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한국영화 흥행 캐릭터 톱10은?

김건우 기자 / 입력 : 2009.09.20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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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녀' '별들의 고향' '괴물' '해운대' '장군의 아들' '친구'(왼쪽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사진출처=영화스틸>


비인기종목인 스키점프를 소재로 한 '국가대표'가 25일께 800만 관객을 돌파할 예정이다. 이로써 국내 흥행 톱10 영화의 800만 시대가 열리게 됐다. 1993년 '서편제'가 100만명을, 1998년 '쉬리'가 서울에서 200만 관객을 돌파했던 것과 비교하면 큰 변화다. 이들 영화의 성공에는 흥행할 수밖에 없었던 캐릭터가 있기에 가능했다.

한국영화사에 길이 남을 만한 흥행 캐릭터의 최초는 1960년에 제작된 김기영 감독의 '하녀'다. 영화는 정교한 공간 설계와 불협화음의 사운드가 돋보이는 스릴러 영화였다. 당시 금천에서 실화를 토대로 시나리오를 만든 만큼 가족의 붕괴와 그로 인한 공포를 잘 담아내고 있었다.


극중 젖은 머리를 내려뜨리고 가장을 유혹하던 이은심의 당시 충격으로 다가왔다. 이은심은 당시 악녀로서 이미지가 너무 굳어져 다시 영화에 출연하지 못한 비운의 배우로 남았다.

70년대 한국영화를 패러디하는 장면에서 꼭 등장하는 장면이 "경아, 오랜만에 같이 누워보는군" 아저씨. 추워요. 안아줘요"다. 1974년 이장호 감독의 데뷔작 '별들의 고향'은 1970년대 멜로 영화의 전형을 보여준다. 순진하고 발랄하지만 결국 남자들에게 버림받은 경아, 안인숙이 연기한 이 캐릭터도 한국영화 흥행 캐릭터에 이름을 올릴 만하다.

1982년 한국영화 흥행 1위인 작품은 31만명을 동원한 '애마부인'이다. 1981년 '자유부인81'이 개봉한데 이어 프랑스의 '엠마뉴엘 부인'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조수비의 원작소설을 각색해 '애마부인'이 완성됐다. '애마부인'의 오수비 역의 안소영은 에로 영화 캐릭터의 대명사가 됐다.


1990년 한국영화의 흥행신기록을 세운 영화가 등장한다. 바로 임권택 감독의 '장군의 아들'이다. '장군의 아들'은 당시 단성사에서 개봉해 70만명에 가까운 관객을 동원했다. 이때 발굴된 스타는 김두한 역의 박상민이다. '장군의 아들'은 3편까지 꾸준히 제작돼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다.

1993년 제작된 '투캅스'는 한국 코믹영화의 전형적인 형사의 모습을 보여줬다. 1984년 프랑스 영화 '마이 뉴 파트너'에서 착안해 비리형사를 코믹하게 풀어냈다. 조형사의 안성기, 강형사의 박중훈은 한국영화사에 길이 남을 명콤비로 남았다.

곽경택 감독의 '친구'는 자신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영화다. 장동건이 연기파 배우로 거듭나는 계기를 만들기도 했다. 818만 관객을 동원해 한국영화 흥행 신기록을 수립했다. 극중 "고마해라. 마이 묵었다 아니가" "내가 니 시다바리가?"라는 동수(장동건 분)의 명대사는 아직도 인기를 얻고 있다.

사극영화는 한계가 있다는 편견을 보기 좋게 깨준 작품은 이준익 감독의 '왕의 남자'다. 관객들은 절대 권력자 왕을 희롱하는 광대놀이판을 보면서 한국의 현실을 빗대며 즐거움을 느꼈다. 극중 미모의 광대 공길 역을 맡은 이준기는 그해 충무로 발견한 별이었다.

'웰컴투동막골'은 배우 강혜정을 매력을 물씬 풍긴 작품이다. 깜찍한 연기와 구수한 강원도 사투리는 800만 관객을 사로잡는 힘이 됐다. "내 좀 빨라. 난 참 이상해" "마이 아파" 등의 대사는 동막골이 가지고 있던 따뜻함을 느끼게 했다. 극중 하이라이트는 폭발한 옥수수가 팝콘이 되는 유쾌한 장면에서 강혜정이 해맑게 웃는 모습이다.

한국영화 역대 흥행 1위인 '괴물'의 괴물도 빼놓을 수 없는 흥행 캐릭터다. 한국영화사에 괴수영화로 큰 획을 그은 '괴물'의 1등 공신은 괴물이다. 여기에 송강호 박해일 배두나 등의 열연도 흥행에 힘을 보탰다. '괴물'의 괴물은 무섭지도 강력하지도 않지만 현실을 그대로 그린, 한국영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캐릭터다.

올해 최고 흥행작인 '해운대'의 김인권도 빼놓을 수 없다. 만약 그가 없었다면 1000만이 넘는 관객을 동원할 수 있었을까? 관객들은 극중 동춘에게 인간미를 느끼며 큰 환호를 보냈다. 그야말로 올해 충무로의 재발견이라 해도 부족함이 없을듯하다. 극증 동춘이 떨어지는 컨테이너를 피하며 익살스런 연기를 펼치는 장면은 그의 숨겨진 끼를 느낄 수 있는 명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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