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년 전인 2024시즌 한국시리즈에서 KIA 타이거즈에 무릎을 꿇으며 눈물을 훔쳤던 베테랑 포수 강민호(41·삼성 라이온즈)가 마침내 지독했던 설욕전을 완성해냈다. 알고 보니 정상적인 타격이 불가능할 정도로 심각한 부상을 안고도 출전을 강행한 집념이 빚어낸 결실이었다.
삼성은 1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 플레이오프 5차전 KIA와 홈 경기서 6-1로 이겼다. 이 승리로 삼성은 시리즈 전적 3승 2패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는 데 성공했다. 2024시즌 이후 두 시즌만이다. 경기 종료 직후 만난 강민호의 표정에는 후련함과 함께 벅찬 감정이 교차했다.
사실 강민호는 이번 플레이오프 무대를 온전치 못한 몸 상태로 소화했다. 강민호의 본인 설명에 따르면, 심각한 옆구리 부상으로 인해 병원 검진 결과마저 좋지 않았고, 정상적인 풀스윙을 돌릴 수 없는 지경이었다. 타석에서 레그킥을 자제한 채 배트 중심에 공을 툭툭 맞히는 타격 방법으로 버텼던 이유다. 누가 봐도 몸 상태에 이상이 있는 모습이었다.
강민호는 이에 대해 "옆구리 쪽이 안 좋아 풀스윙을 돌리기가 힘든 상황이었다"며 "그래서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대기타석에서 '제발 앞에 주자가 좀 나가라'고 계속 기도했다. 주자가 나가야 번트라도 댈 수 있기 때문"이라고 털어놓으며 멋쩍게 웃었다.
박진만 감독이 강민호에게 벤치 대기와 휴식을 권유했지만, 강민호의 고집을 꺾을 수는 없었다. 그는 "감독님이 자꾸 빠지라고 하셨지만, '내 몸보다 지금 경기가 더 중요하다. 경기장에서 옆구리가 터지는 한이 있더라도 내가 만세를 부르고 나올 때까지 끝까지 마스크를 쓰겠다'고 말씀드렸다"며 비장했던 각오를 전했다. 박 감독도 강민호의 의지를 꺾진 못했다.
그가 이토록 통증을 참아가며 버틴 배경에는 2년 전의 아픔, 그리고 세간의 편견에 맞서려는 오기가 자리 잡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2년 전 첫 한국시리즈에서 KIA에 패해 분루를 삼켰던 강민호는 이번 맞대결을 단단히 벼르고 있었다. 2024 한국시리즈 당시 강민호는 4경기에 나섰지만, 타율이 0.154(13타수 2안타)로 다소 부진했다. 실책도 2개나 있었다.
강민호는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한국시리즈에 가서 지더라도 KIA한테만큼은 정말 지고 싶지 않았다"며 "반드시 복수를 해보고 싶었다. 게다가 언론을 비롯해 모든 전문가들이 (플레이오프에서) 우리가 질 거라고 예상하지 않았나. 그래서 더더욱 KIA를 이기고 싶었다"고 힘주어 말했다.
프로 통산 23년 차, 수많은 타이틀과 영광을 누린 베테랑이지만 사실 강민호에게 한국시리즈 우승 반지는 여전히 풀지 못한 마지막 숙제다.
한국시리즈의 의미를 묻자 강민호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꿈을 향해 또 한 걸음 다가섰다. 아프다고 여기서 쉬어버리면 다시 한국시리즈에 간다는 보장이 없다. 경기장에서 터지더라도 끝까지 해보자는 마음뿐이다. 이번에는 꼭 우승 반지를 끼고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내 모든 것을 쏟아붓겠다"고 결연한 출사표를 던졌다.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