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그 어느 해보다 시끄러운 2025 을사년 연말. 한 해를 마무리하며 올해의 연예계 10가지 뉴스를 정리했습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바쁘게 연말을 마무리하고 내년을 준비하고 있을 독자를 위해 스타뉴스 기자들이 뽑은 올해의 연예뉴스 톱 10을 만나보세요.

불편한 진실이 수면 위로 올라왔고, 배우는 은퇴를 선언했다. 불과 하루 만에 벌어진 일이다. 곧이어 '세컨드 찬스' 논쟁으로 번졌고, 정치권까지 나서 갑론을박을 벌였다. 2025년 한 해가 저물 무렵 불거진 조진웅(49·본명 조원준)의 과거사 논란은 그간 쌓아온 '국민 배우'라는 명성만큼이나 유례없는 파급력을 낳았다.
◆'정의의 아이콘' 뒤에 드리운 그늘
지난 5일 조진웅의 소년범 전력이 알려지며 파문이 일었다. 연예 매체 디스패치는 제보를 토대로 조진웅이 고등학교 재학 시절, 차량 절도와 무면허 운전, 성폭행 등 중범죄에 연루돼 소년보호처분을 받은 전력이 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조진웅이 과거를 숨기기 위해 본명 '조원준' 대신 부친의 이름을 예명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조진웅 소속사 사람엔터테인먼트 측은 "사실 확인 중"이라고 밝혔으나, 온라인상에는 과거 동창들의 목격담 등이 잇따르며 논란은 걷잡을 수 없이 확산했다. 20년 넘게 쌓아온 커리어가 단숨에 흔들리는 순간이었다. 결국 폭로 당일, 소속사는 공식 입장을 통해 "배우에게 확인한 결과 미성년 시절 잘못했던 행동이 있었음을 확인했다"고 지난 과오를 인정했다. 다만 "성폭행 관련한 행위와는 무관하다"며 성범죄 의혹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소속사 측은 "이는 일부 확인된 사실에 기반한 것으로 30년도 더 지난 시점에 경위를 완전히 파악하기에는 어렵고, 관련 법적 절차 또한 이미 종결된 상태라 한계가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성인이 된 후에도 미흡한 판단으로 심려를 끼친 순간들이 있었던 점 역시 배우 본인은 매우 무겁게 받아들이며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고개를 숙였다. 부친의 이름을 예명으로 사용한 것에 대해선 "과거를 감추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스스로 다짐하며 더 나은 사람이 되고자 한 결심에서 비롯된 배우의 진심"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여론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정의로운 형사', '우직한 리더', '불의와 타협하지 않는 주인공' 등 그가 작품 속에서 구축해 온 이미지와 과거사는 극명하게 대비됐다. 영화 '끝까지 간다', '암살', '독전', 드라마 '시그널' 등을 통해 조진웅은 단순한 연기자를 넘어 우리 사회가 기대해온 어떤 '강직함'의 상징처럼 소비돼 왔다. 그렇기에 그가 과거 타인에게 상처를 입힌 가해자였다는 사실은 단순한 실망을 넘어 배신감으로 다가왔다.
◆쉼표 아닌 마침표, 전격적인 은퇴 선언

사태 이튿날, 조진웅은 배우 생활을 접겠다고 선언했다. 쉼표가 아닌 마침표였다.
조진웅은 6일 소속사를 통해 "과거 불미스러운 일로 인해 저를 믿고 응원해 주신 모든 분께 실망을 드린 점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이 모든 질책을 겸허히 수용하고, 오늘부로 모든 활동을 중단, 배우의 길에 마침표를 찍으려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것이 저의 지난 과오에 대해 제가 져야 할 마땅한 책임이자 도리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한 인간으로서 스스로 바로 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성찰하겠다.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죄드린다. 사랑하고 존경하는 모든 분께 감사했다"고 전했다.
구구절절한 변명도, 자숙 기간에 대한 언급도 없었다. 오로지 '인정'과 '떠남'뿐이었다. 영화계를 대표하는 '천만 배우'였던 그의 전격적인 은퇴 선언은 또 다른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미성년 시절의 과오가 한 인간의 평생을 결정짓는 족쇄가 되어야 하는가'라는 해묵은 논쟁에 다시 불을 붙인 것이다.
◆'세컨드 찬스' 논쟁..'장 발장'에 빗댄 옹호론까지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7일 자신의 SNS를 통해 "대중에게 이미지화된 그의 현재는 잊혀진 기억과는 추호도 함께 할 수 없는 정도인가"라며 조진웅을 향한 옹호 입장을 밝혔다.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청소년 시절의 잘못을 어디까지, 어떻게, 언제까지 책임져야 하는가"라며 목소리를 냈다. 반면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조진웅을 옹호하는 진보 진영 인사들을 향해 "다들 제정신인가? 좌파 범죄 카르텔 인증하느라 정신이 없다"고 비판했다.
법무법인 호인 김경호 변호사는 조진웅을 소설 '레미제라블'에서 빵을 훔치다 과잉 처벌을 받은 장 발장에 빗대면서 옹호했다. 또한 "조진웅을 난도질하는 것은 정의 구현이 아니라, 무결점의 인간만을 허용하려는 집단적이고 병적인 도덕적 광기의 결벽증"이라고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조진웅의 소년범 전력을 최초 보도한 디스패치 기자 2명이 소년법 제70조(조회 응답 금지)를 위반했다며 고발장을 제출하기도 했다. 배우 정준 역시 "만약에 우리의 잘못을 내 얼굴 앞에 붙이고 살아간다면 누구도 대중 앞에 당당하게 서서 이야기할 수 없을 것"이라며 옹호론에 힘을 보탰다.
그러나 "과거의 실수일 뿐"이라는 옹호론은 곧 거센 역풍에 직면했다. 조진웅이 배우로 데뷔한 이후에도 폭행, 만취 운전 등 크고 작은 물의를 일으켰다는 추가 증언들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결국 이번 사건은 단순한 진영 논리를 넘어, '연예인에게 요구되는 도덕적 무게'가 얼마나 엄중한지를 다시 한번 각인시킨 2025년 연예계 최대 사건으로 기록됐다.
◆멈춰버린 '두 번째 시그널'

조진웅의 은퇴 선언으로 내년 공개 예정이었던 tvN 기대작 '두 번째 시그널'(시그널2)의 향방도 불투명해졌다. tvN은 지난 19일 입장문을 내고 "'두 번째 시그널'은 10년을 기다려 주신 시청자 여러분을 향한 마음을 담아 2026년 하절기 공개를 목표로 정성을 다해 준비해 온 작품"이라며 "현재 상황을 마주한 저희 역시 시청자 여러분의 실망과 걱정에 깊이 공감하며, 무겁고 애석한 마음"이라고 전했다.
이어 "'두 번째 시그널'은 기획부터 제작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스태프와 배우, 관계자들이 함께한 작품"이라며 "드라마가 지닌 가치를 지키기 위해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작품과 시청자 여러분을 위한 최적의 방안을 찾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덧붙였다.
'두 번째 시그널'은 2016년 인기를 끈 tvN 드라마 '시그널'의 후속작이다. 조진웅 사태로 방영 취소 가능성까지 거론되던 가운데, tvN의 이번 입장 발표는 시기를 조정하더라도 추후 공개 여지를 열어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조진웅이 핵심 인물을 맡은 만큼, 촬영분 편집이나 재촬영은 쉽지 않은 상황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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