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가 2년 만에 가을야구에서 만났고 다시 한 번 1차전이 비로 인해 순연됐다. 그리고 묘한 미소를 짓는 한 선수가 있다. 2년 전 '그날'을 떠올리는 김태군(37)이다.
25일 오후 2시부터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KIA와 삼성의 2026 신한 SOL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PO·5전 3선승제) 1차전이 비로 인해 취소됐다.
2년 전 가을을 떠올리게 한다. 당시 한국시리즈 1차전 6회초 무사 1,2루에서 굵어진 빗줄기로 인해 서스펜디드 게임이 선언됐고 이틀 뒤 이어진 결국 만반의 준비를 하고 나온 KIA가 승리를 거두며 시리즈의 향방이 KIA 쪽으로 기울었다. 결국 KIA는 4승 1패로 우승을 차지했다.
그리고 2년 후 이번엔 KIA가 언더독의 위치로 PO에 올라 삼성을 상대하게 됐다. 이번에도 우천 취소가 묘하게 KIA에게 웃어주는 모양새다. KIA는 준PO에서 3연승을 거두고 올라왔지만 정규시즌 때와는 다른 중압감 속에 치른 3경기는 피로감이 훨씬 클 수밖에 없다. 하루의 휴식은 더욱 꿀맛 같을 수밖에 없다.
특히나 김태군에겐 좋은 기억이다. 2년 전 한국시리즈에서 1,2차전 6타수 3안타 2타점 맹타로 팀의 2연승을 이끌었던 김태군은 대구로 이동해 치른 3차전 데니 레예스의 7이닝 1실점(비자책) 호투에 꽁꽁 묶여 3타수 무안타 3삼진으로 고개를 떨궜다. 팀도 2-4로 패했다.
그러나 하루 뒤 열린 4차전은 달랐다. KIA가 경기 초반부터 삼성 에이스 원태인을 조기강판시키며 승리를 가져왔고 사실상 시리즈 향방이 KIA로 완전히 넘어온 경기였는데 그 중심에 김태군이 있었다.
1-0으로 앞서가던 KIA는 3회초 연이은 출루에 이어 소크라테스의 2타점 적시타로 점수 차를 벌린 뒤 2사 만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김태군이 바뀐 투수 송은범의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좌측 담장을 넘기는 그랜드 슬램을 터뜨렸다. 7-1로 크게 앞서가며 팀에 승기를 안겨다주는 한 방이었다. 결국 KIA는 9-2로 이겼다.

그렇기에 이날의 우천 취소가 김태군에겐 더욱 반갑게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 25일 PO 1차전 우천 취소가 확정된 뒤 취재진과 만난 김태군은 2년 전을 떠올리며 "그때 기억이 정확하게 난다. 10월 26일은 여기서 만루홈런 친 날"이라며 "25일엔 삼진을 3개 먹었다. 오늘은 (우천 취소로) 일단 지나갔으니 내심 조금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 시즌 크리스 페덱을 상대로 기록도 좋았다. 5타석에 나서 3타수 2안타 6타점을 기록했는데, 2안타가 홈런, 2루타였다. 삼성은 26일로 미뤄진 경기에도 그대로 페덱이 나선다고 밝혔는데 김태군은 "제가 할 수 있는 것만 하려고 한다. 안 그래도 주변에서 '페덱 킬러'라고 얘기를 많이 하시는데 타수가 너무 적다. 단지 성적이 좋다 보니까 주변에서 그렇게 얘기를 많이 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2년 전 일로 우승 포수가 됐다. 김태군에게 삼성은 좋은 기억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대구가 행운의 구장이 된 건 그보다 더 전의 일이었다. 2022년 삼성에서 뛰었던 김태군은 대구에서 타율 0.326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이후 KIA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뒤에도 대구에선 시즌 성적보다 좋은 성적을 냈고 지난해엔 대구에서 타율 0.409 맹타를 휘둘렀다. 올 시즌에도 타율 0.318을 기록했다.
김태군은 "저는 그때(2024년 KS) 이후로도 그렇지만 2022년도에 삼성에 왔을 때부터 라이온즈파크에서 제 나름대로 임팩트가 있었던 것 같다. 그 이미지가 그때부터 조금씩 바뀐 것 같다"고 힘줘 말했다.
올해는 하늘의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냐는 질문에 김태군은 "그 질문을 정말 많이 받았다. 이번엔 아직 경기를 시작 안하지 않았나. 그래서 동등하다고 생각한다. 2년 전에는 감사했었다"고 웃었다.
투수들의 휴식 시간이 늘어났다는 면에서 준PO부터 거치고 올라온 KIA엔 이날 휴식이 확실한 득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다. 김태군은 "저희가 하고 싶다고 해서 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하루라도 더 쉬면 아마 불펜 투수들한테는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투수쪽으로 보면 굉장히 긍정적인 신호"라고 전했다.
양 팀의 PO 1차전은 하루 뒤인 26일 오후 6시 30분부터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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