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플랜 B'도 제대로 통했다. 전날 긴장감 넘치는 상황 속에 저녁 경기를 치르고 곧바로 낮 경기에 나섰지만 디펜딩 챔피언 인천 대한항의 날개를 꺾어놓을 순 없었다.
헤난 달 조토(66) 감독이 이끄는 대한항공은 20일 여수 진남체육관에서 열린 부산 OK저축은행과 2026 여수·NH농협컵 프로배구대회(KOVO컵) A조 2차전에서 세트스코어 3-1(25-20, 16-25, 25-20, 25-20) 승리를 거뒀다.
전날 오후 7시에 시작한 대전 삼성화재전에서 3-1 승리를 거뒀지만 충분한 휴식을 치르지 못하고 곧바로 오후 1시 경기를 준비해야 했다.
헤난 감독은 '플랜 B'를 가동했다. 이날 한선수 대신 아시아쿼터 세터 야마모토 류(등록명 류)를 선발 투입시켰고 동시에 전날 부진했던 아포짓 스파이커 임동혁 대신 아웃사이드 히터로 영입한 외국인 선수 잰더 케트진스키(등록명 케트진스키)를 아포짓 자리에 배치했다.
결과적으로 대성공이었다. 한선수는 2세트 잠시 투입됐던 걸 제외하면 줄곧 벤치를 지켰고 케트진스키는 양 팀 최다인 24득점, 공격 성공률 52.38%를 자랑했다. 더불어 전날 리시브 효율에서 14.29%에 그치며 약점을 나타냈던 케트진스키가 리시브 부담을 덜며 팀 리시브 효율도 전날 25.68%에서 이날은 32.35%까지 끌어올렸다.
케트진스키가 아포짓으로 자리를 옮기며 아웃사이드 히터로 기회를 얻은 정한용은 12점을 터뜨렸다. 공격 성공률도 61.11%에 달했다.

경기 후 만난 헤난 감독은 "오늘은 위험한 경기였다. OK저축은행은 강팀이고 많이 공격적인 팀이다. 또 어제 경기가 9시 30분에 끝나 오늘 경기엔 그 전에 뛰었던 김규민이나 한선수 등 베테랑들이 체력 안배를 할 수 있게 했다. 류는 이런 상황에 대비해 항상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팀에 우승을 안긴 헤난 감독이지만 그 과정 속에서도 더 발전해야 한다는 걸 느꼈다. "지난 시즌을 치르면서 많은 것들을 배웠는데 그 중 하나가 한국 리그가 정말 굉장히 팽팽한 리그이고 팀들이 서로 경쟁할 수 있는 팀들이다보니까 그만큼 선수층이 두껍게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다양한 패턴과 해결 방법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걸 느꼈고 올 시즌은 그런 걸 해결할 수 있는 팀으로 나아갈 수 있게끔 준비했다. 현재까진 올바른 길로 잘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특히 한국 배구 역사의 살아 있는 전설인 세터 한선수가 건재하지만 아시아쿼터로 류를 영입한 의미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단순히 유광우가 트레이드로 팀을 떠나서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헤난 감독은 "류는 완성도가 있는 안전형 세터에 가깝다. 블로킹과 서브도 좋고 공격적이고 토스도 잘한다"며 "우리 팀에 있다는 게 기분 좋은 일이고 선수들과 어울리는 모습도 보기 좋다"고 칭찬했다.
한선수라는 1옵션, 임동혁의 컨디션에 따라 좌우를 오갈 수 있는 케틀린스키, 그리고 그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정한용이라는 카드, 나아가 한선수의 체력을 안배해줄 수 있는 데에서 나아가 팀의 플레이 스타일에 변화를 줄 수 있는 류라는 비장의 카드까지. 올 시즌 대한항공은 더욱 다양한 옵션을 가진 팀이 됐다. 올 시즌에도 가장 강력한 전력을 갖췄음이 단 2경기로 확연히 입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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