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탈리스트' 팀 강 단독인터뷰 "증권맨보다 연기"

정현수 기자 / 입력 : 2009.06.0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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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에 대한 관심과 사랑에 감사드립니다. 저는 스타가 아닙니다. 연기가 매일의 일인 배우일 뿐입니다. 어떤 역할이 주어져도 성실하게 노력하겠습니다"

올해 상반기 미국에서 가장 성공한 드라마 중 하나인 '멘탈리스트(The Metalist)'. 수사물인 이 미드는 전미(全美) 시청률 1위를 차지할만큼 큰 인기를 끌었다. 국내에도 방영돼 수많은 팬을 확보한 이 드라마에서 유독 눈에 띄는 배우가 있다. 극중에서 우직한 수사관 킴벌 조 역할을 맡은 팀 강(36·한국명 강일아)이다.


알려진대로 팀 강은 부모가 모두 한국인으로, 그동안 영화 '람보4', '더 포가튼' 등에 출연하며 얼굴을 알려왔다. 명문 UC버클리에서 정치학을 전공한 그는 졸업 후 증권회사를 다녔다. 근처 연극학교에 무심코 들어갔다가 흥미를 가지게 돼 연기자로 입문했다. '멘탈리스트'의 흥행은 그에게도 행운이었다. 본격적으로 이름을 널리 알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팀 강의 활약상에 환호하는 팬들도 많았다. 한국 배우 지진희와 비슷한 이미지라며 열광하는 여성팬도 있다. 그의 근황을 궁금해하는 팬들을 위해 미국 현지에 체류 중인 그와 이메일 인터뷰를 진행했다. 멘탈리스트에서의 과묵하고 믿음직스러운 수사관 이미지에 걸맞게 꼼꼼하고 성실한 답변을 보내왔다.

- 최근 멘탈리스트가 한국에서도 방영되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에서의 인기를 실감하고 있는지?


▶ 가끔 이야기를 듣고는 있는데 '인기'를 실감 하지는 못한다. 좋게 봐 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 멘탈리스트의 수사관 역할이 잘 어울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멘탈리스트에 출연하게 된 계기는?

▶ 극중에서 맡은 킴벌 조는 원칙주의자다. 상대방의 위세에 눌리지도 않고, 정에 약하지도 않은, 이를테면 교과서적으로 사건을 풀어 가는 수사관이다. 연기에 입문하면서부터 줄곧 변호사, 의사, 수사관 같은 역할만 맡아와 자연스럽게 연기를 하게 됐다. 멘탈리스트의 역은 오디션을 통해 선발 됐다. 킴벌 조는 극 중에서 한국인으로 설정되어 있어 유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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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팀 강
- 멘탈리스트를 촬영하면서 인상적이었던 점은?

▶ 사이먼 베이커(주인공 패트릭 제인 역)는 일에 임하는 기본적인 윤리가 몸에 배인 아주 편한 배우다. 촬영장에 나가기가 기다려지는 분위기에서 한 시즌 촬영이 이루어 졌다. 이런 협력적인 분위기의 중심에 사이먼이 있었다. 그는 짓궂은 장난도 많이 하는 편인데 나는 다행히 그의 표적이 아니었다.

- 지금까지 맡았던 역할을 보면 수사관이나 용병 등 다소 강한 이미지의 역할이 많다.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

▶ 미국인 주류 사회에서 한국인의 이미지는 많이 달라졌다. 세탁소나 동네 가게 주인의 이미지는 이제 아니다. 그래서인지 나도 변호사, 의사, 수사관 등 전문직으로 많이 나왔다. '람보4' 에서는 용병으로 출연했는데 월남전 때 용감한 군인의 인상이 남아 있어 강인한 용병으로 캐스팅 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 외모상으로는 상당히 무뚝뚝한 성격으로 보인다다. 배우로서 맡았던 역할(수사관)과 실제 성격은 비슷한가?

▶ 전혀 아니다. 많이 웃고 떠드는 편이다.

- 최근 한국계 배우들이 미국에 많이 진출하고 있지만, 여전히 진입 장벽이 높다. 동양인 배우로서 미국에서 성공하기 위한 요인은?

▶ 연기력이다. 보통 연기자의 경우 진입 장벽이 높은 게 사실이다. 인종차별이라는 뜻이 아니라 우리에게 기회가 많지 않다는 뜻이다. 한국 영화에서 미국인이 할 수 있는 역할이 그렇게 많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다. 멘탈리스트가 시청률 1위가 되자 사이먼 베이커(제인 역)는 말할 것도 없고 오웬 요먼(릭스비 역), 아만다 리게티(반 펠트 역) 등 동료들은 20여 차례의 오디션 초청을 받았지만 나는 단 한 번 와 보라는 연락을 받았을 뿐이다.

- 미국에서 활동 중인 한국계 배우들이 많다. 이들과는 자주 연락을 하고 지내나? 가장 친한 사람은?

▶ 각자의 생활에 쫓기고 일단 촬영이 시작 되면 거의 10개월은 촬영에만 매달려야 하는 입장이므로 일반적인 교제를 하기가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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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멘탈리스트에서 사이먼 베이커(맨 오른쪽)와 함께 열연을 펼치고 있는 팀 강


- 배우를 한다고 했을 때 부모님의 반응은? 명문대를 다녔던 아들이 갑자기 배우를 하겠다고 했을 때 좋아하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팀 강의 아버지는 한국성서대학교 강우정 총장이다)

▶ 부모님들은 선뜻 "어려운 길이다. 어려움이 있더라도 끝까지 가야한다"며 후원을 약속했다. 정말 의외였다. 그 대신 연극공부는 명문을 택하라고 하셨다. 그래서 하버드대학 내 ART(아메리칸 레퍼토리 시애터)에서 본격적인 연기 수업을 시작했다.

- 지난 1998년에 한국어학당을 다녔다고 들었다. 한국어학당을 다닌 이유가 있나?

▶ 대학을 졸업하고 1년 동안 서울에 있는 성서대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쳤다. 그때 남은 시간에 연세대학교 한국어학당에 다녔다. 그 이후로 서울에 오면 꼭 신촌을 들린다. 추억의 거리다.

- 한국을 방문할 계획은 없나? 국내 활동 계획은 있는지 궁금하다

▶ 매년 크리스마스 때 부모님을 찾아 한국에 간다. 국내 활동 계획은 없다. 이 인터뷰 보고 누군가 초청을 해주시면 기쁜 마음으로 참여하겠다.

- 현재 미혼인데 여자친구가 있나? 결혼 계획은 어떻게 되는지 궁금하다.

▶ 여자 친구는 여러명 있다. 결혼계획은 없다.

- 마지막으로 한국의 팬들에게 한 마디 한다면?

▶ 관심과 사랑에 감사드린다. 나는 스타가 아니다. 연기가 매일의 일인 배우 (working actor)다. 어떤 역할이 주어져도 성실하게 노력하겠다. 대통령의 서거 등 어려운 한국의 뉴스를 접하며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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