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드시리즈 3연패 도전이 허무하게 끝난 LA 다저스에 오타니 쇼헤이(32)의 '투·타 겸업'을 둘러싼 새로운 숙제가 생겼다. 부상을 안고도 계속 뛰겠다는 선수의 의지만 존중할 것이 아니라 이제는 구단이 적극적으로 제동을 걸어야 한다는 현지 비판까지 나왔다.
미국 매체 LA 타임스는 16일(한국시간) "다저스는 오타니의 부하 관리를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오타니를 향해서도 "몸 상태가 100%가 아니라면 다저스에 알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타니는 올 시즌 왼쪽 무릎과 오른쪽 이두근 문제에 시달렸다. 결국 지난 7월 3일을 끝으로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고 9월에는 올해 더 이상 투수로 나서지 않는 것이 확정됐다. 타자로는 출전을 이어갔지만, 시즌 막판부터 타격까지 급격하게 흔들렸다.
우려는 포스트시즌에서 현실이 됐다. 오타니는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NLDS), 밀워키 브루어스와 챔피언십시리즈(NLCS)까지 8경기에서 타율 0.192(26타수 5안타), 1홈런 3타점, 10삼진에 그쳤다.
급기야 NLCS 도중에는 오타니의 선발 제외로 갑론을박이 펼쳐졌고,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선수의 출전 의사를 존중하며 현지 매체들의 비판은 거세졌다.
앞선 13일 LA 타임스는 "다저스는 오타니를 포스트시즌 로스터에서 제외했어야 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정규시즌 내내 선수들의 체력을 관리해 10월에 최상의 전력을 만드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 다저스가 정작 몸 상태가 좋지 않았던 오타니에게는 같은 원칙을 적용하지 못했다는 지적이었다.

마지막 순간 자존심을 세웠지만, 그뿐이었다. 오타니는 16일 밀워키와 NLCS 4차전에서 약 두 달 만에 홈런을 터뜨렸다. 2회 2사 1, 2루에서 스리런을 때려 다저스를 4-0으로 앞서게 했다. 그러나 나머지 세 타석에서는 모두 삼진을 당했고 다저스도 4-6으로 역전패해 시리즈 4연패로 탈락했다.
LA 타임스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이번 탈락에 오타니에게도 책임이 있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건강하지 않은 오타니가 경기에 계속 나설 경우 선수 한 명의 경기력 저하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약 4억 달러 규모의 다저스 전력 전체가 함께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다저스는 가장 중요한 포스트시즌에서 중심타자인 오타니가 정상적인 타격을 하지 못했고, 결국 3연패 도전도 NLCS에서 끝났다.
그런데도 오타니에게 '이도류' 포기라는 선택지는 아직 없었다. 일본에서도 경기 후 가장 주목한 대목은 그의 내년 계획이었다. 오타니는 NLCS 종료 후 "2027년 다시 투수로 나설 생각이냐"는 현지 취재진의 질문에 "분명히 그렇다"고 답했다.
문제는 몸 상태다. 오타니는 왼쪽 무릎과 오른팔에 추가 수술이 필요한지를 묻는 질문에는 "아직 모르겠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LA 타임스도 "올겨울 휴식과 재활만으로 충분할지, 수술이 필요할지를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2024시즌을 앞두고 다저스와 10년 7억 달러(약 9335억 원) 계약을 체결한 오타니의 계약기간은 아직 7년이나 남았다. 오타니가 2016년 이후 한 시즌 132이닝을 넘긴 적이 단 한 번뿐이라는 이력을 고려했을 때 다저스도 오타니의 향후 투수 활용을 고민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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