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발 '연예인 디씨', 마케팅인가 말장난인가

['청호' 이진성의 세상 꼬집기③]

이진성 탤런트 / 입력 : 2009.08.10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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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청담동 호루라기 이진성. 강남이라고 하면 사실 나의 보금자리이자 아지트다. 청담동에 번듯한 건물이 들어서기는커녕 아무렇게나 풀이 자라던 시절부터 이곳에서 35년을 살아왔다. 그런 이곳 '강남'에 대해, 나 조금 할 말 있다.



'연예인 DC', 마케팅인가 말장난인가

연예인들에게 강남은 꽤 편한 곳이다. 아무렇지 않게 지나다녀도 알아보고 달려드는 분들이 없기 때문이다. 사인해달라는 분들도 없다.

하지만 강남이라고 해서 연예인에게 관심이 없는 건 아닌가보다. 그렇게 생각하는 대표적인 이유가 바로 '연예인 디씨'다. 이른바 '연예인이니까 깎아줄게요!' 관심없는 양 표현만 안 할 뿐이지, 강남도 어쨌든 연예인을 잡아야 하는 거다.


종류도 많다. 가장 대표적인 건 미용실과 성형외과다. 할인 폭은 대부분 정상가의 50% 정도. 성형외과의 경우 요즘엔 더 내려가기도 한다. 각종 나이트클럽도 절반 가까이 할인을 받는다. 성형외과 말고 치과, 안과 등등 병원도 '연예인 DC'가 있다. 어디 이뿐이랴. 고급 수입차도 연예인이 사면 종종 값을 팍팍 깎아준다.

연예인 천국이구나 싶겠지만, 이게 또 반은 알고 반은 모르는 소리다. 연예인들을 왜 깎아주겠나. 연예인들을 불러모으는 걸 일종의 마케팅 수단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연예인만 깎아주나? '당신도 '연예인 디씨'를 해 주겠다'는 달콤한 유혹, 혹시 들어보셨는지. 이 동네 사람 치고 그런 말 안 들어본 사람이 없을 거다. 그게 다 마케팅이다.

일단 들어보면 혹한다. '연예인 디씨'라는 말에는 그 곳에 얼굴 알려진 연예인들이 왔다는 일종의 신뢰감을 준다. 게다가 절반 가까이 깎아주겠다는 데 안 끌릴 사람이 어디 있겠나.

그런데 이거 맹점이 있다. 저번에도 말씀드렸지만 강남 물가는 딴 곳 저리가라다. 이를테면 1000원 짜리에 2000원 짜리라고 가격표 붙여 놓고, '연예인 디씨'라며 돈을 깎아준단다. 머리라도 하러 가면 얼마나 비싼지. 커트 한 번 제값주고 하려면 5만원을 받는다. 절반 깎아 2만5000원 하더라도 동네보다 비싸다. 성형외과라고 크게 다르지 않다. 3층에 있는 성형외과에선 80만원 하던 쌍꺼풀 수술 가격이 한 층 올라가면 70만원, 또 한 층 올라가면 60만원 이렇게 떨어지기까지 한다.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난다긴다 하는 온갖 사람들이 모이는 이 동네는 정말 경쟁이 치열하다. 50%씩 깎아주고, 협찬이라고 공짜로 해주다 혹여 손해가 날지라도, 누가 오느냐가 경쟁력이 된다면 그렇게라도 하는 거다. 기술이나 실력이 좋더라도 연예인 관련한 루트가 없다면 버티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그러니 현혹되지 마시라. '연예인 디씨', 과연 마케팅인가 말장난인가.

<이진성 탤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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