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신해철 "음악만큼은 버릴 수 없다"(종합)

길혜성 이수현 기자 / 입력 : 2009.04.22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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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신해철이 최근 자신을 둘러싼 여러 논란과 관련, 직접 입장을 밝혔다.

신해철은 22일 오후 4시부터 포털 사이트 야후 코리아의 'TV라이브-진중권의 이슈 in 이슈' 통해 진중권 교수와 생방송 대담을 나눴다. 다음은 신해철과 진중권 교수와의 일문일답.


-(진중권ㆍ이하 진)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고발당했는데 두렵지 않나.

▶(신해철ㆍ이하 신)저보다 주변에서 걱정을 많이 한다. 요즘 시절이 무서우니까 조심하란 이야기를 많이 하더라. 이번 글에서 최소한 얻은 게 있다면 제가 한 이야기들이 상당히 왜곡 전달됐음에도 불구하고 '만일 내 생각이 당신과 다르다고 하더라도 당신의 생각이 탄압을 받는다면 당신을 지지하겠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저를 집어넣으면 사식이 많이 들어올 것 같다.

-(진)송영선 의원의 비판에 천황에게로 가라고 했다. 그렇게 말한 의미나 이유는.


▶(신)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고운데, 오는 말이 너무 저질이었다. 저질을 저질로 받아친 것이다. 북한이라는 대상에 대해 어떻게 우리가 생각해야 할 건지 새로운 시각으로 검토해야 하는데 과거 냉전 반공 이데올로기시대의 사고를 고정해 놓고 벗어나면 안 된다는 건 무슨 논리냐. 북한의 국체를 인정하는 것과 김정일 정권을 찬성하는 건 다르다.

-(진)북한 미사일 발사에 대해 경축 글은 좌파 관점에서도 비판할 수 있는데.

▶(신)문장 자체가 말이 안 된다. 좌파와 우파는 개인이 머리에서 자유롭게 생각한 다음의 문제다. 북한 미사일 경축과 우리나라도 핵 조건에 대한 핵보유 희망 이야기는 일일이 다 비꼬고 있는 이야기다. 문장 그대로 받아들이면 절대 말이 안 되는 거다. 뭘 비꼬려는 건지 쉽게 받아들일 줄 알았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서는 너무 호들갑 떠는 면이 있다. 우리는 제한된 정보를 갖고 있어 위험하다는 이야길 하려고 했다. 국제법상 어떻게 되는 건지, 연료 주입시간이 몇 주가 걸리는 게 무기로 성립이 되는 건지에 대한 이야기를 안 하고 6.25 사변 시절로 들어가 공포분위기 조성으로 가더라. 국력이 되는 상황에서 여유 있게 관측하는 것이 아닌 이상 미국이나 일본이 비난한다고 따라가지 말자는 이야길 하는 거였다.

우리가 호들갑을 떠는 건 일본이 박수칠 일이다. 일본 재무장에 좋은 핑계가 되는 것이다. 핵무기 보유와 관련, 핵에 관한 국제조약은 불평등하지 않나. 핵무기 만들 능력이 있고 만들 조건이 되는데 우리가 그냥 감축하자고 하는 거면 괜찮지만, 입에 재갈을 물린 상태에서 옛날 이야기만 반복하니까 우리가 언제 패러다임을 바꾸고 북한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가질 수 있겠느냐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직접적으로 해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진)던지는 효과가 깔끔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북한 가라, 총살형이다, 뭐 이런 이야기들이 메시지보다 이미지가 더 크게 들리는 상황이다.

▶(신)제 직업이 록밴드다. 로커는 음악을 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문제를 일으키는 게 우리 직업이다. 깔끔한 형식상의 퍼포먼스, 효과적이고 정제된 싸움을 원한다면 제가 그걸 왜 해야 하나.

전 음악 하는 사람이다. 음악 한다는 건 TV에 나가 인기 얻고 땅 사고하는 게 아니라, 내 생활 자체가 음악이라는 것이다. 숨쉬기 위해 잠시 글 쓴 것 뿐이다. 그 날 네 줄 쓰는데 30초 걸리고 17시간 음악 했다. 제 홈페이지에 신경 껐으면 좋겠다.

-(진)언론에 언급되는 걸 노리는 것 아닌가.

▶(신)나는 음악 활동하면서 충분한 명예를 얻은 사람이다. 그리고 사회적 이슈에 대해 끌어 당겨진다는 느낌도 든다. 내가 주도해서 설치는 거면 낫겠는데 오히려 누군가를 두들겨 패기 위해 끌어 당겨진다는 생각이 든다.

미사일 문제에 대해 원했던 수위라면, 좁은 커뮤니티 안에서의 발언이므로 '어차피 꼴통' 또는 '언제까지 반공 이데올로기로는 안될 건데'라는 생각을 공유했으면 하는 정도였다. 그런데 4대 일간지가 타이틀로 기사를 뽑아서 당황스러웠다. 난 음악을 하는 사람이고 무엇을 음악과 바꾸고 싶지 않다. 이미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이다. 음악만큼은 버릴 수 없다. '신해철닷컴'(신해철 공식 홈페이지) 닫고 음악만 하고 나타나지 말까 하는데, 그것도 가능할지는 잘 모르겠다.

-(진)자기의 한 마디가 사회적으로 보도되고 물의를 일으킨다는 걸 인지하고 있지 않나. 이에 대해 믿을만한 해명을 한다면.

▶(신)이렇게 시끄러울 것이라고는 예상 못했다. 적당히 시끄러워야지 너무 피곤하다. 라디오 진행할 때는 나눠져서 조금씩 했었는데 라디오 그만두면서부터는 이거 하나 잡아채려고 기다리는 사람이 있다.

라디오를 진행하면서 했던 이야기들 중에 더 큰 맥락들보다는 말꼬리 잡기 싸움이 되는 것 같다. 피로함을 많이 느낀다. 단지 오늘 방송을 통해 커뮤니케이션 하고 싶었던 사람이 있다.

인간 대 인간의 입장에서 말을 걸어준 사람들에게 이야기하고 싶고, 여러분 이야기도 충분히 듣고 있다고 말하고 싶었는데 기회가 없었다. 독불로 변해가는 게 아니냐는 걱정을 많이 해주시는데, 여러분들과 이야기 하고 싶지만, 양아치들과 쳐내느라 제대로 못하고 있다.

'그 때 내가 했던 생각은 잘못이었어, 내가 반성해야해지' 하는 생각이 들면 즉각적으로 사과하겠다. 그게 더 편하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그런 면에 대해 관대하다. 사과하면 금방 풀어질 걸 알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공부하는 중이다

-(진)사교육 광고가 논란이 됐는데.

▶(신)하나의 계기가 돼서 사교육과 공교육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토의 분위기 혹은 사교육을 절대 악으로 보고 있는 시각에 대한 토론 등 다양한 이야기를 할 수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신해철에 대한 일관성을 평가하는 자리로 끝났다.

신해철이 일관성 없고 소신이 없다고 해도 상관없다. 정치인이 그러면 큰 일이 나겠지만 난 음악하는 사람이니까 음악만 잘하면 된다. 그런 것들이 진지한 대화의 장이 되지 못해 아쉽다. 대응에 대해 인격적인 면을 못 보여줘서 아쉽긴 하다.

-(진)'돈이 필요해서 그랬다'며 미안하다고 사과하는 게 낫지 않았을까.

▶(신)'니들(팬들)이 만날 신해철 지켜주자고 하면서 판(앨범)을 오죽 안 사주면 사교육 광고에 나가겠니, 미안하지?'라고 하려고 할까 생각도 했다. 케이블 쇼에 나가서 20년 음악생활 하면서 남은 게 빚만 20억이라고 하니까 경제적으로 어려워서 학원광고라도 해야하나보다 하는 사람들이 있더라.

광고 하나 찍어서 얼마 번다는 거 밝히고 싶지 않지만 제가 돈 벌려면, 지방 밤무대 서면 학원 광고 몇 배를 받는다. 집 한 칸 없이, 벌어둔 재산 없이 살지만 그렇다고 돈 때문에 후달리게 살진 않는다.

-(진)글을 읽어보니 사교육을 비판한 적은 없더라. 하지만 대중들은 신해철 이미지와 관련, 사교육에 대해 비판하는 견해가 있을 것이라 기대했을 듯하다.

▶(신)사람들의 생각보다 한 발 앞서가는 주장을 할 때는 통하지 않고 욕을 먹게 되는 것 같다. 사교육에 대한 관점 문제도 마찬가지다. 공교육 없는 생활이 10년 안에 온다고 생각한다. 빈부 격차를 조장하는 것 등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지만, 사교육 간 기업의 경쟁이 생기고 뉴미디어가 결합하게 되면, 극빈층도 싼 값에 사교육을 공급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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