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인도' '기방난동사건', 사극 매너리즘 벗다

김건우 기자 / 입력 : 2008.11.09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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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인도'(왼쪽) '1724기방난동사건' <사진출처=영화스틸>


영화 '미인도'와 '1724기방난동사건'이 기존 사극영화의 매너리즘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각을 제시해 눈길을 끈다.

기존 사극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시대적 고증이었다. 사극이 시대의 화려함을 통해 새로운 재미를 선사했기 때문이다.


사극의 새로운 지평을 연 영화는 2003년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다. 배용준 전도연 이미숙이 주연을 맡았고 사극에서 블록버스터라 할 수 있는 65억의 제작비가 투입됐다. 당시 화려한 색감의 한복이 주는 영상미가 큰 화제를 모았다.

이후 사극의 포커스는 화려함과 시대적 고증에 관심이 모아졌다. 그러나 시대적 고증에 포커스를 둘 수록 높아지는 제작비는 당연한 결과였다. 강동원 하지원 주연의 '형사; Duelist'는 80억의 제작비가 쓰였고, '음란서생'의 제작비 50억 중 3분의 1을 투자해 화려한 색감을 만들었다.

'미인도'(감독 전윤수, 제작 이룸영화사, 영화사 참)는 신윤복이 여장남자였다는 설정으로 김홍도 강무 설화의 엇갈린 사랑이야기를 그린다. '미인도'는 시대의 고증보다 각각 인물들에게 초점을 맞췄다.


신윤복과 김홍도는 시대상을 그림에 녹여낸 대표적인 화가였다. 영화는 두 사람의 그림이 함축적으로 보여주는 시대상을 재현함으로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1724기방난동사건'(감독 여균동, 제작 싸이더스FNH)은 당시 건달과 룸살롱이 있었다는 상상에서 출발했다.

여균동 감독은 "시대를 재현하는 게 오히려 역사연구가들에게 죄송한 것 같다"고 고백할 정도로 고증과는 출발점이 다른 영화다. 조선 최고의 건달 천둥을 맡은 이정재는 사극이면서 사극 같지 않은 말투를 감독이 요구해 고민했다고 밝힌 바 있다.

두 작품은 모두 배우들의 변신으로 눈길을 끈다. 그동안 많은 사극에는 유명 배우들이 다수 등장했다. 그러나 두 작품에는 '1724기방난동사건'의 이정재를 제외하고 톱스타급의 배우가 등장하지 않는다. 이 같은 점이 우려로 제기되기도 했으나 오히려 영화의 신선미를 더한다.

'미인도'의 김민선은 과감한 노출과 수위 높은 베드신을 연기하는 파격적인 선택을 했다. 김민선은 극중 신윤복으로 분해 강무(김남길 분)와 슬픈 베드신을 보여준다. 서정적인 음악이 어우러져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보여주는 명장면으로 완성됐다.

'1724기방난동사건'의 이정재는 구불구불한 헤어스타일부터 마루에 드러누워 늘어지게 낮잠을 자는 등 다양한 코믹적인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이정재는 6일 진행된 제작보고회에서 '오버액션'을 가장 기억에 남는 것으로 꼽기도 했다.

그동안 사극영화는 영화 시장에 신선한 바람을 불게 할 것을 기대케 했다. 현대극에서 다루지 못한 소재의 신선한 접근이 관객들을 극장으로 끌어들일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미인도'와 '1724기방난동사건'이 다시 한국영화 시장 활황에 불을 지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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