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넷플릭스 시리즈 '참교육'의 히트로 '교권보호국'에 대한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실제 교권보호위원회 심의위원의 글이 눈길을 끈다.
11일 작가 겸 문화평론가 겸 변호인 정지우 변호사는 '참교육'과 관련한 자신의 생각을 게재했다.
정지우 변호사는 "사실, 나는 대한민국 교권보호국 감독관은 아니고, 교권보호위원회 심의위원이었다. 교권 침해를 저지른 아이들을 조사하고, 최종적으로 처분을 내리는 역할이었다. 보통 소위에는 전직 교사, 경찰 등 다양한 위원들이 있었는데, 변호사는 나 하나였다. 딱히 의도한 바는 아니었지만, 소위에서 나는 항상 '강경파'에 속했다. 어쩌다 보니, 이건 구성요건 다 인정되고, 여기 안 오고 법정 갔어도 형사 처벌 사안이다, 교내봉사 정도로 넘어가면 안 된다, 라는 게 주로 내 역할이 되었다"라고 입을 열었다.
정 변호사는 "온갖 사안들을 다 봤지만, 보통 학교 밖 교권보호위원회까지 오는 사안들은 '하루이틀' 사안이 아니다. 단발성이나 경미한 사안들은 학교 내 '생활교육위원회'에서 처리된다. 그런데 도저히 학교 내의 시스템으로 처리가 안 되면, 교사가 참다 못해 학교 밖의 '교권보호위원회'에 일종의 지원 요청을 하는 것이다. 보통 선생님들 만나보면, 그 때까지 정신적 고통이 극심했고, 정신과 상담 받고, 우울증 약까지 먹는 상태에 이르러서야 교권보호위원회에 온다. 자기가 학생을 이런 데 보낸 것에 대해 죄책감에 떨면서 말하기도 한다"라며 "그런데 사실, 교권보호위원회에서 내리는 조치라는 것도 보통 대단치 않다. 기껏해야 교내봉사, 사회봉사, 외부 특별교육, 조금 심하면, 학급교체, 전학 정도인데, 내가 맡은 심의에서 한 번도 '학급교체'까지도 나온 적이 없다. 사실, 나는 전학까지도 주장한 사안들도 있었는데, 보통은 사회봉사 정도에서 끝나게 된다. 그렇지만, 선생님들이 원하는 건 대체로 '그 정도만이라도'였다. 그러니까, 이 아이가 '자기가 잘못한 줄이라도 알았으면 좋겠다'인 것이다"라고 실상을 전했다.
그는 "선생님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교권보호위원회에 사안을 보내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결심이 필요하다고 한다. 혹시 나만 유난 떠는 건 아닐지, 학교에 폐 끼치는 건 아닐지, 학생을 포기하고 내쫓게 되면 교육자로서 실패한 건 아닐지, 같은 온갖 고민들 속에서 정당한 '심의' 한 번 받는 것에도 큰 고민을 한다. 그렇게 몇 년을, 이 학급, 저 학급에서 문제 일으키던 아이가 한 선생님의 결심으로 여기까지 온다"라며 "개인적으로는 이 교권보호위원회 제도가 조금 더 활성화되면 좋겠다. 어차피 체벌, 별점, 훈계로 잘 교육도 안 되고, 교내에서 열리는 생교위에도 한계가 있으니, 학교에서 문제되는 아이들이 보다 학교 '외부'의 기관과 더 잘 연계된다면 좋을 듯하다. 그러려면, 교내에서도 교감, 교장 선생님 등도 이러한 교사들의 권리 보호에 보다 적극적이어야 한다. 아이들도 '학교 바깥'까지 한 번 불려 갔다 오면, 여러모로 더 조심하게 된다고 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정 변호사는 "최근 넷플릭스 드라마 '참교육'은 그야말로 헌법을 초월한 판타지 폭력 교육을 다룬 드라마인데, 현실에서는 그런 사안이 흔치는 않다. 많은 사안들이 교육 가능한 범위에 있기도 하다. 중요한 건, 학교 안팎의 긴밀한 연계다. 학폭을 당하는 아이들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신고하고, 사안 조사가 신속하고 철저하게 이루어지며, 확실한 처벌을 내리는 시스템. 교권을 침해한 아이들에 대해서도 눈치 보지 않고 교사가 자신의 권리 보호와 학생 교육을 위해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 이런 시스템이 실질적으로 잘 작동한다면, 지금 제도로도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라고 전했다.
끝으로 그는 "위원회에서 하나 아쉬웠던 게 있다면, 법적 전문성의 부족이다. 나도 바빠서 모든 심의에 참여할 수 없었는데, 아무래도 다른 위원들이 법 전문가가 아닌 교육 전문가나 학부모 위원들이다 보니, 법적으로 명료한 시비를 가려야 하는 부분에서 아쉬울 때가 종종 있었다. 심의에서 소리지르며 욕하던 학생도 있었는데, 지금 이것도 명예훼손에 모욕으로 입건될 수 있다고 명확히 지적할 사람이 나밖에 없었다. 우리 시대는 폭력이 불가능하므로, 법이 엄정해져야 한다. 법과 시스템을 통한 명료한 해결이 자리잡길 바라본다"라고 덧붙였다.
'참교육'의 인기로 학교폭력, 교권보호국에 대한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실제 교권보호위원회 소속의 변호사가 이처럼 현장의 이야기를 전해 더욱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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