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프로농구(NBA)의 전설 고(故) 코비 브라이언트의 딸이 세계적인 패션쇼 무대에 당당히 오르며 모델로서 화려한 발걸음을 내디뎠다. 뜻깊은 런웨이를 앞둔 순간, 세상을 떠난 아버지와 여동생이 보낸 듯한 '운명 같은 신호'가 가족의 마음을 울렸다.
미국 뉴욕 포스트 등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코비의 장녀 나탈리아 브라이언트(21)는 지난 19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빅토리아 시크릿 패션쇼'에서 런웨이에 올랐다. 아버지 특유의 뚜렷한 이목구비와 특유의 당당한 분위기를 쏙 빼닮은 나탈리아는 이날 자신감 넘치는 워킹을 선보이며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모델로서 커리어 사상 가장 큰 무대에 오른 순간이었다.
코비 브라이언트는 지난 2020년 1월, 둘째 딸 지아나와 함께 헬리콥터를 타고 이동하던 중 캘리포니아주 칼라바사스에서 헬기가 산에 충돌하는 비극적인 사고를 당했다. 당시 브라이언트 부녀를 비롯해 탑승자 9명 전원이 현장에서 목숨을 잃어 전 세계에 큰 충격과 슬픔을 안겼다.
현장에는 코비의 미망인이자 나탈리아의 어머니 바네사 브라이언트가 동행해 첫 런웨이에 도전하는 딸의 곁을 든든하게 지켰다. 바네사는 개인 SNS에 백스테이지 영상과 응원 사진을 잇달아 올리며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특히 쇼가 시작되기 직전 바네사가 SNS를 통해 공개한 영상 하나가 팬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행사장에 도착해 차에서 내리기 직전, 차량 라디오에서 루트비히 판 베토벤의 '월광 소나타'가 우연히 흘러나온 것이다.
바네사는 라디오 화면을 찍어 올리며 "차에서 내리기 직전 '월광 소나타'가 흘러나왔다. 언제나 우리와 함께하는 코비와 지아나. 달콤한 신호들"이라는 글과 함께 붉은 하트 이모티콘을 덧붙였다.
'월광 소나타'는 코비와 바네사 부부에게 눈물겨운 사연이 깃든 곡이라고 한다. 생전 코비는 원정 경기와 훈련 등으로 가족과 떨어져 지내던 시절, 피아노 악보를 전혀 읽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아내를 향한 사랑을 담아 오로지 귀로 듣는 청음만으로 이 곡의 1악장 연주를 독학했다.
코비의 전 에이전트이자 LA 레이커스 단장인 롭 펠린카 역시 2020년 열린 추모식에서 "코비는 떨어져 있는 순간에도 바네사를 향한 사랑 속에 머물고 싶다는 이유로 피아노를 배웠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추모식에서도 팝스타 앨리샤 키스가 두 사람을 기리며 직접 '월광 소나타'를 연주해 전 세계 팬들을 울렸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무대를 앞둔 딸에게 하늘에 있는 아버지 코비와 2020년 헬기 사고로 함께 세상을 떠난 동생 지아나가 따뜻한 응원을 건넨 듯한 순간이었다. 팬들 역시 "코비가 지켜보고 있었다", "정말 기적 같은 타이밍"이라며 깊은 감동을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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