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치적 의도?) 그런 것 없어요. 저는 좌도 우도 모두 웃기고 싶어요."
걸 그룹 리센느 멤버 원이의 '무섭노' 발언을 둘러싼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가운데, 개그맨 김시덕이 '무섭노'는 경상도 방언에서 쓰이는 의문형 종결어미라며 지나친 정치적 해석을 경계했다.
김시덕은 6일 스타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SNS 글을 올린 뒤 주변 반응에 대해 "일반적인 사람들은 '당연한 걸 가지고 프레임을 씌우지 말자'는 분위기"라며 "정치에 너무 몰입해 사는 분들은 여전히 서로 싸우고 계시지만, 저희처럼 그냥 현생을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은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울산 출신인 김시덕은 지난 5일 SNS를 통해 "경상도 사투리가 맞다"는 취지의 글을 올리며 원이를 옹호했다. 문장 끝에 '노'를 붙였다는 이유로 '일베식 말투'라고 단정하는 건 지나친 해석이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경남 거제 출신인 원이는 최근 사투리로 '무섭노'라는 표현을 썼다가 난데없이 '일베' 논란에 휘말렸다. 다큐멘터리 영화 '어른 김장하'를 연출한 김현지 PD가 지난 1일 SNS를 통해 해당 표현을 두고 '일베식 혐오 표현'이라고 지적하면서 온라인상에서 찬반 논쟁이 이어졌고, 정치권에서도 관련 언급이 나오며 논란은 더욱 확산했다. 특히 조국 조국혁신당 전 대표는 지난 5월 자신의 SNS를 통해 "노무현 대통령을 조롱하는 차원에서 일베가 문장 끝에 '노'를 붙여 사용하는 것을 옹호하며 부산, 영남에서도 그렇게 쓴다는 사람들이 있다"고 꼬집었다.
김시덕의 SNS 글에도 공감과 반박이 엇갈렸다. 그러나 그는 글을 올린 것에 대한 부담은 없다고 털어놨다. 김시덕은 "내가 지금 엄청 핫한 사람도 아닌데, 그런 걸로 융단폭격을 받는다고 누구에게 피해를 줄 만큼 영향력이 있는 사람도 아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원이가 유튜브 콘텐츠에서 사용한 '무섭노'라는 표현을 두고 '일베식 혐오 표현'이라고 지적했고, 온라인상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정치권도 논쟁에 가세해 불을 지폈다.

일부 반박 댓글에 대해서도 크게 개의치 않는다고 했다. 그는 "신경 안 쓰려고 한다. 그런 분들과 말을 섞으면 결국 논쟁만 벌어진다"며 "SNS든 어디든 될 수 있으면 저를 오랫동안 아시는 분들과 소통하려고 한다. 생판 모르는 사람과 언쟁하는 걸 즐기는 스타일이 아니다. 글을 하나 올리면 '아, 저렇게 생각하는구나' 정도로 봐주셨으면 한다. 괜히 휩쓸리려고 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정치적 의도에 대해서도 분명히 선을 그었다. 그는 "그런 의도는 전혀 없다. 좌도 우도 우리나라 사람이니까 다 웃기고 싶다"며 "뭐 하려고 굳이 정치색을 드러내나. 한쪽에게 욕을 먹거나, 다른 한쪽에게 이득을 얻거나 그럴 생각도 없다"고 강조했다.
SNS 글 이후 과거 '사투리 능력평가' 콘텐츠를 다시 올려달라는 요청도 이어졌지만, 그는 "조회수가 많이 안 나온다"고 웃으며 말했다.
김시덕은 과거 '개그콘서트'의 '생활 사투리' 코너로 큰 사랑을 받았다. 특히 경상도식 프러포즈를 담은 유행어 '내 아를 낳아도'로 대중적인 인기를 끌었다.
김시덕은 '무섭노'가 실제 경상도 사투리인지에 대한 논란과 관련해서는 세대와 지역에 따라 사용하는 표현이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시덕은 "10대들이 알고 있는 사투리와 50~60대, 70~80대가 쓰는 사투리는 다르다. 그래서 '이건 사투리가 아니다'라는 말도 나오고, 반대로 '우리는 예전부터 썼다'는 분들도 계신다"며 "소도시마다 억양과 단어도 조금씩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활발히 활동하던 시절 사투리 개그를 하면서 방언학 자료나 관련 서적도 많이 공부했다"며 "지역별 차이도 알고 있지만 일반인들은 그런 부분까지 알기 쉽지 않다. 그래서 주제넘게라도 SNS에 글을 올렸다. 저보다 향토 문화나 토속어 전문가들이 설명해 주시면 더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겸손하게 말했다.

김시덕은 이번 논란이 과도하게 정치적으로 소비되고 있는 현실도 우려했다.
그는 "한창 떠오르는 아이돌이 PD도 앞에 있는데 굳이 논란을 만들려고 일부러 그런 표현을 썼겠는가. 상식적인 사람이라면 그런 의문이 들지 않겠는가"라며 "어떻게든 프레임을 씌우고 공격하고 헐뜯고 싸우려는 사람들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저도 DM으로 욕을 정말 많이 받았다. 인격 모독도 하고 '네가 뭐라고 나대냐'는 말도 들었다"며 "저는 답하지 않는다. 말을 섞어봤자 싸움만 난다"고 털어놨다. 끝으로 그는 "요즘은 뭐든 꼬투리 하나만 잡으면 싸움을 걸고, '긁혔네' 하면서 재밌어하는 분위기가 있는 것 같다"며 "혐오의 시대가 점점 심해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한편 김시덕은 지난 5일 자신의 SNS에 "세상이 와이리 '무섭노?' 경상도에서 나고 자라 아무 생각 없이 사투리를 쓰면서 살다가 경상도 사투리로 돈을 벌기 시작하며 정말 많은 방언 관련 자료들과 책들을 찾아보았었다. 리센느 원이 님이 썼던 '무섭노'는 의문형 종결어미가 맞다. 언제부터 '-노'라는 사투리를 쓰면 일베로 몰아가는 분들이 있어서 '뭐라노, 와이카노, 일베 아이다'라고 대꾸했었다"고 밝혔다.
이어 "경상도 사투리 역시 깊게 알아보면 '있어요? 없어요?'를 예를 들어 경북은 '있니껴? 없니껴?', 경남은 '있으예? 없으예?'다. 더 깊게 알아보면 부울대(부산 울산 대구) 같은 광역시 사투리에서도 다르고 더 깊게 들어가면 마창진(마산 창원 진해), 거통남(거제 통영 남해) 소도시 사투리도 서로 다른 점이 있다. 심지어 할매, 할배들이 쓰시던 사투리와 요즘 세대들이 쓰는 사투리가 또 다르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김시덕은 "억양만 남아 가고 단어들이 잊혀지며 종결어미까지 희미해지고 있는데, 사투리 역시 우리나라의 소중한 문화자산이라 생각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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