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촌 "재산기부 시간필요, 배우는 늙어서"

[뉴욕 특파원 간담회]

뉴욕=김준형 특파원 / 입력 : 2008.04.09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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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이 8일(현지시간)뉴욕에서 특파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IT+콘텐츠, '디지털 특수 촬영' 집중 육성

-"언론은 국가 지원 안받는게 원칙"


-산하 기관장 거취.."뜻 같은 사람은 함께 간다"

-재산 기부, 연구 필요, 배우는,아주 늙은 뒤에 복귀

-골프 그린피 인하 등 '확실히' 할 필요



"문화를 중시하는 품격있는 나라를 만들겠다"

취임 한달을 갓 넘긴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8일 뉴욕에서 현지 특파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문화관광체육부 관련 정책 방향과 취임이후 불거진 논란 등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눴다.

장관취임후 언론과의 첫 공식 간담회가 된 이날 자리에서 유장관은 "큰 원칙'은 가닥이 잡혔고, 취임 100일 정도 되면 구체적인 계획을 밝힐수 있을 것 같다. 열심히 일하고 있고, '진도'는 빨리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IT+콘텐츠, '디지털 특수 촬영' 집중 육성

침체에 빠진 영화산업에 대한 대책으로서 유장관은 'IT와 콘텐츠의 결합'을 예로 들었다. 유장관은 "요즘은 헐리우드 영화도 중국세트에서 촬영한다"며 "발달된 정보기술(IT)과 콘텐츠를 접속할수 있는 디지털 특수촬영 부분을 집중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높은 기술이 필요한 '영화 후반작업'같은 고품격의 콘텐츠 제작을 싸게 할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상업적 경쟁력 강화와 더불어 예술성 높은 콘텐츠에 대한 지원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유장관은 "콘텐츠는 빈약해지고, 김기덕 홍상수 감독 같은 국제경쟁력을 지닌 분들의 작품에는 투자나 배급이 이뤄지지 않는다"며 "그런 부분은 국가가 나서서 사람과 콘텐츠를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스크린 쿼터'에 대해서는 연극인 출신 김명곤 전 장관과 달리 '원칙적으로' 스크린쿼터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스크린쿼터를 축소한 것은 받아들일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던 만큼 이제는 후속대책에 주력할수 밖에 없다는 현실론을 폈다.

"언론은 국가 지원 안받는게 원칙"

신문방송 겸업, 통신지원법 같은 언론 현안에 대해 유장관은 "언론은 기본적으로 (독립성을 위해) 국가의 지원을 받아서는 안된다고 본다"는 원칙을 밝혔다.

오지 지역에 신문을 공동배달하는 것은 정부가 지원할 수 있지만, 대도시 지역까지 예산 들여서 신문 배달해주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었다. 공배소 한군데당 매년 1억원씩 적자라는데 당장 바꾸기는 현실적으로 어렵고, 민영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장관은 "신문 방송 겸영은 '제한적인 허용'이라는게 정부의 기본 입장이다. 어디는 허용해주고 어디는 안해주고 할수는 없을 것이다. 본격적으로 작업에 들어가지 않았다"는 말로 구체적인 답변은 유보했다.

산하 기관장 거취.."뜻 같은 사람은 함께 간다"

기자들의 질문이 노무현 정부에서 임명된 산하 기관장에 대해 사퇴 종용파문에 집중되자 유장관은 곤혹스러워하며 더이상의 쟁점화를 피해줄 것을 부탁했다. 그러나 뜻이 같은 사람들과 함께 가겠다는 원칙은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파문'에 대한 유장관의 설명.

"원로언론인 모임을 상대로 한 강연 말미에 기자의 질문에 대해 자연스럽게 '좋은 방향으로 해보자'고 말한게 논란이 됐고, 상처도 남았다. '화합'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뜻이 같고 '소통'이 되는 사람은 같이 가겠다는 말이었고 그원칙은 그대로다. 함께 갈수 있으면 좋은 일이고, 본인들이 함께 가기 불편한 분들도 있을 것이니까, 본인들이 판단할 일이다. 거취를 강제할수 있는 방법은 없다"

사표를 산하 제출한 기관장 가운데 오지철 관광공사 사장은 반려되고 나머지 보류된 상태이다. 유장관은 이에 대해 "추가로 사의를 표명한 분도 있고 해서, 귀국하면 경영실적등을 전체적으로 판단해서 결정을 내려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코드'인사라는 비판에 대해 유장관은 " '코드'라는게 필요한가?"라고 되물었다. 그는 "코드가 맞는 사람을 앉히기 위해 나가라고 하는지는 결과를 보면 알수 있지 않나. 행정 정무 관련된 분이 올 자리가 있고 전문가가 있어야 할 자리가 있다."고 덧붙였다.

문화예술계의 뿌리깊은 갈등도 유장관이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분야.

그는 "능력이 될지는 모르지만, 중재자로서 예술관련 단체들의 화합과 통합을 지원하고 싶다"는 기대를 내비쳤다. 민예총과 예총이 함께 참가한 '제주 4.3 행사'같은 경우가 가장 모범적이었다고 소개한 그는 "그런 곳이라면 얼마든지 도와줄 수 있다"고 말했다.

"재산 기부, 연구 필요"...배우는,아주 늙은 뒤에 복귀

유장관은 인사청문회에서 개인적으로 문화계 지원을 위해 재산을 내놓을 의향을 비친바 있다. '이명박 대통령도 대통령 선거과정에서 재산 헌납의사를 밝혔었는데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유장관은 우선 소유하고 있는 극장(청담동 유시어터)은 무료로 공연장으로 활용할수 있도록 내놓았다고 밝혔다.

나머지는 재단도 만들고 해야 하는 문제여서 시간이 필요하고, 연구를 해야한다고 했다. 이대통령의 공약에 대해서는 "총선이 끝나면 하지 않겠는가"라고 짧게 답했다.

장관 이후에 '배우 유인촌'으로 복귀할 것인지, 혹은 '정치인 유인촌'으로 활동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확답을 피했다.

"미래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았지만, 눈치보지 않고,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논란을 일으키더라도, 장관직에 있을때 소신있게 하고 싶은 일을 밀어부칠것이라는 단단한 각오가 비쳤다.

유장관은 "연기는 나중에 아주 늙으면 다시 할 것이다. 지금은 어중간해서 맡을 배역도 없다"고 말했다. 50대 중반의 나이가 믿기지 않는 유장관이 '배우 유인촌'으로 돌아갈 시점은 아직 멀었다는 이야기이다.

골프 그린피 인하 등 '확실히' 할 필요

유장관은 APEC 관광장관회의 참석차 뉴욕을 경유했다. 그는 "관광적자가 100억달러가 넘었다. 어지간한 제조업 육성하는 것보다 관광객 유치하는게 경제에 도움이 될 정도"라며 관광산업 육성의지를 밝혔다.

실제로 관광단지에 대해 일반 산업단지와 같은 수준의 지원을 가능하도록 하는 등, 관광업계가 요청한 세제 및 규제완화는 취임하자마자 최대한 빨리 풀었다고 설명했다. 골프수요를 국내에서 해결하기 위한 제도 보완 같은 사안들은 실질적인 효과가 있도록 '확실히' 추진할 필요가 있지만 기획재정부 등 타 부처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부분이 많아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장관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도 만났다.

반총장은 유장관에게 새정부도 출범했으니 국제적인 문제에도 관심을 가져서 한국의 위상을 높여 달라고 부탁했다. 유장관은 문화관련 지원이 필요한 부분에는 힘닿는데까지 뒷받침하겠다는 말로 화답했다고 전했다.

"지금까지 해외홍보는 우선순위에서 밀려왔다"는 유장관은 기존의 '한국 문화원'을

명실상부한 '코리아 센터'로서 확대 개편하는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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