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O 리그 우완 최다 출장에 빛나는 23년 차 베테랑 우규민(41·KT 위즈)이 프로 데뷔 후 처음 맞이하는 한국시리즈(KS) 무대에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
우규민은 3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릴 2026 신한 SOL KBO 리그 포스트시즌 삼성 라이온즈와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 1차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긴장보다는 설렘이 더 많은 것 같다. 어쨌든 수많은 경기를 뛰어왔기 때문에 긴장감보다는 설레는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무려 23시즌을 기다린 무대다. 우규민은 2003년 신인드래프트 2차 3라운드 전체 19순위로 LG 트윈스에 지명돼 2004년 1군에 데뷔했다. 이후 LG에서 13시즌을 뛰고 2017년 삼성으로 이적해 7시즌을 보냈다. 2024년부터는 KT 유니폼을 입었다.
그동안 선발과 중간계투, 마무리를 모두 경험했다. 2007년 30세이브를 거뒀고 2013년부터 3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달성했다. 2021년에는 24홀드를 기록했다. 올해도 51경기에서 1승 무패 5홀드 평균자책점 3.35로 KT 불펜을 지켰다.
정규시즌 종료 기준 통산 908경기에 등판해 1005경기의 정우람에 이어 역대 투수 출장 2위에 올랐다. 우완 투수로는 최초로 900경기 고지를 밟은 살아 있는 역사다.
하지만 정작 한국시리즈와 인연이 없었다. 공교롭게도 자신이 떠난 팀들이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LG는 우규민이 삼성으로 이적한 뒤인 2023년 29년 만에 통합우승을 달성했고, 삼성은 그가 KT로 떠난 직후인 2024년 한국시리즈에 올랐다.

우규민도 이 얄궂은 운명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LG를 나오고 LG가 우승했고, 삼성을 나오고 삼성도 한국시리즈에 가다 보니 뼈아픈 건 사실이다. 그래도 지금 당장 한국시리즈를 치른다는 게 너무 만족스럽다. 기다린 보람이 있다고 정리하면 될 것 같다"고 웃었다.
이번 상대 삼성에는 또 다른 무관의 베테랑 강민호(41)가 있다. KBO 최초 통산 2500경기 출장을 달성한 강민호는 지난해까지 한국시리즈 우승 반지가 없었다. 2024년 생애 첫 한국시리즈에서도 KIA 타이거즈에 패했다.
전날 미디어데이에서도 두 베테랑의 우승 반지는 화제였다. 박진만(50) 삼성 감독은 과거 삼성에서 함께했던 우규민을 언급하며 "내가 가진 반지 6개 중 하나를 주고 우리가 우승하겠다. 올해 우승 반지는 강민호가 끼도록 하겠다"고 농담했다.
우규민도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강민호와 비교해 누가 더 간절하냐는 질문에 "민호는 한국시리즈가 두 번째지만 나는 첫 번째다. 나는 원샷"이라고 답했다.
이어 "당연히 우승 반지를 끼고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순간으로 기억하고 싶다. 24년 만에 온 기회인데 또 안 올 수도 있다. 후배들에게도 무조건 우승해야 한다고 신신당부했다. 집중해서 4승만 빨리 따내자고 했다"고 강조했다.
후배들에게는 현실적인 조언도 남겼다. 우규민은 "솔직히 한국시리즈는 즐길 수 없다고 생각한다. 막상 경기에 들어가면 즐길 수 없다. 대신 후회하지 말고 공격적으로 했으면 좋겠다. 후회되는 플레이만 안 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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