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집안위해 목숨걸고 노력한 그이기에

[이수연의 클릭!방송계]

이수연 / 입력 : 2008.08.12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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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베이징 올림픽은 참 신난다. 개막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유도, 수영, 양궁... ‘줄줄이 소시지’처럼 ‘줄줄이 금메달’이 쏟아지고 있으니 말이다. 행여나 금메달 한귀퉁이 새끼손톱만한 금덩이 하나 절~대 떨어지지 않겠지만, 그래도 정말 좋다. 그 동안 태능선수촌에서 이번 올림픽에서 메달의 꿈을 이루리라, 결심했던 선수들이 하나 둘씩 진짜 꿈을 이루고 있으니 얼마나 행복할까?

그런데, 이 베이징 올림픽 때문에 행복한 사람이 스포츠 스타들만 있는 게 아니다. 옆으로 눈을 살~짝 돌려보면 이 청년이 보일 거다. 바로 슈퍼주니어의 중국인 멤버 한경이다.


슈퍼주니어가 열세명이나 되다보니 모든 멤버들의 얼굴을 일일이 다 알지 못하는 분들도 계실지 모른다. 그렇다면 일단 이렇게 생각하시라. 슈퍼주니어의 모든 멤버들은 꽃미남이라고. 물론 한경이 포함해서 말이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베이징 올림픽 중심에 왜 한경이가 있을까? 이 청년은 가수인데... 라는 의문이 드실 것이다. 이유는 이렇다. 그가 베이징 올림픽 성화 봉송의 주자로 선정되어서, 중국의 각계 명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참여하는 모습이 그 넓디넓은 중국 전역에 방송까지 됐기 때문이다.

처음에 방송국에서 한경이를 만났을 땐 첫인상은 이랬다. 시원시원하게 생긴 이목구비 때문이었을까? 중국에서 곱게 자란 부유한 가정의 도련님 느낌이었다. 게다가 차분차분히 수줍게 말하는 그의 모습에서 ‘음... 역시 곱게 자란 청년 맞네’라는 확신이 들었다. 하지만, 그의 가정환경은 정반대였단다.


좀 더 깊은 이야기를 하려면 한경의 가수 데뷔부터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수줍어하던 작은 소년이 가수의 꿈을 키운 이유는 이랬단다. 집이 너무나 가난해서 돈을 벌고 싶어서였다고. 당시 한국 가수 오디션을 보겠다는 이야기를 듣고서 중국 친구들이 그렇게도 비웃었다고 한다. 하지만, 무려 3000:1이라는 경쟁을 뚫고 당당히 오디션에 붙었고, 그 후 오랜 트레이닝 끝에 슈퍼주니어의 멤버가 됐다.

그것만으로도 일단 첫 번째 꿈을 이루게 된 한경이는 거기서 끝내지 않았다. 인기 연예인이 됐지만, 밥 한 끼 조금 비싼 것, 시시껄렁한 군것질 한 번, 절대로 허투루 돈을 쓰지 않고 아끼고 또 아꼈단다. 심지어 알뜰을 넘어서서 가끔은, 아니 거의 대부분은 스크루지 영감 뺨 석대는 너끈히 칠 정도로 짠돌이였다나?

하지만, 이 모든 생활도 한경이에겐 큰 꿈이 있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고생하는 엄마 때문이었다고. 결국 그는 활동한 지 2년 정도 지나서 엄마에게 작은 만두 가게까지 차려준 효자 아들이 됐다. 그 이야기를 하는 한경이가 내 아들은 아니지만, 마치 내 아들처럼 기특해서 눈물겨웠는데... 이제는 성화 봉송까지 하게 됐으니 가난한 집안을 위해 목숨 걸고 노력한 그의 모습이 참 든든하다.

이런 한경이를 보면서, ‘꿈은 이루어진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 ‘하면 된다’ 등등의 이런 말들이 빚 좋은 개살구마냥 그저 듣기 좋은 표어가 아니라, 진짜 실현되는 힘있는 말들이라는 걸 새삼 느끼게 된다.

<이수연 방송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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