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만 돌파 '놈놈놈' 3가지 과제

전형화 기자 / 입력 : 2008.08.03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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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 최대 화제작인 김지운 감독의 '좋은 놈,나쁜 놈,이상한 놈'이 17일 만에 500만 고지에 올랐다. 이는 올 해 개봉한 영화 중 가장 빠른 기록이며, 올 해 개봉한 영화 중 가장 좋은 성적이기도 하다.

하지만 '놈놈놈'은 170억원 이상 순제작비가 투입됐기에 아직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여전히 배가 고픈 '놈놈놈'에 남은 과제 3가지를 정리했다.


#'놈놈놈', 이제 수익을 올려라

'놈놈놈'은 만주 벌판을 배경으로 한 웨스턴 작품이기에 기획부터 상당한 제작비가 예상됐다.

쇼박스에서 CJ엔터테인먼트로 투자 배급사가 변경되면서 제작에 박차를 가했던 '놈놈놈'은 중국 촬영 과정에서 제작비가 증가해 170억원 이상의 순제작비가 들어갔다. 때문에 단순히 계산할 경우 '놈놈놈'이 손익분기점을 넘어서 투자 대비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700만명 이상의 관객이 극장을 찾아야 한다.


이미 미국을 비롯한 해외 12개국에 판권이 판매돼 100만 달러 이상의 외화를 벌어들여 손익분기점이 600만명 선으로 낮아졌다지만 아직까지 '놈놈놈'이 갈 길이 먼 이유이다. 2차 시장의 붕괴로 극장에서 수입의 90% 가량을 내야 하는 현 시스템에서 P&A(마케팅 배급 비용)까지 맞추려면 '놈놈놈'은 800만명 이상을 불러모아야 한다.

'놈놈놈'의 세 주인공 송강호 이병헌 정우성이 개봉 때를 제외하고 무대 인사를 하지 않는 영화계 관례와 달리 500만 동원을 목전에 놓고 또 무대 인사를 하는 이유도 아직 갈 길이 멀기 때문이다.

영화계에서는 '놈놈놈' 같은 대작이 투자자에 수익을 돌려줘야 투자환경이 좋아질 것이라고 점치고 있다. 한 영화 제작자는 "우리도 내년에 100억원 가량 투입되는 영화를 제작하는 입장에서 '놈놈놈'이 투자 대비 성과를 내줘야 안심할 수 있는 분위기이다"고 말했다.

#'놈놈놈', 8월 할리우드 영화 공세를 막아내라

'놈놈놈'은 17일 만에 500만명을 동원했지만 흥행세를 유지하기에는 8월 극장가가 만만치 않다. '놈놈놈'이 독주하기에는 배급 환경이 여의치 않으며, 경쟁작들의 진용도 상당하다.

전편에 비해 완성도가 크게 떨어지지만 '미이라3'가 3일 만에 100만 관객을 동원한 데 이어 6일 배트맨 시리즈 중 최고 완성도를 지녔다는 평을 받는 '다크나이트'가 개봉한다.

'다크 나이트'는 이미 미국에서 각종 영화 흥행 기록을 경신하며 파죽지세로 관객을 불러모으고 있다. 국내에서도 대부분의 영화 예매 사이트에서 예매율 1위를 기록할 정도로 큰 기대를 얻고 있다.

'다크나이트'가 러닝타임이 2시간30분이 넘어 상영회차가 적고 프린트수가 300개가 조금 넘기 때문에 많은 상영관을 확보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놈놈놈'에 가장 큰 적수임에는 분명하다.

'다크나이트'와 같은 날 개봉하는 할리우드 애니메이션 '월E'도 무시못할 복병이다. 올 여름 최고 멜로영화라는 평을 받는 '월E'는 성인 관객들을 대상으로 상당한 흡입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7일 개봉하는 '케로로' 극장판도 가족관객을 상당히 모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개봉한 또 다른 일본 애니메이션 '도라에몽' 극장판이 '놈놈놈'보다 높은 좌석점유율을 기록하며 알찬 흥행을 거두고 있는 것처럼 '케로로'도 같은 양상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놈놈놈'의 흥행세가 둔화되고 있는 것도 위기로 꼽힌다. '놈놈놈'은 개봉 첫날 40만명, 2일 만에 80만명, 3일 만에 100만명, 4일 만에 200만명, 8일 만에 300만명, 11일 만에 400만명을 불러모았다. 하지만 500만명을 모으는데는 그로부터 6일이 더 걸렸다. '괴물' '왕의 남자' 등 천만영화보다 흥행속도가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는 점도 '놈놈놈'에게는 아쉬운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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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놈놈놈', 일본을 뚫어라

'놈놈놈'은 지난 5월 열린 제61회 칸국제영화제 필름마켓에서 11개국에 판권을 판매한 데 이어 최근 미국까지 판권을 팔았다. 상업영화로서 '놈놈놈'에 대한 기대치가 해외에서도 상당하다는 반증이다.

하지만 '놈놈놈'은 아직까지 한국영화 최대 시장인 일본에는 판권을 팔지 못했다. 애초 '놈놈놈'은 이병헌 정우성 등 한류스타들의 캐스팅으로 기획부터 일본 시장을 겨냥했기에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놈놈놈'측은 일본 바이어들을 대상으로 시사회를 열었으며 상당한 호평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뜻 구매하겠다는 바이어들은 나오고 있지 않다.

'놈놈놈' 제작사 바른손의 한 관계자는 "최근 일본에서 한국영화들이 잇따라 흥행에 실패하면서 판권 구입에 상당히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때문에 '놈놈놈'측은 아예 판권 판매가 아니라 일본에 직접 배급하는 것도 염두에 두고 있다.

일본측에서 제시하는 구매 가격이 예상보다 훨씬 밑도는 상황이라 직배라는 승부수도 고려하고 있는 것이다. '왕의 남자' 화려한 휴가' 등 일본에 직배한 영화들이 그다지 흥행성과가 좋지는 못했지만 '놈놈놈'은 자신이 있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놈놈놈'측은 일본에서 상영할 경우 독립군 이야기가 삭제된 인터내셔널 버전도 고려하고 있다.

현재 '놈놈놈'측은 토론토 영화제 갈라스크리닝에 초청돼 해외 판권 판매에 더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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