 이름도 A1·A2, B1·B2처럼 익명화했다.
3개의 AI에는 완전히 동일한 데이터가 제공됐다. 선수별 A매치 출전 수와 득점, 주·부 포지션, 신장, 조별리그 1·2차전 출전 기록과 누적 출전시간, 경고와 부상 상황, 팀별 경기 지표와 조별리그 순위 등을 담았다.
양 팀이 앞서 치른 1·2차전에서 사용한 기본 대형과 공격 방향, 수비 방식, 패스 및 슈팅 지표도 함께 제공했다. A팀은 무승부 이상이면 다음 라운드에 진출하지만 B팀은 반드시 승리가 필요하다는 경기 조건도 알렸다.
AI가 결정해야 할 항목은 실제 감독이 경기 전에 준비하는 업무에 맞춰 고정했다. 선발 11명과 기본 포메이션, 빌드업 방식, 압박 높이, 우선적으로 공략할 지역, 상대 핵심 선수 대응법, 득점·실점 이후의 전술 변화, 교체 계획과 가장 경계해야 할 경기 시나리오를 제시하도록 했다.
각 AI는 서로 영향을 받지 않는 새로운 대화에서 같은 질문을 10차례씩 받았다. 총 30개의 응답을 포메이션과 선발, 압박 높이, 공격 방향, 선수별 역할 등 사전에 정한 항목으로 분류한 뒤 가장 자주 등장한 선택을 종합해 AI의 공통 전술안을 구성했다.
총 30차례 응답에서 가장 많이 추천된 기본 대형은 3-4-2-1이었다. 골키퍼는 김승규(FC도쿄)가 맡았다. 스리백에는 이한범(클럽 브뤼헤),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이기혁(강원FC)이 배치됐다. 김문환(대전하나시티즌)과 이태석(아우스트리아 빈)이 양쪽 윙백으로 선택됐고, 백승호(버밍엄시티)와 황인범(FC포르투)이 중원을 구성했다. 이재성(마인츠)과 손흥민(LAFC)이 2선에 자리하고, 최전방 공격수로는 조규성(미트윌란)이 이름을 올렸다.

실제 한국도 남아공전에서 3-4-2-1을 가동했다. 그러나 선수 구성에서는 뚜렷한 차이가 있었다. 실제 선발에서는 오현규(베식타시)가 최전방에 나섰고 황희찬(울버햄튼)과 이강인(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이 뒤를 받쳤다. 이태석과 설영우(아우크스부르크)가 양쪽 윙백을 맡았고, 황인범과 백승호가 중원을 지켰다. 스리백과 골키퍼는 이기혁, 김민재, 이한범, 김승규로 AI의 선택과 같았다.
가장 큰 차이는 손흥민과 이재성의 선발 여부였다. 실제 경기에서는 두 선수가 벤치에서 출발했지만 AI는 경험과 공격 완성도, 경기 운영 능력을 고려해 모두 선발에 포함했다.
AI는 1·2차전을 모두 선발로 소화한 센터백 이한범과 김민재, 이기혁도 그대로 선택했다. 이에 "누적 출전시간은 많았지만 남아공전까지 6일의 회복 기간이 있었고, 스리백 전체를 변경했을 때 발생할 조직력 손실이 체력 부담보다 클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이유를 들었다.
한국 대표팀 '에이스' 이강인을 선발에서 제외한 선택도 눈에 띄었다. AI는 "공격의 창의성보다 수비 가담과 중원 안정, 경기 운영 능력을 우선할 경우 이재성이 더 적합하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전했다. 다만 일부 응답에서는 상대 오른쪽 측면을 보다 적극적으로 공략하려면 이강인의 선발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여기에 AI는 남아공이 측면 공격을 자주 활용한다는 점도 역으로 이용하려 했다. 남아공 측면 수비수가 전진한 뒤 남는 뒷공간을 손흥민과 윙백의 침투로 공략하고, 상대가 공을 잃은 직후 빠르게 전진하는 방식을 추천했다. 또 백승호를 핵심 선수로 꼽았다. 백승호가 스리백 앞을 보호하고, 남아공의 역습이 시작되는 중앙 패스 경로를 먼저 차단해야 최소 무승부라는 목표에 가까워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외에도 한국이 먼저 득점했을 때 압박 높이와 공격 숫자를 어떻게 조절할지, 먼저 실점했을 때 어느 선수를 투입해 공격 대형으로 바꿀지, 후반 60분까지 동점일 경우 어떤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지도 사전 시나리오로 제시했다. 교체 선수와 투입 시간대, 가장 경계해야 할 경기 흐름까지 포함했다.
단순히 축구 게임에서 선발 명단을 고르고 포메이션을 설정하는 수준을 넘어, 실제 감독이 경기 전에 준비하는 여러 선택지를 일정한 논리로 연결한 것이다.

그러나 그럴듯한 전술안을 내놓았다고 해서 AI가 감독과 코치의 업무를 완전히 대신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고 교수는 "감독은 단순히 선수의 위치를 결정하는 사람에 그치지 않는다"며 "해당 선수를 그 위치에 기용한 뒤 어떻게 플레이해야 하는지 직접 소통하고, 선수에게 동기를 부여하며, 자신의 판단을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반면 AI는 결정을 내리고 추천하는 데 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선수의 성격과 라커룸 안에서의 관계도 AI가 쉽게 판단하기 어려운 영역이다. 고 교수는 "선수가 실제로 어떤 성격인지, 라커룸에서 다른 선수들과 얼마나 잘 어울릴 수 있는지는 아직 인간이 직접 확인해야 한다"며 "AI에는 이런 부분에 관한 충분한 데이터가 없다. 현재로서는 인간과 AI가 상호보완적으로 작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해외 매체 아이리시 타임스도 지난 14일 리버풀과 구글 딥마인드의 택틱AI 프로젝트를 조명하며, 기술의 잠재력과 실전 성과를 구분해 바라봐야 한다고 짚었다.
매체에 따르면 연구진은 EPL 2시즌 반 동안 나온 코너킥 9693개를 수집했다. 코너킥에 관여한 모든 선수의 신장과 체중, 시작 위치와 움직임을 기록한 뒤 이를 처리하는 택틱AI를 개발했다. 방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반복적인 패턴을 찾아내고, 코칭스태프가 전술의 성공과 실패를 좌우한 요인을 더 빠르게 파악하도록 했다.
현대 축구에서 코너킥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2025~2026시즌 EPL 전체 득점의 18%가 코너킥에서 시작됐다. 한 시즌 전 12%에서 크게 증가한 수치다. 페널티킥을 제외한 세트피스 득점도 전체의 4분의 1을 넘어섰다. 세트피스가 경기 결과를 좌우하는 핵심 전술 영역으로 떠오르면서 AI가 활용될 여지도 함께 넓어진 것이다.
하지만 리버풀의 실제 성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아르네 슬롯 전 감독 체제에서 우승을 차지한 시즌에도 리버풀의 세트피스 성적은 EPL 중위권 수준에 머물렀다. 2025~2026시즌에는 세트피스 약점이 팀 부진의 핵심 문제로 지적됐다.
결국 리버풀은 시즌 도중 세트피스 코치 애런 브릭스를 경질했다. 당시 리버풀은 세트피스에서 12골을 허용한 반면, 넣은 골은 3골에 불과했다. 브릭스는 이후 "구단이 많은 도움을 주려고 했고 분석팀도 적극적으로 지원했다"고 돌아봤다.
리버풀은 프로젝트 출범 당시 택틱AI의 가능성을 탐색하는 연구 단계일 뿐, 경기 당일 이를 사용하기로 결정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아이리시 타임스는 "리버풀 코칭스태프가 AI 분석 정보를 외면했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내다봤다.
대신 아이리시 타임스는 AI가 독자적으로 모든 결정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AI의 제안을 검토해 최종 선택하는 구조를 강조했다. 매체는 "AI 도구가 제 기능을 수행하려면 먼저 인간이 산업적 규모의 관련 데이터를 제공하고, 적절한 질문을 던져야 한다"며 "그리고 AI가 내놓은 제안을 인간이 받아들였다면, 그 아이디어를 실제 경기장에서 구현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리버풀이 데이터 역사상 가장 통찰력 있는 세트피스 문제점 등을 갖고 있었을 수도 있다"면서도 "그러나 경기장에서 그 해법을 실행할 '적절한 인간'이 없었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스포츠와 AI의 관계는 이미 서로 가능성을 탐색하던 구애 단계를 훨씬 넘어섰다. 그 사이에 낭만은 없겠지만, 이 관계는 영원히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글 딥마인드 역시 택틱AI를 인간 감독을 대신하는 시스템이 아닌, 감독과 코칭스태프의 판단 능력을 강화하는 'AI 보조자'로 규정했다.

고 교수 역시 현실적으로 AI가 감독의 '어드바이저'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는 "감독도 경기 전 스리백을 쓸지 포백을 쓸지 고민한다. AI가 특정 전술이 더 낫다고 판단한다면 감독은 그 이유를 AI와 논의하면서 자신의 아이디어를 더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다"며 "이를 선수들에게 전술을 설명하고 설득하는 데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지도자는 AI에 의해 완전히 대체되기보다 AI를 활용해 선수들을 더 잘 설득하고, 더 좋은 전술을 만드는 방향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며 "인간은 최종 결정을 내리는 사람으로 남고, AI는 더 나은 의사결정을 돕는 도구로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AI를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는 향후 구단과 지도자의 경쟁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고 교수는 "AI를 사용하는 구단과 사용하지 않는 구단의 차이가 당장 크게 드러나지 않을 수도 있다"면서도 "더 나은 판단을 반복해서 쌓아간다면 그 격차는 조금씩 누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축구계 진출을 준비하는 이들에게도 AI 활용 능력은 새로운 경쟁력이 되고 있다. 고 교수는 "AI가 축구계에서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 빠르게 공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자신이 하고 싶은 업무 가운데 어떤 부분을 AI가 도와줄 수 있는지를 이해해야 한다. 이는 축구에만 해당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앞으로 거의 모든 직업군에 적용될 문제"라고 말했다.
또 "앞으로는 어떤 직업을 갖더라도 AI와 함께 일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며 "스카우팅을 하고 싶은 사람도, 지도자가 되고 싶은 사람도 자신이 맡을 업무에서 AI가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 명확히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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