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로틱 스릴러의 전설 '위험한 정사'와 '원초적 본능'의 주인공


영화 '위험한 정사'와 '원초적 본능'으로 1980~1990년대 할리우드 에로틱 스릴러의 상징이 된 배우 마이클 더글러스(82)가 베드신 촬영의 비결을 털어놨다. 그의 답은 '신뢰', 그리고 액션신처럼 '합'을 맞추는 것이었다.
미국 CNN 방송 인터뷰를 인용한 영국 매체 LAD바이블 등에 따르면 더글러스는 최근 CNN 프로그램 '커밍 업'에 출연해 진행자 엘리자베스 와그마이스터와 인터뷰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 그는 베드신 촬영에 대해 "인티머시 코디네이터가 있든 없든, 그걸 해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신뢰"라고 말했다. 인티머시 코디네이터는 영화나 드라마의 노출·성적 장면에서 배우들의 동의와 경계를 조율하는 전문가다.
더글러스는 베드신을 액션 장면에 빗댔다. 그는 "섹스신은 격투 액션신과 아주 비슷하다"고 했다. 합을 정하고 동작을 하나하나 맞춰가는 격투 장면처럼, 베드신 역시 철저한 사전 약속과 호흡 위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는 상대 배우의 신뢰를 얻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촬영장에서 늘 "매우 조심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결국 신뢰의 문제이고, 누구도 상대를 이용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번 발언이 주목받는 건 더글러스가 앞서 인티머시 코디네이터 제도에 쓴소리를 했기 때문이다. 그는 2024년 5월 영국 잡지 라디오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경영진이 영화감독에게서 통제권을 빼앗아 가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비판했다. 다만 당시에도 "끔찍한 실수와 성희롱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그는 "내 경험상 남자 배우로서 상대 여배우가 편안하도록 책임지고, 충분히 대화를 나눈다"고 자신의 방식을 설명하기도 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그는 같은 해 "코디네이터가 생기기 전에도 선을 넘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우리끼리 알아서 해결했다. 그런 사람들은 평판이 나빠졌다"고도 말했다. 2년이 지난 지금, 제도의 필요성을 부정하기보다는 '신뢰'라는 본질로 무게중심을 옮긴 셈이다.
인티머시 코디네이터는 2017년 할리우드 거물 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의 성범죄 폭로와 '미투' 운동 이후 영화·방송 현장에 본격적으로 자리 잡았다. 더글러스가 샤론 스톤과 함께한 '원초적 본능'(1992), 글렌 클로스와 호흡을 맞춘 '위험한 정사'(1987)는 모두 이런 제도가 없던 시절에 촬영됐다.
더글러스는 두 작품의 흥행으로 '에로틱 스릴러의 제왕'으로 불리기도 했다. 할리우드 명배우 커크 더글러스의 아들인 그는 '월스트리트'(1987)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았고, 영화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1975)의 제작자로도 아카데미 작품상을 거머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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