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
지난 4월 10일 NC 다이노스전에서 사이클링 히트 작성을 눈앞에 두고 2루에서 멈추는 것이 아닌 3루까지 내달리며 동료들의 탄식을 자아냈던 박승규(26·삼성 라이온즈)가 했던 말이다.
박승규는 가을야구에서도 팀을 위해 헌신하며 이 메시지를 몸소 실천하고 있다. 박승규가 가을에 삼성의 '미친 선수'로서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있다.
박승규는 KIA 타이거즈와 플레이오프(PO) 2경기에서 타율 0.400(5타수 2안타) 2타점 3득점 1볼넷 1몸에 맞는 공 1도루로 맹활약하고 있다.
2019년 2차 9라운드로 삼성에 입단했던 박승규는 국군체육부대(상무)를 거쳤고 지난해 복귀해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올 시즌 전반기 타율 0.286으로 활약하던 박승규는 후반기 0.220으로 부진했다. 그러나 구자욱이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 삼성의 외야 한 자리를 지켰다.


첫날 5번 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전했던 박승규는 5회 제임스 네일의 빠른 공에 머리를 맞았다. 이로 인해 네일은 조기 강판됐고 잠시 쓰러졌던 박승규는 일어서 1루로 걸어가더니 이후 도루까지 성공시키며 몸에 문제가 없다는 걸 증명했다. 이후 김영웅의 좌전 안타 때 홈까지 파고 들며 이날 유일한 득점의 주인공이 됐다.
2차전에서 삼성은 박승규를 2번 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전시켰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어제 2번에서 흐름이 많이 끊겼고 컨디션을 봤을 때도 승규가 (김성윤보다) 더 낫겠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이범호 KIA 감독 또한 "오늘은 (최)형우가 당연히 나올 것이라고 봤고 박승규가 컨디션이 좋아서 올라오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전했다.
팀이 0-1로 끌려가던 3회말 류지혁이 볼넷을 골라 출루했고 이재현의 희생번트로 2루까지 향했다. 그러나 김지찬이 유격수 팝플라이로 물러나며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나 박승규가 분위기를 바꿨다. 애덤 올러의 몸쪽 슬라이더를 공략했고 타구는 좌익선상을 타고 흐르는 동점 2루타가 됐다. 까다로운 몸쪽 타구를 왼발을 빼가면서 날카로운 타구로 만들어냈다. 삼성라이온즈파크를 가득 메운 팬들은 열광했고 2루에 안착한 박승규는 크게 포효하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이후 삼성의 기세가 완전히 살아났다. 구자욱이 우중간으로 타구를 보냈고 박승규가 홈을 파고 들었다. 르윈 디아즈의 투런 홈런으로 일찌감치 승기를 잡을 수 있었다.
5회에도 2사에서 집중력을 발휘했다. 이재현과 김지찬의 범타로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타석에 나선 박승규는 절묘한 코스로 땅볼 타구를 날려 내야안타로 출루했다.
2사 후에 만들어낸 놀라운 결과였다. 결국 올러를 강판시켰고 이후 등판한 이의리가 극심한 제구 난조에 시달리며 만루에서 밀어내기를 통해 박승규가 다시 한 번 득점했다.

6회에도 1사 2,3루에서 타석에 나선 박승규는 성영탁의 바깥쪽 공을 밀어쳐 워닝트랙에서 잡히는 큼지막한 뜬공 타구를 날려 3루 주자 이재현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경기 후 박진만 감독은 "리드를 당하고 있을 때 김지찬 팝플라이로 흐름이 끊겼고 끌려갈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승규의 적시타가 그동안 막혀 있던 걸 뚫어주면서 그 다음부터 줄줄 나갔던 것 같다. 그 포인트에서 승규의 역할이 아주 컸다"며 "박승규 선수가 중요한 동점타로 인해서 흐름이 온 것 같다"고 칭찬했다.
머리에 공을 맞고도 벌떡 일어나 도루를 했고 득점까지 안겼다. 하루 뒤 열린 경기에선 경기의 흐름을 바꿔놓는 게임 체인저로 팀에 승리를 안겼다.
삼성 홈 더그아웃엔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는 문구가 적혀 있다. 박승규는 여전히 팀을 위해 몸을 사리지 않고 있다. 구자욱은 불편한 다리에도 지명타자로 분전하고 있고 최고령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는 최형우는 시즌 때도 드물었던 좌익수 선발 출전을 감내하고 있다. 박승규가 준 울림은 삼성 선수들에게도 긍정적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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