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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계 댈 연차 아냐" 안혜진 이탈에 더 무거워진 책임감, 'FA보단 2연패' 세터 김지원의 눈부신 진화 [장충 현장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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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GS칼텍스 김지원이 10월 31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김천 한국도로공사와 2026-2027 HK흥국생명 V리그 여자부 개막전에서 경기 최우수선수로 선정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KOVO 제공
서울 GS칼텍스 김지원이 10월 31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김천 한국도로공사와 2026-2027 HK흥국생명 V리그 여자부 개막전에서 경기 최우수선수로 선정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KOVO 제공

"이런 저런 핑계를 댈 연차는 아니다."

경험 많은 세터가 떠난 빈자리엔 그만큼 더 커다란 책임감이 남았다. 디펜딩 챔피언 서울 GS칼텍스의 주전 세터 김지원(25)의 머릿속은 개막전을 승리로 이끌고도 더 발전해야 한다는 생각 뿐이었다.

GS칼텍스는 10월 31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김천 한국도로공사와 2026-2027 HK흥국생명 V리그 여자부 개막전에서 세트스코어 3-0(25-18, 25-21, 25-22) 완승을 거뒀다.

예리한 서브를 앞세워 상대 리시브 라인을 흔들었고 반면 GS칼텍스는 안정적 리시브를 바탕으로 김지원이 마음껏 뛰놀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줬다. 김지원은 주포 지젤 실바(등록명 실바)에만 집중되는 것이 아닌 새 얼굴 타나차 쑥솟(등록명 타나차)와 권민지에 중앙의 최가은, 오세연까지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완벽한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 시즌 종료 후 안혜진이 음주운전 적발로 팀을 떠나면서 김지원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진 상황이었다. 안혜진의 자리를 메우기 위해 트레이드로 박사랑을 영입했지만 여전히 우승팀 GS칼텍스의 공격을 이끄는 1옵션은 김지원이었다.

1세트부터 실바와 권민지, 타나차에 중앙 공격까지 고루 활용하며 기선제압에 성공한 김지원은 2세트 들어 실바의 활용도를 높였고 끌려가던 3세트엔 중앙 공격 비중을 더 높였고 긴 랠리 끝 직접 패스 페인팅을 통한 득점으로 역전극의 중심에 섰다.

경기 후 이영택 감독은 "김지원이 분배나 운영을 굉장히 잘했다"며 "그러다 보니 실바도 상대 집중 마크에서 벗어나 원 블로킹이나 1.5블로킹 상황에서 한결 편하게 공격할 수 있었다. 리시브가 안정되면서 중앙 공격도 섞다 보니 다양한 플레이가 나온 것 같다"고 칭찬했다.

서울 GS칼텍스 김지원이 10월 31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김천 한국도로공사와 2026-2027 HK흥국생명 V리그 여자부 개막전에서 서브를 넣고 있다. /사진=KOVO 제공
서울 GS칼텍스 김지원이 10월 31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김천 한국도로공사와 2026-2027 HK흥국생명 V리그 여자부 개막전에서 서브를 넣고 있다. /사진=KOVO 제공

경기 후 만난 김지원은 "코보컵 이후 부담을 느꼈는데 잘 헤쳐 나가서 이길 수 있어 기분이 좋다"며 활짝 웃었다. 안정적인 경기 운영의 비결로는 동료들의 헌신과 비시즌의 노력을 꼽았다. 그는 "시즌 전부터 다양한 플레이를 해보고 싶다고 말했는데, 오늘 리시브를 너무 잘 받아줘서 할 수 있는 걸 더 잘할 수 있었다"며 "작년에는 미들블로커 사용이 많지 않아 이를 높이려고 노력했다. 타나차가 오면서 삼각편대가 더 강해졌고, 미들블로커 2명과 속공 연습을 많이 한 것이 발전으로 이어진 것 같다"고 전했다.

2세트 중요 상황에선 실바의 비중을 높였다. 1세트 다양한 공격 패턴이 효과를 거뒀기에 2세트 실바이에 대해 김지원은 "점수 차이가 초중반에 비등하게 갈 때는 확실하게 포인트를 낼 수 있는 선수를 찾아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2세트 마지막에 연속 실점을 내줘 다음 세트에 영향이 있을 것 같아 확실한 공격수인 실바 쪽으로 몰아줬다"고 답했다.

3세트 긴 랠리 끝에 직접 득점을 만들어낸 '깜짝 패스 페인팅' 비하인드도 털어놨다. 김지원은 "원래 패스 페인팅을 잘 안 하는 타입인데 어제 연습 때 몇 개를 했더니 타나차가 오늘 경기에서 하나 해달라고 하더라. 갑자기 그게 생각이 나서 시도했다"며 미소 지었다.

팀을 오래 지켰던 안혜진의 이탈 이후 박사랑이 합류했지만 아직은 동료들과 호흡이나 여러 면에서 김지원의 어깨가 무거운 상황이다. 동시에 디펜딩 챔피언으로서 커다란 기대를 받고 있기에 더욱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까지 더해졌다. 김지원은 "책임감을 느끼기도 하지만 나도 이제 경험이 쌓였다"며 "이런 저런 핑계를 댈 연차는 아니기에 책임감을 안고 연습했다. 작년보다 나아졌으면 하는 마음으로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올 시즌 종료 후 데뷔 첫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 것도 강력한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 김지원은 "신경이 안 쓰인다고 하면 거짓말"이라면서도 "하지만 그게 내게 큰 책임감을 강요하거나 부담을 주는 건 아니다. 오히려 작년보다 올해 더 잘했으면 좋겠고 무엇보다 팀이 잘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크다"고 전했다.

실바 쏠림 현상을 지워내고 한층 다채로운 무기를 장착한 GS칼텍스. 그리고 그 중심에 한 단계 진화한 기량을 뽐내고 있는 김지원이 있다.

서울 GS칼텍스 선수들이 31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26-2027 V리그 여자부 김천 한국도로공사전에서 득점 후 함께 기뻐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서울 GS칼텍스 선수들이 31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26-2027 V리그 여자부 김천 한국도로공사전에서 득점 후 함께 기뻐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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