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이후 직장 내 괴롭힘 이슈로 주목을 받은 MBC 기상캐스터 고 오요안나 유족이 가해자로 지목한 기상캐스터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을 지켜보며 피고 측의 주장에 재차 분통을 터트렸다.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합의48부(부장판사 김도균)는 16일 고 오요안나 직장 내 괴롭힘 관련 손해배상 소송 5번째 변론기일을 열었다. 현장에는 양측 변호인과 고 오요안나 유족 등이 참석했다.
이날 재판부 변경 갱신 등으로 새롭게 소송을 마주한 판사는 양측의 입장을 취합한 이후 이날 예정돼 있던 증인 신문에 대해 언급했다. 하지만 채택했던 4명 모두 법정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앞서 기상캐스터 1명이 15일 불출석신고서를 제출했고 피고 측에서 신청한 기상팀 PD도 지난 3월 불출석 입장을 전한 바 있다. 가해자로 지목된 기상캐스터 2명의 경우 폐문부재 등으로 출석요구서 송달이 되지 않은 것 같다고 재판부는 판단했다.
이후 피고 측은 "저희 쪽에서 신청한 기상팀 PD의 경우 다음 기일에는 출석하겠다는 입장을 전해왔다"라고 밝혔고 유족 측이 신청한 또 다른 기상캐스터의 경우 비공개 신문이 필요해보인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와 함께 재판부는 증인 신문 날짜를 6월 18일로 잡고 "불출석한 기상캐스터 2명의 경우 주소 보정 절차를 밟도록 하며 다음에도 불출석할 경우 과태료 부과도 검토하겠다"라고 밝혔다.
변론 직후 고인의 어머니와 친오빠 등은 스타뉴스에 입장을 전하며 이날 피고 측에서 언급한 내용에 대해 다소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들은 피고 측이 질의한 부분에 대해 "공개하면 안 되는 부분을 공개했다"라며 부적절했다는 입장을 밝히고 "재판 때 언급되긴 했지만 공개하는 것 자체로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분"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고인의 어머니는 "저번 재판 때부터 유서 조작을 언급하기도 하고 계속 이렇게 의문을 제기하는 부분이 불편할 따름이다. 계속 뭐라도 걸려보라는 식으로 던져보는 거다. 그것들 때문에 상처를 받는 것이고 약속도 안 지켜진 부분도 두 세가지 된다"라고 말했다.
고 오요안나 유족은 지난 2025년 10월 고 오요안나의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로 지목된 기상캐스터 2명 등 총 3명에 대한 증인신청서를 제출했다. 유족 측 변호인은 스타뉴스에 "법원에 증인 신청을 한 상태이며 3명 모두 증인석에 서는 것이 우리의 바람"이라고 밝혔다.
이후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합의48부(부장판사 김도균)는 지난 1월 고 오요안나 직장 내 괴롭힘 관련 손해배상 소송 4번째 변론기일에서 증인 채택과 관련한 양측의 의견을 들어봤다. 유족 측은 신청한 3명에 대한 신문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반면 A씨 측은 당시 고인과 함께 일했던 기상팀 PD를 증인으로 요청하고 "망인과 업무교류가 많았고, 근무태도나 피고와 망인의 관계 등을 기억하고 있는 상황이라 증인을 신청했다"라고 전했다.
재판부는 이에 "양측이 크게 이의가 없다면 원고 증인 3명과 피고 증인 1명을 채택하기로 하며 "입증 책임이 원고에게 있는 사건이고 원고가 증인들을 접촉하지 못하는 상황이라, (증인들을) 다 받아주는 대신 피고 측 증인도 채택하는 것으로 하겠다"라고 설명했다.
고 오요안나는 향년 28세 나이로 2024년 9월 세상을 떠났다. 부고는 고인의 사망 이후 3개월 만인 2024년 12월 세간에 알려졌다. 이후 고인이 생전 동료들에게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이에 파장이 일자 MBC는 오요안나 사망 4개월 만에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고 "외부 전문가를 위원장으로 하는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라며 "내부적으로 자체 조사를 진행했고, 신속하게 진실이 규명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할 계획이다. 정확한 사실관계를 밝혀 유족들의 아픔이 치유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라고 전했다.
고용노동부도 지난 2025년 2월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서부지청과 합동으로 특별근로감독팀을 구성해 MBC에 대해 특별근로감독에 착수했고 "기상캐스터는 근로자에 해당되지 않는다"라고 보면서도 "괴롭힘으로 볼만한 행위가 있었다"라고 결론을 내렸다. 고용노동부가 직장 내 괴롭힘을 인정한 것은 고 오요안나가 사망한 지 약 8개월 만이다.
MBC는 공식입장을 통해 "고용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 결과를 매우 엄중하게 받아들인다"라며 고 오요안나와 유족에게 조의를 표했다. 이어 "재발 방지 대책 마련과 조직문화 개선, 노동관계법 준수를 경영의 최우선 과제로 올려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라며 "고 오요안나 씨에 대한 '괴롭힘 행위가 있었다'는 고용노동부의 판단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조직문화 개선을 위한 노력을 지체 없이 수행하겠다. 관련자에 대해서는 적절한 조치를 하겠다"라고 전했다. 또한 "앞서 노동부에 제출한 '조직문화 전반에 대한 개선계획서'를 바탕으로 이미 개선 조치를 진행하고 있다"라며 "이번 발표를 계기로 미진한 부분은 없는지 거듭 확인하고 보완해 나가겠다"라고 전했다.
MBC는 "프리랜서 간, 비정규직 간 발생할 수 있는 문제도 최대한 빨리 개선할 수 있는 제도를 더 보완, 강화하겠다. 현재 운영 중인 클린센터를 확대 강화해 괴롭힘이나 어려움을 곧바로 신고하고 개선할 수 있게 하겠다. 고용 형태와 상관없이 동료들이 이를 인지했을 때는, 익명성을 담보 받고 신고할 수 있도록 개선하겠다"라며 "일부 프리랜서들의 근로자성 판단에 대해서는 법적 검토를 거쳐 조속한 시일 내에 합당한 조치를 시행하겠다"며 "고 오요안나 씨의 안타까운 일에 대해 유족들께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라고 전했다.
이후 MBC는 A씨와 즉각 계약 해지 결정을 내렸으며 이외에 가해자로 지목된 나머지 3명에 대해서는 재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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