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적지에서 FC안양을 3-0으로 완파하고 10년 만에 지긋지긋한 천적 관계를 끊어낸 정경호 강원FC 감독이 선수단의 헌신과 전술적 이해도에 깊은 고마움을 전했다.
강원은 6일 오후 7시 안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6 27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데뷔전 데뷔골을 터뜨린 카림의 환상적인 프리킥 선제골과 후반 김건희, 모재현의 연속골을 묶어 안양을 3-0으로 완파했다.
이날 승리로 강원은 2016년 9월 이후 약 10년 동안 이어졌던 안양전 무승(2무 3패) 징크스를 털어내며 4위(승점 40)로 껑충 뛰어올랐다.
정경호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원정임에도 불구하고 정말 많은 팬이 찾아와 주셨다. 열정적으로 응원해 주신 덕분에 3-0 승리를 거둔 것 같다"며 "강원은 이런 팬들이 없었다면 지금 이 위치에도 있을 수 없었다.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승점 3을 따내는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 강투지 등 주축 센터백들의 부상과 아시안게임 대표팀 3명 차출 등 전력 누수 탓에 정 감독은 미드필더 서민우를 스리백의 중앙에 세우고, K리그 데뷔전에 나선 측면 수비수 카림과 박호영을 양옆에 배치했다.
정 감독은 "축구는 참 어렵다. 부상자가 많아 센터백 조합을 맞추기 힘들었고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고민이 깊었다"며 "상대가 잘하는 것을 틀어막고 우리가 잘하는 것을 하자는 생각으로 고참 선수들과 끊임없이 소통했다. 선수들의 생각을 적극 반영해 플랜을 짰다. '모든 선수가 감독이라는 생각으로 임하자'고 했는데, 오늘 모두가 강원의 감독이었던 것 같다"고 공을 돌렸다.

특유의 압박축구 대신 수비 라인을 내리고 실리를 택한 배경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털어놨다. 정 감독은 "선수단 풀은 한정되어 있고, 압박 축구를 계속 유지하다 보니 체력적 부담과 부상 등 여러 변수가 생겼다. 아시안게임에 3명이 차출되면서 스쿼드 구성이 더 어려워졌다"며 "선수단에 '이런 축구를 하고 싶다'고 솔직히 털어놓고 이해를 구했다. 선수들이 이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게 중요했다. 승리를 위해 전술 변화에 동의를 구했는데 선수들이 너무나 훌륭하게 수행해 줬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안양전 무승 사슬을 끊어낸 기쁨도 감추지 않았다. 정 감독은 "강원 사령탑에 오른 뒤 안양을 한 번도 이기지 못했기에 오늘만큼은 꼭 이기고 싶었다. 미팅 때도 선수들에게 안양을 반드시 잡자고 강조했다.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유병훈 감독을 상대로 승리를 거둬 더욱 특별한 날이다. 우리 선수단에 커다란 동력이 될 경기"라고 힘주어 말했다.
값진 완승으로 리그 4위까지 뛰어오른 정 감독은 곧바로 다가올 일정을 걱정하며 고삐를 조였다. 정 감독은 "기쁘지만 끝나자마자 다음 경기가 걱정된다. 당장 다가오는 수요일 전북 현대전인데, 전북을 상대로는 또 어떻게 싸워야 할지 깊이 고민해 봐야 한다"고 짚었다.
상위권 경쟁에 대해서는 "단독 선두 FC서울이 이미 우승 8부 능선을 넘었다고 본다. 강원은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티켓 순위 싸움을 벌여야 한다"며 "하지만 지금 우리의 가장 명확하고 현실적인 목표는 ACL도 아니고 파이널A(6위 이내) 진입이다. 9월 일정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올 시즌 전체의 최대 관건이다.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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