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규민이 형은 아직 한국시리즈 안 가봤잖아요. 2위부터 단계 밟고 올라와야죠."
치열한 정규리그 선두 싸움 속에서도 베테랑 포수 강민호(41·삼성 라이온즈)의 유쾌한 '꺼드럭'이 취재진을 웃음 짓게 했다. 연장 혈투 끝에 천금 같은 결승타로 팀 승리를 견인한 뒤, 아직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아보지 못한 절친한 선배 우규민(42·KT 위즈)을 향해 능청스럽게 도발을 날린 것이다. 그만큼 순위 싸움이 치열하다.
삼성은 5일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연장 11회 혈투 끝에 4-3으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경기에서 교체로 출장한 강민호가 3-3으로 맞선 11회초 1사 1, 2루에서 결승 좌전 적시타를 쳐 삼성의 단독 1위 복귀를 이끌었다. 결승타의 주인공일 뿐 아니라 9회말 무사 1, 3루 대위기 상황에서도 김재윤과 배터리 호흡을 맞춰 무실점을 합작했다.
강민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KT 소속인 우규민도 생애 첫 정규시즌 1위를 간절히 바라고 있는 것 같다'는 취재진의 언급에 특유의 재치 있는 입담으로 맞받아쳤다.
강민호는 "규민이 형은 아직 한국시리즈를 못 가보지 않았느냐"며 "원래 단계를 밟아야 한다. 2등부터 거쳐 한국시리즈에 차근차근 올라와야지, 처음부터 정규시즌 1위로 직행해 우승까지 넘보면 안 된다"고 껄껄 웃었다.
강민호는 삼성 소속이던 지난 2024시즌 정규리그 2위를 차지한 뒤 플레이오프를 거쳐 데뷔 첫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은 'KS 유경험자'다. 반면 '베테랑 투수' 우규민은 아직 가을야구의 최종 무대인 한국시리즈 등판 기록이 없다. 먼저 '정규리그 2위 후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단계를 밟아본 후배 강민호가 1살 형인 우규민을 향해 귀여운 생색과 함께 기분 좋은 견제구를 날린 셈이다.
강민호는 "나 역시 그렇게 2위로 단계를 밟아 한국시리즈를 경험해봤다. 그러니 규민이 형도 이번엔 2위로 올라와 맛을 보고, 우승은 내년에 노려야 한다"며 첫 정규시즌 1위 트로피를 향한 자신의 열망을 재치 있게 표현했다.
사실 이날 경기는 강민호의 노련미와 승부사 기질이 완벽히 빛난 경기였다. 패색이 짙던 9회 위기 상황을 막아내며 팽팽한 흐름을 이어갔고, 11회 강민호의 결정적인 한 방이 터지며 삼성이 경기를 품었다.
강민호는 11회 결승 적시타 상황에 대해 "병살만 치지 말자는 심정이었다. 다음 (김)지찬이까지만 연결하고 죽더라도 혼자 죽자'는 마음뿐이었다"며 "다행히 적시타로 이어져 팀이 이길 수 있어 정말 기쁘다"고 설명과 함께 소감까지 더했다.
투수들을 다독인 비하인드도 털어놓았다. 9회 무사 1, 3루서 등판한 김재윤에게는 "'어차피 졌다고 생각하고 편하게 던지자. 도망가지 말고 초구부터 더 공격적으로 가자'고 주문했다. 재윤이가 완벽한 코스로 던져준 덕분"이라며 후배에게 공을 돌렸다. 4-3으로 앞선 11회말 마운드를 책임진 아시아 쿼터 투수 사토시에 대해서도 "초구 볼이 연달아 들어오길래 가운데만 보고 편하게 꽂으라고 유도했다. 구위와 제구가 점차 올라오고 있다"고 평가했다.
정규시즌 끝까지 이어지는 치열한 1위 싸움에 대해 강민호는 "처음으로 정규시즌 우승을 노려보고 있는데, 정말 이렇게 힘든 건가 싶다"며 혀를 내둘렀다. 이어 "사실 KT도 워낙 탄탄하고, 밑에서 LG도 무서운 기세로 치고 올라오고 있어 한 치의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 것 같다"면서 "방심할 틈은 물론이고 지금은 지치거나 힘들 여유조차 없다. 마지막 순간까지 온 신경을 집중하겠다"고 굳은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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