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야구 1위 KT 위즈가 신인드래프트에서도 미래와 현재 모두를 잡았다.
KT는 지난 21일 서울 롯데호텔 월드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린 2027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이승원(18·유신고)을 시작으로 최지만(35·울산 웨일즈), 김지율(18·충암고), 최민상(18·마산용마고), 김동영(18·공주고), 김지민(18·성남고), 최민영(18·야탑고), 조영우(22·연세대), 김단(18·휘문고), 안우석(18·경남고), 이지효(18·장안고)까지 11명을 지명했다.
부족한 좌완과 내야진을 최우선으로 보강하면서도 확실한 즉시 전력 자원이 나타나자 주저하지 않았다. 전체적으로는 현재보다 몇 년 뒤를 바라보되, 각 순번에서 팀에 가장 필요한 자원을 골라내는 데 초점을 맞췄다. 나도현(55) KT 단장은 "사전에 검토했던 선수들을 예상대로 지명할 수 있어 전반적으로 만족스럽다"고 총평했다.
올해 드래프트에서는 대학 선수 22명이 이름을 불렸다. 하지만 KT는 대학 투수를 무작정 늘리지 않았다. 이미 퓨처스에 성장시켜야 할 젊은 투수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충무 KT 스카우트팀장은 드래프트 후 스타뉴스에 "대졸 선수들은 아무래도 빠르게 실전에 투입할 수 있지만, 우리는 퓨처스에도 아직 1군에 올라가지 못한 투수들이 많다"며 "대졸을 또 뽑으면 결국 경기를 뛰어야 하는데 기회가 부족할 수 있다. 우리 방향성은 조금 달랐다. 조금 더 미래를 봤다"고 설명했다.


그 방향성을 상징하는 선수가 전체 5순위 이승원이다. 이승원은 지난해 팔꿈치 내측측부인대(MCL) 수술을 받고 올해 6경기 5⅔이닝밖에 던지지 못했다. 하지만 KT는 키 190㎝의 신체 조건과 안정적인 제구, 경기 운영 능력을 더 높게 평가했다.
부상도 선택을 가로막지는 않았다. 나 단장은 "MCL 수술 후 정해진 재활 프로세스가 있는데 현재 정상 범위 안에 있다고 보고 있다. 어깨는 원래 문제가 없었다"며 "통상적인 회복 기간을 잘 관리한다면 내년에는 MCL이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 팀장도 "이호민도 고민했고 김민훈도 상당히 괜찮게 봤다. 결국 투수로 가면서 이승원을 봤다"며 "왼손에 좋은 신체 조건을 가지고 있고 선발 자원으로 필요했다. 급하게 하기보다 미래를 보고 좋은 자원을 확보한 것"이라고 말했다.
2라운드에서는 방향이 완전히 달라졌다. 메이저리그 통산 525경기에 출전한 최지만을 선택했다. KT는 풍부한 경험과 장타력을 갖춘 즉시 전력 1루수·지명타자로 평가했다. 당초 최지만은 1라운드 지명도 예상되던 선수다. 2라운드까지 남자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나 단장은 "우리 전력 구성상 즉시 전력으로 활용할 수 있는 1루수와 지명타자 자원이 와서 굉장히 기쁘다"라며 "부상 부위 등에 대해서는 감독님과 상의했다. 선수가 베스트 퍼포먼스를 낼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전했다.


3라운드 김지율은 KT가 이번 드래프트에서 가장 만족스러워하는 선택 중 하나다. 2라운드급 선수를 잘 잡았다는 평가다. 나 단장은 "입단하면 이닝과 투구 수 등을 메디컬 체크를 통해 선수에게 맞게 커스터마이즈할 것"이라며 "회복하면서 자기 컨디션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줄 계획"이라고 밝혔다.
스카우트 현장의 평가는 더욱 강하다. 이 팀장은 "김지율이 우완 투수 중에서는 슬라이더가 톱이라고 본다. 슬라이더를 자기가 원하는 대로 조절할 수 있다"며 "삼진이 많은 투수는 결국 확실한 결정구가 있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이어 "짧게 던지면 시속 145~146㎞까지 나온다. 아직 몸도 어린 느낌이라 근력이 더 붙을 여지가 있다"며 "체계적으로 운동하면 구속도 충분히 올라갈 수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내야진을 뽑는 기준도 분명했다. '어디로 갈지 모르는 선수'보다 자신의 포지션이 확실한 선수를 선호했다. 4라운드 최민상과 5라운드 김동영이 대표적이다.
최민상은 마산용마고에서 줄곧 3루를 지킨 자원이다. 또한 올해 3루수 중 최고의 수비를 지녔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팀장은 "올해 타격은 조금 좋지 않았지만, 지난해에는 잘 쳤고 기본적인 힘도 있다. 무엇보다 (최)민상이는 3루 수비가 된다. 포지션을 바꿔야 하는 선수가 아니라 딱 3루수"라며 "민상이는 기본적인 파워를 가지고 있다. 3루수로서 갖춰야 할 요건들을 가지고 있다고 봤다"고 강조했다.
김동영을 향한 수비 평가는 더 강했다. 이 팀장은 "수비를 정말 잘한다. 올해 선수 풀에서 '얘는 유격수다'라고 확실하게 생각한 선수"라며 "지난해 뽑은 이강민보다 움직임이나 전체적인 스피드는 조금 더 빠르다. 이강민이 안정적인 느낌이라면 김동영은 좀 더 빠릿빠릿하다"고 설명했다. 타격에서도 "(김)동영이는 컨택이 좋고 밀어치기도 잘한다.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게 좋기 때문에 시간을 두고 잘 육성하면 된다"고 기대했다.


7라운드 포수 최민영 역시 명확한 장점을 보고 선택했다. KT는 어릴 때부터 전문 포수로 성장한 선수와 강한 어깨를 먼저 살폈다. 이 팀장은 "어깨만 놓고 보면 최민영이 가장 좋을 수도 있다"며 "빠르면 팝 타임이 2초 안에 들어온다. 어깨 강도만 보면 우리 평가에서는 가장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8라운드 조영우는 당장 퓨처스에서 활용할 수 있는 좌완이다. 유신고를 거쳐 연세대로 진학한 조영우에 대해 이 팀장은 "좌완이고 제구가 좋다. 결정구로 슬라이더도 많이 쓴다"며 "지금 퓨처스 경기에 나가도 될 정도다. 가장 큰 장점은 타점이 잘 안 보인다는 것이다. 특히 투구할 때 팔이 뒤에서 잘 감춰져 디셉션이 좋다. 고교 때보다 힘도 많이 붙었다. 구속은 조금 아쉬워도 공 자체의 힘은 좋아졌다"고 평가했다.
KT의 왼손 불펜 사정까지 고려하면 당장의 활용 가능성도 높다. 이 팀장은 "우리 팀에 왼손 불펜 자원이 많지 않다. 당장 1군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제구가 되고 일단 경기가 되는 선수"라고 귀띔했다.


9라운드 김단은 전형적인 육성형 원석이다. 야수에서 투수로 전향한 지 오래되지 않아 완성도는 떨어지지만, 직구 회전수가 2500~2600rpm까지 측정되는 등 데이터가 눈에 띄었다. 이 팀장은 "모든 데이터 수치가 상당히 높다. 프로 평균치 이상"이라며 "투수로서 잘 다듬으면 여러 가지 매력이 있는 선수"라고 했다.
10라운드 안우석도 KT가 예상보다 늦게까지 남았다고 본 선수다. 경남고에서는 유격수를 맡았지만, 프로에서는 2루 자원으로 바라본다. 이충무 팀장은 "(안)우석이는 손이 크고 힘도 있다. 발도 빠르고 야구를 야무지게 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6라운드 우완 김지민과 11라운드 내야수 이지효까지 더하며 11장의 선택을 완성했다. KT가 선수 평가에서 마지막으로 놓치지 않는 기준도 있었다. '인성'이다. 이 팀장은 "실력을 떠나 인성이 굉장히 중요하다. 팀 분위기도 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인성이 돼 있어야 한다"며 "아무리 야구를 잘해도 팀 케미스트리에 방해가 되면 쉽지 않다"고 강조했다.
KT는 2027 신인드래프트에서 어느 한쪽에만 무게를 싣지 않았다. 1라운드에는 구단이 "그 선수만 기다렸다"고 말할 정도로 확신한 미래의 좌완 선발을 품었다. 2라운드에서는 예상 밖으로 남은 메이저리그 출신 거포를 곧바로 잡았다. 여기에 2라운드급으로 평가했던 김지율, 확실한 수비 포지션을 가진 내야수, 당장 퓨처스에서 활용할 수 있는 좌완과 데이터가 뛰어난 육성형 원석까지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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