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술사 이은결이 고(故) 전유성을 추모했다.
이은결은 30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고등학생 시절, 처음 선생님을 만났다. 그땐 그저 TV에서 보던 유명한 연예인으로만 여겼다. 어릴 적부터 마술을 좋아하셨다길래, 그냥 취미로 하시는 줄만 알았다. 그런데 한국에서 처음으로 마술대회가 열렸을 때 선생님의 후원으로 가능했다고 하더라. 그래서 이름을 딴 '전유성 상'도 만들어서 직접 수상자에게 수여하시며 잘 속여서 상을 준다고 했다"라며 "아마도 많은 오해도 받았겠지만 개의치 않으셨고, 묵묵히 길을 걸었다"라고 장문의 추모글을 남겼다.
그는 과거 고 전유성과 히말라야 여행을 함께한 사실을 언급했다. 그는 "뜬금없이 '히말라야 갈래? 병원 개원식에서 축하공연 좀 해볼래?'라는 말씀에 망설임 없이 따라나섰다. 사실 병원보다 에베레스트에 가본다는 설렘이 앞섰던 것 같다"라며 "그렇게 네팔 히말라야 체풀룽에서 '세상에서 가장 낮은 원정대'와 함께 토토 하얀 병원 개원식에 동행했다. 병원 자재 대부분을 한국에서 직접 공수했다며 자랑하시던 모습, 산길에서 함께 나눈 달콤한 밀크티와 끝없는 수다… 그때 비로소 선생님 앞에서 제 마음이 무장해제되었던 것 같다"라고 털어놨다.
또한 "선생님은 남들이 피식 웃고 넘길 아이디어들을 하나씩 실현해 냈다. 그러면서 알게 됐다. 선생님은 단순한 코미디언이 아니라, 코미디적 상황과 풍경을 연출하는 문화 연출가였다는 것.. 그 말도 안 되는 생각을 실현시키는 진짜 마술사 같은 분이라는 사실을"이라며 "'제멋대로 산다'라는 말이 흔히 부정적으로 쓰이지만, 선생님은 정말 자기다움으로 멋있게, 진짜 제멋대로 사셨던것 같다. 그 점을 저는 늘 동경하고, 감탄하고, 대리만족해왔던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은결은 "하늘에서도 그동안 뿌리신 씨앗들이 자라 만들어가는 풍경을 흐뭇하게 지켜보시며, 또 새로운 풍경을 연출하고 계시리라 믿는다"라며 "선생님과 함께했던 시간은 제게 더없이 큰 행운이자 행복"이라고 덧붙였다.
고 전유성은 지난 25일 오후 5시께 입원 중이던 전북대학교 병원에서 폐기흉 악화로 별세했다. 향년 76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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