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 참사 이후 물러난 핵심 인사들은 줄줄이 국회 증언대에 섰지만, 단 한 명은 끝내 자리를 비우고 있다. 이임생 전 대한축구협회 기술이사는 지난 7월 청문회에 이어 국정감사마저 소속팀 일정을 이유로 불출석을 통보했다.
20일 체육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오는 21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가 여는 대한체육회 등 7개 기관 대상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채택됐던 이임생 전 이사는 불출석 사유서를 냈다.
문체위는 이번 국감에서 이 전 이사를 상대로 지난 청문회에서 다루지 못한 대표팀 감독 선임 절차의 문제점을 집중 점검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 전 이사는 현재 테크니컬 디렉터로 활동 중인 나가월드FC(캄보디아) 훈련 일정을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대해 국회 문체위 소속 조계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측은 "국정감사는 헌법이 부여한 막중한 권한이자 국민을 대신해 국가 기관과 체육계의 잘못된 관행을 따져 묻는 엄숙한 자리"라며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는 핵심 관계자들이 정당한 사유 없이 불출석을 선택한 것은 국회를 무시하는 처사일 뿐만 아니라 체육계 비리와 현안을 숨기기에 급급한 무책임한 태도"라고 지적했다.
이어 의원실은 "특히 이임생 전 이사는 지난 청문회에 이어 이번 국정감사마저 캄보디아 팀 훈련이라는 궁색한 핑계를 대며 피하고 있다"며 "이는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해외 도피성 취업에 불과하며 비겁함의 극치"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이 전 이사는 이미 청문회 불출석으로 문체위 차원의 고발이 예정된 상태다. 하루빨리 증인 고발 건을 진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전 이사의 불출석은 앞서 국회에 섰던 다른 축구계 인사들과 대비되는 대목이다. 북중미 월드컵에서 1승 2패 최종 34위로 탈락한 뒤 지휘봉을 내려놓았던 홍명보 전 감독은 미국 자택에 머물다 직접 입국해 청문회장에 출석했다. 정몽규 전 축구협회장 역시 국회에 나와 의원들의 질의를 받았다. 반면 감독 선임 작업을 주도했던 이 전 이사는 연이은 소환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이 전 이사는 2024년 정해성 전력강화위원장이 사임한 뒤 공식 권한 없이 후임 사령탑 선임 업무를 넘겨받았다. 이후 심야 면담을 거쳐 홍명보 전 감독 선임을 최종 확정했다.

당시 전권을 위임받았다는 설명에도 논란은 가라앉지 않았다. 국회 현안 질의에서 동의 여부를 추궁받자 사퇴 의사를 밝혔고, 심야 면담 당시 최영일 부회장이 동행한 사실이 드러나 위증 혐의로 고발당했다.
월드컵 직후에는 곧바로 나가월드 테크니컬 디렉터로 부임했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국회 출석을 피하기 위한 행보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 전 이사 측은 조별리그 1차전 체코전 승리 당일 제안을 최종 수락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해외 체류를 이유로 청문회에 불참했다. 월드컵 직후 휴대전화를 바꾼 정황을 두고 증거 인멸 시도가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청문회 이후에도 이 전 이사는 언론 노출을 자제하며 캄보디아와 국내를 오가는 행보를 이어왔다. 반면 구단 SNS를 통해 훈련 및 현지 활동 모습이 지속적으로 공개되면서 축구팬들의 반발을 샀다.
최근에는 법적 공방 과정에서 기존 입장과 배치되는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특정감사를 통해 중징계를 요구하자 이달 초 서울고등법원에 소송참가 신청서를 냈다. 이 전 이사 측은 "정 회장이 '홍 감독으로 하라'고 지시했고, 김정배 전 부회장에게 계약 관련 지시를 받았다"고 밝혔다. 선임 발표 당시 "홀로 주도했고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공언했던 것과는 상반된 입장이다.
감독 선임의 절차적 정당성부터 거짓 증언 논란, 뒤바뀐 진술에 이르기까지 짚고 넘어가야 할 사안들은 여전히 풀리지 않은 상태다. 다른 관계자들이 국회에 출석해 입장을 밝힌 것과 달리 이 전 이사는 현지 일정을 이유로 불출석을 반복하고 있다. 고발 절차까지 거론되는 가운데 당사자의 직접적인 소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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